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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해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브랜드

꼴P 2017. 12. 1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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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든 백팩을 등에 메고, 한 손에는 트라이포드를 들었다. 

또 다른 한 손에는 등산 스틱을 들고, 관악산에 오를 때... 


난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고, 또 누구의 의견도 들을 수 없었다. 연주암으로 향하려고 나선 산행이, 결국 삼막사와 국기봉이 종착이 된 것도 혼자였기때문일 거다. 

산행중 갈림길을 만났을 때도 혼자 결정을 내려야 했다. 한파때문인지 정상에 올랐을 때는 주변에 등산객이 없어 혼자서 트라이포드에 카메라를 놓고 셀프 촬영으로 인증샷을 남겼다. ‘삐삐~삐삐’ 카메라에서 자동 촬영을 알리는 신호음이 들릴 때 난 새끼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다섯 손가락 중 마지막 새끼 손가락의 역할은 무엇일까? 새끼 손가락이 맨 끝을 의미하는 걸까? 다섯 손가락 중 새끼 손가락은 꼴찌로 놓여진 걸까? 

손가락에는 일등과 꼴찌가 없다. 

그 이유는, 손가락에는 서열을 나누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꼴찌’는 맨 끝을 의미하는 2음절의 단어다. 


맨 끝이라 함은 어떠한 기준에 따라 수동의 형태로 규정지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기준은 절대성이 아니라 상대성이다. 그래서, 꼴찌는 정형화 할 수 없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반에서 몇 차례 꼴찌를 한 적이 있다. 내가 다닌 학교에서는 2학년 부터 우열반으로 학생을 갈랐다. 당시 꼴반이라 불리던 반에 고만고만한 놀기 좋아하는 놈들을 모아 놨기때문에, 난 더 이상 꼴찌를 할 수가 없었다. 나보다 더 놀기 좋아하는 친구들 덕분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20년이 지났고, 나를 포함해 당시 꼴찌였던 친구들은 나름대로 사회에서 각각의 역할을 하며 생활을 하고 있다. 사회에서는 학창시절의 성적을 가지고 가늠하지 않는다. 물론, 선입견은 있겠지만, 사회생활의 기준이 성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식상한 말은 어느 정도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꼴찌’라는 단어에 대해 거부감, 이질감, 불편함을 늘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왜 그런 걸까? 

내 짧은 생각은 선입견이다. 

그 선입견은 비교에서 온다. 


'꼴찌'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성질이 맨 끝이기때문에 더 이상의 끝은 없다는 긍정의 의미가 있음에도, 

우리는 '꼴찌'라는 단어에 내재된 가능성보다는 결과로만 단정짓는다. 

그것이 선입견이고, 그 선입견은 타인의 시선과 타인과의 비교에서 가늠해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 속에서 함께 더불어 사는  존재다. 

사회라는 울타리에서 혼자 살 수 없고, 그 속에서 경쟁이 불가분의 일상이기때문에 서로 비교하는 것이다. 

사실, 

나도 꼴찌는 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만든 블로그가 꼴찌닷컴이다. 


어떠한 기준에 의해서 만들어진 서열의 끝, 꼴찌.

블로그 꼴찌닷컴에는 기준이 없고, 열정만 있다. 

열정 가득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플랫폼, 

꼴찌닷컴을 만든 이유다. 


여전히 어렵다. 

'내가 왜 꼴찌입니까?' '왜 꼴찌라는 단어에 집착하시나요?' '꼴찌'라는 네이밍을 바꿔 볼 생각은 없나요?



난 늘 느렸다. 

하지만, 종착역에 남들보다 늦게 도착했을 뿐이지 도중에 포기하지는 않는다. 

'꼴찌닷컴'에는 '꼴찌'가 없다. 

꼴찌닷컴에 소개되는 사람은 꼴찌가 아니다. 


꼴찌라는 단어는 누가 뭐라해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브랜드다. 

내가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세상에 꼴찌는 없기 때문이다. 기준만 있을 뿐이지. 


내가 치켜 세운 새끼 손가락을 가지고

엄지 손가락을 비롯해 다른 손가락과 비교하지 않는다. 

엄지보다는 길고, 중지보다는 짧은 

그저 소중한 손가락일 뿐이다.



꼴찌닷컴에는 

꼴찌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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