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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PD의 짧은 생각] 아버지의 단골 이발관

꼴P 2017. 10. 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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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로그 꼴찌닷컴의 운영자, 

꼴찌 우수한(W.S.H) PD입니다. 



추석 명절 잘 보내셨어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편인데,

이번 추석 명절 덕에 부모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명절 전날 아버지께서 이발관을 가신다고 하셔서 모시고 갔는데, 

이발관에서 짧게 스친 생각이 있어서 정리합니다. 



먼저 짧은 영상으로 감상하시죠. 




유튜브 링크 : https://youtu.be/0FskAnKN46w

[53초 영상에세이] 아버지의 단골 이발관 





아버지께서 이발관에 가신다고 하셨다. 

아버지의 두상은 뒤통수에 머리카락이 몇 올 남지 않은 대머리. 

사실 이발할 머리카락도 거의 없다.

아버지께서 이발관에 도착하셨을 때 이발관 아저씨는 다른 손님의 머리를 감겨주고 계셨다.  






아버지 차례가 되자 이발관 아저씨는 하얀 가운을 입고 가위를 들었다. 

가위를 들기 전에 상의의 끝자락을 두 손으로 팽팽히 당겼다.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의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아버지의 이발 시간은 10분을 넘기질 않았지만, 가위질에서 오랜 내공이 느껴질 정도로 정성이었다. 


 



이발관 아저씨는 아버지가 앉아 계신 의자 등받이를 45도 정도 뒤로 눕혔다. 이발의 마지막 단계인 면도 시간이다. 아버지는 사실 이 면도때문에 이발관을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원이면 이발에 면도까지 깔끔히 해주는데, 정말 시원해. 허허" 


짧은 시간이지만, 아버지의 단골 이발관에서 느낀 점은 서비스의 자세였다. 왜 아버지가 집에서 수 km 떨어진 이발관만을 고집하는지는 이발관 아저씨의 자세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몇 올 남지 않은 머리카락을 자르는 가위질에서도 정성이 느껴지는 서비스 자세. 


나는 누군가에게 의뢰를 받은 영상을 작업할 때 이런 서비스 자세를 가지고 있었던가? 자문을 했다. 영상작업이 서비스 업이 아닌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이라고 생각했지만, 누군가의 요구에 의해 제작하는 행위는 서비스와 상관이 있는 것이다. 


연필깎기의 정석이라는 책에서 비슷한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연필을 깎기 전 자세를 바르게 하고 쉼호흡을 한다는 연필깎기의 달인처럼 블로그 꼴찌닷컴을 불특정 다수의 독자에게 선보이고, 

영상매거진KKOLZZINE  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영상을 선보이고자 하는 내게 필요한 기본은

아버지의 단골 이발관 아저씨의 손님을 배려하는 서비스 정신이 아닐까. 



글/ 사진 ⓒ꼴찌닷컴 

꼴찌PD kkolzzi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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