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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PD의 짧은 생각! 문화예술은 상처를 아물게하는 연고

꼴P 2018. 11. 3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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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발행글은 제가 현장에서 느낀 생각을 짧게 영상으로 정리한 

꼴찌PD의 짧은 생각입니다. 


텍스트에 앞서 짧은 영상으로 내용을 확인하실 분들은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youtu.be/NA1QPieIKFc





그럼, 영상을 제작한 과정과 계기를 제작노트로 정리합니다. 



제작노트

 

얼마 전 방송국 외주 PD시절 함께 일했던 동갑내기 작가가 자리를 마련했다. 그 자리에는 구로구의 협동조합에서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셨고, 청푸치노(청소년의 푸른 가치를 노래하다)라는 프로젝트로 상처가 있는 청소년들과 함께 시집을 발간한 분이라는 소개를 받았다. 아동문학을 전공하신 시인 조하연 선생님이었다.



30여 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에너지를 느꼈고문화 예술기획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소유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야기를 나누면서 문화예술 콘텐츠를 영상으로 제작해서 요즘처럼 SNS가 발달된 미디어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콘텐츠가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문화예술인들이 SNS를 통해 콘텐츠 마케팅까지 신경 쓰면서 자신의 예술 활동을 하는 분은 많지 않다.

 


11월 28일 구로구의 오류동에 있는 한 마을극장에서 이기 미칫나’ 시집을 토대로 연극과 음악회 공연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후 2시 경 도착했는데내가 도착했을 때는 싱어송라이터 문경목 님의 음악회가 막 시작하는 타임이었다공연에 관람객으로 참석한 학생들은 관내 중학교 학생들이었다또래 친구가 직접 자작한 시를 낭독하고낭독이 끝나면 그 시에 대한 느낌을 서로 공유한다그리고싱어송라이터 문경목 님의 노래가 이어진다.

 

바로 느낌을 얻었다. <노래로 말하는 사람들>이라는 전작 음악다큐멘터리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에서 기록이 시작된 것처럼아픔과 상처가 있는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함축적인 시로 표현하고그 시를 노래로 전하는 프로젝트.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느낌의 음악다큐멘터리 아이템이다.

 

현장스케치 정도만 할 생각이었다하지만현장에 보고 들은 느낌 상 전체를 기록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오후 4시에 시작하는 두 번째 공연, 1부 연극 공연부터 촬영을 시작했다현장에서 캠코더로 공연을 기록하는 구로문화재단 직원분이 계셨다풀샷 장면을 부탁드렸고도움을 주시겠다고 하셔서 망원렌즈로 배우들의 모습을 클로즈업 할 수 있었다.

 


연극은 전학생과 남매라는 설정으로 3명의 학생들의 이야기와 교실서점집이라는 공간으로 이뤄졌다이 설정은 바로 이기 미칫나’ 시집 속에 나오는 내용을 토대로 연극연출가 이여진 선생님의 연출로 이뤄진 연극이다연극을 통해 아이들의 자작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연극이 끝난 후 오빠 역할로 출연한 배우 박현수 님이 관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학창시절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고또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말 그대로 소통이었다.

 

마지막 공연은 싱어송라이터 문경목 님의 음악회다내가 전체 기록을 하고자 마음먹었던 이유가 바로 학생들이 직접 자작한 시를 관객으로 참석한 학생이 직접 낭독하고그 시에 가락을 얹어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과정이것이 예술을 통한 소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 남짓한 공연 동안 관람객으로 참석한 스무 명 정도의 중학생들은 공연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연극 공연 때는 자신들의 학창시절과 공통분모가 되는 이야기에 공감했을 것이고음악회 때는 감성적인 목소리와 노랫말에 공감했을 것이다.

 

공연이 끝나고 예정에 없던 인터뷰를 요청 드렸다연출가 이여진 선생님은 바쁘신 와중에도 공연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말씀해주셨다학생들의 자작시를 배우들이 읽는 과정에서자신들의 속 이야기와 학창시절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꺼내지고그 수다에서 대본으로 이어졌다고 했다오히려 학생들의 시가 자신들의 삶에 치유가 됐다는 말씀도 하셨다.

 

배우 박현수 님은 학생들의 고민을 혼자서 앓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점을 강조했다그 치유가 시와 노래 연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싱어송라이터 문경목 님은 학생들의 시를 노래로 만드는 과정에서 그 시 속에 아이들이 걸어온 길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길이 보였다고 했다그 느낌을 노래로 만드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겠지만그 노래는 분명 자작시를 지은 청소년들의 상처를 보듬고비슷한 상처를 지닌 학생들에게는 위로가 될 것이다.

 

마지막 인터뷰는 이 공연을 총괄 기획한 시인 조하연 선생님과의 대화였다문화예술이 청소년들에게 꿈을 갖게 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역할의 조하연 선생님은 문화예술이 상당히 좋은 도구라고 했다더불어 문화예술이 상처 입은 학생들에게는 상처를 아물게 하는 연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표현했다.

 

제작노트를 정리하며...

 

현장에서 학생들의 초상권 문제로 리액션 촬영을 생략했지만분명 아이들은 연극 공연을 보면서 웃고노래 공연에 박수를 치며 호응하고 공감했다내가 학창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공터에서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풀었던 그 시절과 달리 지금은 학생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을 뿐만 아니라시선도 예전처럼 불편하지 않다그럼에도 학생들이 에너지를 표현하고 뿜을 수 있는 공간과 제도는 빈약하다고 느낀다


짧은 생각이지만


상처를 안고 어디에 불만을 표출할 수 없는 청소년이 시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그 시 이야기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청소년들에게 노래와 연극으로 소통되며 공감이 되는 과정. 그것이 또 다른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의미도 있겠지만, 누군가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소통하고 치유받는 과정도 또 다른 교육이 아닐까 싶다. 그 중심에 문화예술이 있다면, 조하연 선생님의 말씀처럼 문화예술은 누군가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연고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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