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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4. 기억의 오류

꼴P 2017. 1. 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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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중순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아들을 몰라보기도 했고, 지금이 무슨 계절인지 오늘이 며칠인지를 모르는 인지저하 상태가 되기도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뇌출혈은 더는 진행되지 않아 개두술까지 가지는 않았다. 


사고 후 중환자실을 거쳐 일반병동으로 입원한 아버지는 운동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등 재활치료를 시작했다. 2주 동안 중환자실에서 누워만 계셨기 때문에 아버지는 걷는 자세, 젓가락질 등 상하지 운동을 했다. 워낙 의지가 강한 분이라 이내 걷고 회복하시리라 믿었다. 


하지만, 뇌의 손상은 쉽게 안심을 할 수 없는 문제였다. 


"우리나라 대통령 이름이 뭔가요?"

"모르겠어요..." 


"독도는 어디에 있나요?"

"중간에요..." 


언어치료사 선생님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나를 몹시 불안케 했다. 온화한 미소를 짓고 아버지를 학생 대하듯 차근차근 설명하는 언어치료사 선생님 덕이었을까? 3주 넘게 언어치료를 받으면서 아버지의 인지능력은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문제는 아버지의 기억이다. 방금 들은 단어도 표현을 어려워하고 기억하지 못한다. 사고 당시도 엉뚱하게 기억하고 계셨다. 기억의 오류다. 


기억의 오류에 관한 기사 일부를 인용한다. 


스스무 교수는 호주에서 있었던 한 사건을 이 실험과 비교해 설명했다. 한 여성이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강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 여성은 한 정신과 의사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그 정신과 의사는 피해 여성이 보고 있던 텔레비전에 생방송으로 출연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충격적인 사건과 동시에 발생한 다른 사건이 기억을 재생할 때 오류를 일으킨 것이다. 이 사건과 도네가와의 실험은 잘못 기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1004029008&wlog_tag3=naver#csidx9c02aa37616a96fad15566d549c5832 




2017년 1월 1일 대통령의 기자간담회에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때를 작년인가... 재작년인가...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그 중대한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한 기억보다 관저에서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자신만의 기억이 더 지배적이라는 인상이다. '세월호 사건 당시 7시간 동안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라는 대변인들의 말이 있었다. 


우리 뇌는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단순한 기억의 오류는 누구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심각한 기억의 오류는 치료가 필요하다. 


짧은 생각이 스쳤다.


트라우마는 극복할 수 있다. 극복의 과정에는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전문가에게! 

혼자 해결하거나 엉뚱한 조언자를 만나 위로받으면 치유할 수 없는 뇌의 마비상태가 올 수도 있다. 더 이상의 오류를 범하지 말고 치료를 받고 치유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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