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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스튜디오에서 열린 동창생 녀석들의 아나바다

꼴P 2010. 6. 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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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짧은 문자를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동창생 여자사람인데, 몇 년전 떼로 몰려 만난 이후로 참 간만에 온 연락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주최하고 다른 동창생 녀석이 장소를 제공해서 즉석에서 판매하는 벼룩시장을 열게 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문자를 받고는 녀석에게 투덜댔습니다. 예전부터 영화 시나리오 좀 받아서 읽자고 그렇게 부탁했었는데... 쌩까시더니 ㅋㅋ 다 제 인덕이 모자란 덕입니다. 인과응보~

6월 6일. 오전 10시 싸이렌소리에 가족과 함께 경건한 마음으로 묵념을 하고, 성수동으로 향했습니다.

▲창고스튜디오 주인장 일명 조니뎀 포토그래퍼 안형준 작가

성수동에 도착해서 남자사람 동창생이 차렸다는 스튜디오를 찾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스튜디오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몇 번 전화해서 길을 묻다가 간판이 뭐냐고 물었더니 그런 거 없답니다.



우여곡절끝에 찾아 들어간 친구의 스튜디오는 말그대로 정말 창고 였습니다. 그런데, 세상에서 이렇게 느낌있는 창고가 있을까요? 친구말로는 주변의 재활용품을 주워다가 쓰레기통도 만들고, 화단도 만들고 인테리어를 직접 했다는 것입니다. 어렸을 적에 작은 체구에 귀여운 외모였던 녀석이 이런 예술적인 감각의 소유자가 될 지는 몰랐습니다.


요 녀석이 여자사람 초등학교 동창생 박소연이라는 친구입니다. 현재 영화투자사에서 마케팅 차장 직을 맡고 있더군요. 제 4회 부산국제영화제 때 목소리 높여 영화 홍보했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이제는 차장이랍니다. 부럽네~~



친구는 자신이 사용하고 있던 물건을 탁자위에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장터에는 친구뿐만 아니라, 영화포스터 작업을 하는 회사의 실장님과 동창생의 사회친구 등 4명이 장터를 열었습니다.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의 맥주와 안주. 원가보다 조금 살을 붙인 가격이었는데 보통 카페 가격의 1/3 수준이었습니다.



맛있는 소시지에 시원한 맥주 한 잔의 궁합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오늘로 5번째를 맞는 프리마켓을 연 이유는 지극히 간단합니다. 그냥 오랜만에 사람들과 만나서 즐기는 것 뿐이랍니다. 서로 물건을 교환할 수 도 있고, 물건을 판 돈으로 가볍게 맥주 한 잔 하며 이야기 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저도 물건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습니다. 여자사람 동창생한테 니콘FM2 로고가 적힌 카메라 목걸이(4000원)와 제일 큰 득템은 USB포트 분배기. 사진이나 영상작업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저한테 꼭 필요했던 장비라 용산에 가서 알아보려 했던 것인데, 1000원이라는 가격에 구입하게 되었어요.

집에와서 테스트 해보니 아무 문제 없이 잘 됩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그 동안 중고 제품을 일부로 구입해서 사용한 적이 많지 않은데, 오늘 벼룩시장에서 느낀 점은 아껴쓰고 바꿔쓰는 즉석 벼룩시장이 제대로 정착만 되어도 좋은 느낌의 커뮤니케이션 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게까지 자리에 있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제가 있는 동안 제일 많은 수익과 판매를 올리신 분은... 성함을 못 여쭤봤네...ㅠㅠ 제 여자사람 동창생의 친구라는 분입니다. 

 

이 분은 고가의 옷과 악세서리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서 한 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에 9만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수익을 떠나서 자신이 아끼던 물건을 저렴하게 팔고 나누는 것이 작은 기부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
저도 다음 번에는 제 물건들을 가지고 가 볼까 생각중인데, 아껴쓰고 나눠쓸 물건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다음에도 이런 벼룩시장이 열린다고 합니다. 그 때는 미리 일자와 장소를 알아서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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