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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될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을까?

꼴P 2010. 4. 14.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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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지인이 새벽에 올린 동영상 보고 한 참을 웃다가 문득 사람은 태어나면서 운명이라는 것을 가지고 태어날까? 라는 한 번쯤은 해 봤을 법한 단상에 빠졌다.

해 마다 새 해가 되면 점집에 불이 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사주를 들고 무속인을 찾아가 한 해의 안녕을 묻고 점쳐본다. 몇 년전, 철학관을 찾아가 왜 이리도 일이 안풀리고 힘든지 물어본 적이 있다. 태어난 년도와 시를 묻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뱀이 호랑이 목을 감고 있는 형이고, 삼형살이 어쨌다나 하며 부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부적은 6이라는 숫자가 들어가야 되서 600만원짜리는 너무 힘들테고 60만원짜리를 하는 게 좋겠다며 선택을 하라고 했다. 가지고 온 돈이 없다고 얘기했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빨리 하는게 좋다며 권하는 철학관 할아버지는 겉으로 보기에 돈을 밝히거나 언어 유희로 사람을 속일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할아버지가 권하는 부적은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일까?  



 

초등학교 시절에 한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점쟁이들을 믿지 마라!' 선생님은 무속인을 상대로 실험을 하나 했다고 한다. 있지도 않은 동생이 얼마 전 실종되었는데 어디로 가면 찾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무속인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다.)그러자 점쟁이는 쌀 몇 알을 탁상에 뿌리고는 동쪽으로 가면 찾을 수 있다고 대답했단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께 들었던 그 짧은 이야기가 나의 뇌리속에는 참 깊게 박혔던 것 같다. 그래서 점쟁이나 무속인들은 희극인이고 연기를 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갖기도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악재와 예기치 않은 일들 때문에 결국 찾아 간곳이 철학관이었던 것 보면 인간은 참 나약한 존재인 것 같다. 

케이블 방송의 엑소시스트를 우연찮게 보게 되면 어디까지 믿어야 하고 어디까지 쇼임을 인정해야 할 지 헷갈릴 때가 많다. 아직까지도 궁금하고 이해할 수 없는 무병. 무병이라 함은 원인도 모르고 몸에 이상이 생기며 무속인이  되기 위한 신내림을 거부할 때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다큐멘터리 <영매>, <사이에서>와 같은 작품을 보면 신내림을 거부해서 고통을 겪다가 신과 인간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몇 년씩 관찰하고 만든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거짓말을 할 리는 없을테고, 그렇다면 무속인들은 자신이 무속인의 길을 걸어가야 할 운명을 타고 태어난 것일까?

독일의 30대 주부가 원인 모를 병고에 시달리다 우리나라의 무형문화재, 만신이라 불리는  무속인을 샤머니즘 학회에서 만나면서 우리나라의 무속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심지어 신내림을 통해 무속인이 되겠다고 한국으로 찾아 온 적이 있었다. 2006년 12월, 그 당시 최초로 서양인이 한국에서 신내림을 받게 되었고,그 신내림 장면을 촬영하게 되었다. 어렸을 적부터 선생님이 일러준 일화에 대한 기억과 개인적으로 편견이 있어서 촬영하기 꺼려한 아이템이었는데, 선배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고, 외국인이 신내림을 받는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선배는 샤머니즘과 종교에 관해 관심이 많았으며, 무엇보다 믿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 SBS 스페셜 <푸른 눈에 내린 신령> 관련 사이트 및 포스팅 :

http://wizard2.sbs.co.kr/w3/template/tp1_review_detail.jsp?vVodId=V0000311936&vProgId=1000126&vMenuId=1002036&vVodCnt1=00085&vVodCnt2=00
 
http://www.i-kiin.net/536


새벽에 올라 온 영웅에 관한 짧은 영상하나가 사람의 운명에 대해 생각하게 했고, 예전의 추억을 곱씹게 했다. 어머니의 샤머니즘에 관한 맹신에 대해 철 들고 나서는 점쟁이가 인생을 좌우하냐고 반항하기도 했고, 심지어 대학입학 시험 보러가는 날, 어머니는 그 형편에도 어딘가를 찾아가서 시험 붙게 해달라며 오색실을 부적과 함께 구입해 오셨다. 전기대 후기대 다 떨어지고 제수 할 형편은 못되었고, 그렇기에 어머니는 전문대라도 붙기를 바라시며 구해오신 것이었다. 세월이 흘러 어머니께 고백한 사실이 있는데 난 시험실 입장 전에 그 오색실을 부적과 함께 쓰레기통에 버렸다. 어머님께는 정말 죄송한 일이었지만, 다행히 시험에 합격해 입학을 했다.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배려(?)는 그 후로도 계속 되었다. 벼락맞은 향나무로 거북이 형상을 만들면 아이의 장래에 좋다는 말에 어머니는 망설임없이 큰 아들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셨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벼락맞은 향나무로 만든 거북이 형상의 목걸이를 몸에 지니고 다니다가 예기치 않은 싸움이 일어나 목걸이도 잃어버리고 얼굴에는 상처를 입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후로도 어머니의 배려는 계속 되었고, 지금도 어디가 용하다 하면 찾아가셔서 아들이 사업을 해도 되겠는지, 아들이 다른 직업을 택하는 게 낫겠는지를 물어보시는 것 같다. 

사람의 운명은 태어나면서 결정되어 있는 것일까?   

운명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히 믿고 있는 명제는 '인과'에 관한 것이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고 우연으로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보는 1인 이다. 고로 사람의 운명은 원인에 의해 결정지어지는 것이고, 노력과 열정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이 '믿음'이다. 이 믿음은 앞서 말한 무속신앙이나 절대 神, 종교에 관한 믿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관한 믿음이며 자신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자기애 이다. 그에 필요충분조건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 흔히 말하면서도 실천하기 힘든 긍정적인 사고방식일 것이다. 몇 년간 노력중인데도 쉽지 않은 것이 긍정적인 사고 방식인 것 같다. 

혼란한 세상 지금 우리에게 영웅이 필요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그 영웅을 만드는 것은 그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관한 믿음과 노력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빚어내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세상의 꼴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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