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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잠들기 전 아이와 나누는 10분의 대화 _ # 두발 자전거

꼴P 2013. 1. 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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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 중 하나가 딸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에서도 아이와 많은 시간 질문하고 답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단, 아이와의 대화를 무턱대고 시도했다가는 몇 분 지나지 않아서 퇴짜를 맞을 것이다. 아이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도하는 것, 그 한 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아이의 나이 때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아이가 장난 삼아 매니큐어를 바른 날에는 내가 어렸을 적 매니큐어를 발라서 생겼던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관련글 : 딸에게 들려 준 옛날이야기 # 매니큐어를 칠한 손이 부끄러워) 아이가 작은 일에도 눈물을 터뜨리면 울보라는 제목으로 어렸을 적 많이 울다가 겪었던 에피소드를 들려 준다.

 

 

"아빠는 신기하게 잘 못하던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면 막상 문제에 닥쳤을 때 해결하는 신기한 능력이 있는 것 같아" 

 

 

  

"너도 얼마 전에 할아버지 댁에서 처음으로 두발 자전거 탔던 날 기억하지?"

 

넘어지는게 두려워 한 살 어린 사촌동생도 잘 타는 자전거를 겁내던 녀석이 두  달 전 드디어 두 발 자전거타기에 성공했다. 자존심과 승부욕은 있어서 사촌동생이 마을 이곳저곳을 자전거로 달리는 모습이 분명 샘났을게다.

 

웃음을 참았던 장면은 자전거 페달에 한 쪽 발을 얹고 양손을 모아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무슨 기도했냐고 물었더니 넘어지지 않고 성공하게 해달라고 빌었다는 것이다. 뒤에서 잠깐 잡아주기는 했지만, 신통방통하게도 딸은 두 발 자전거 타기에 성공했다.

 

자신감이 생겼는지.

 

"아빠! 잡지 말라니깐...!!!"

 

침대에 누워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내가 어렸을 적 할아버지의 짐 싣는 자전거에 처음 도전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안장에 앉으면 다리가 페달에 닿지 않아서 안장에 앉지도 않고 페달을 반만 돌려 앞으로 나갔던 기억이 스쳐지났다.

 

한 참 기억을 더듬어 이야기를 들려주다 보면 어느새 쌔근쌔근 소리가 들린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수 많은 도전을 하게 될 것이다. 때론 두려움이 앞서 도전을 망설일 때도 있을테고, 도전에 실패에 실망할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세 발 자전거만 타다가 두 발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의 희열은 도전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이다. 

 

딸이 잠들고 나서 생각했다. 

 

나는 지금 내게 주어지는 일들에 도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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