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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꼴찌의 짧은 생각] #21. 딸바보
꼴P
2017. 1.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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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는 자신의 딸을 끔찍히 아끼는 아빠를 일컫는 신조어라고 한다. 그런 의미라면 나는 딸바보가 맞다.
그런데, 자신의 딸을 끔찍히 아끼지 않는 아빠가 얼마나 되겠는가? 말이다.
다큐멘터리 SBS스페셜 3부작 <아빠의 전쟁>이 신년특집으로 방영됐다. 대한민국 아빠들의 육아에 관한, 더 나아가서는 가족의 의미에 대한 고찰, 아빠와 아이들의 소통에 관한 문제를 담은 다큐멘터리였다.
의미있는 다큐멘터리를 본방사수하고자 했지만 1부 부터 끝까지 시청할 수가 없었다. 혼자서 거실에서 시청하다가 채널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아빠로서는 전쟁을 치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다.
꼴찌닷컴을 만들고, 영상매거진KKOLZZINE이라는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혼자만의 목표달성을 위해 느린 걸음을 할 뿐이지, 아빠로서는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
딸의 사춘기도 한 몫한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좁은 침대 위에 꼭 옆에서 자라고 하던 녀석이었는데,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이유를 모르겠다. 딸바보가 아니라, 바보라서 그런 거 같다.
차근차근 생각하면, 딸바보는 아무나 쓸 수 있는 감투는 아닌 것 같다. '아빠'라는 위치, 자격을 갖는 순간부터 스스로 알게 모르게 권위적으로 행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딸이기 이전에 하나의 인격체인데, 그 인격을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성의 기준에 맞춰 강요해왔는지도 모른다.
모르겠다.
오늘의 짧은 생각은 앞으로 딸바보 않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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