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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와와에 쫓겨 도망가는 초등학생을 보면서

꼴P 2010. 3. 2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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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의 일이었다.
집 근처 6900원짜리 피자집에 가서 피자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초등학교 1~2학년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뛰쳐오고 있었고,
그 뒤에는 치와와 한 마리가 빨간 색 천으로 예쁘게 치장을 하고는 
외모와 달리 사납게 여학생의 뒤를 쫓는게 아닌가.

그 개의 뒤에는 40대 아주머니가 소리를 지르면서 
그 개의 뒤를 쫓고, 순식간에 쇼트트랙 경기를 보는 듯 했다. 

문제는 그 상황을 지켜보는 내 심기가 무척 불편했다는 것이다.

난 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어렸을 적 동네 빠이어볼 친구들과 숨바꼭질 놀이 하며 놀다가 
개한테 쫓겨서 줄행랑을 쳤고, 
내가 그 때 초등학교 계주 선수를 할 정도로 참 빠른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다.

개에게 쫓겨 본 사람은 그 당시의 공포감을 알 것이다.

특히 어제와 같은 상황에서 불편했던 가장 큰 이유는 
쫓겨 간 아이보다 한 두살 아래의 딸을 키우는 아빠였기 때문일 것이다.

아주머니께 "개 줄을 가지고 다니셔야죠?" 하고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라고 머리에서는 되뇌이면서도
쉽게 말을 꺼내질 못했다. 

내가 매 사에 신중하고 착한 일만 하며 살아가는 놈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나와 다른 취미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기적인 잣대로 피해를 주는 행위는 삼가해야 할 덕목인 듯 싶다.

그것이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에 사람에 대한 배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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