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PD의 제작노트

[꼴찌PD의 제작노트] 예쁜 카페들 사이로 공존하는 아날로그. 해방촌 흔적길

꼴P 2019. 1. 11. 07:46
728x90
반응형

PM 05:30 


합정동 풀카운트 미디어 이성훈 감독을 미팅 후 녹사평 역으로 향했다. 저녁 8시 30분 리퍼블릭 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오픈마이크 공연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그곳에서 싱어송라이터 김정은씨를 만나기로 했다. 2012년 4월 홍대 씨클라우드 오픈마이크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처음 봤고, 국악 창법에 구슬프고 허스키한 보이스가 인상적인 뮤지션이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이유는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서다. 내 마음대로 느낌가는대로 사진찍고 정리하는 '걷다가 찍은 사진' 展 





흔적여행길이라는 옥외 광고문구가 시선을 잡았다. 사실, 역사적 상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해방촌의 흔적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다. 제작년 미팅 차 한 번 왔다가 예쁜 카페가 많구나 정도였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2번 마을버스 한대가 입구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 걷는 게 좋아 녹사평 역에서 해방촌 입구까지 걸었지만, 걷기 힘든 이들은 2번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입구에서 경사가 완만한 오르막길에 들어서기 전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남산 타워다. 



남산타워 야광의 초록빛과 주변 카페의 네온싸인 그리고 도로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길가에 해방촌 '흔적여행길'을 단적으로 느낄 수 있게 표현한 작품이 있었다. 작품 길 건너로 지나는 행인들과 이미지가 교차된다. 







해방촌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 조금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는 동안 좌우로 두리번 거리기 바쁘다. 예쁘게 인테리어 된 서구적인 카페들이 건너 건너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를 이루는 건 수제 햄버거 집과 피자집, 맥주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BAR 들이다. 







눈에 익은 간판이다. 몇 년 전 미팅을 한 장소. 옆 집에 있던 족발집이 사라졌다. 오후 6시 조금 넘은 시간인데 아직은 카페마다 사람이 많지 않다. 유동인구가 예전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해방촌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지 줄어들지 타로점 가게 주인은 해방촌의 미래를 점 칠 수 있을까? 아무리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흐름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정된 것이 없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화려한 카페들 사이로 식용유를 배달하는 화물차가 지나간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병행하는 듯 해도 여전히 공존한다. 그리고, 오래도록 한 길만 고집할 수록 존재의 가치는 높아진다. 





SINCE 1987 경양식. 


'경양식'이라는 말도 사라질 듯 싶다. 1987년이면 내가 돈까스를 동네 시장통에서 처음 맛 봤던 시기였다. 다시 방문하는 날엔 꼭 저 곳에서 돈까스를 맛 볼 예정이다. 


<계속>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