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맞이. 더불어 봄맞이 대청소를 했다. 방을 정리하다가 파일첩에서 소중한 선물을 발견했다. 2007년 도쿄 제 2 조선학교 촬영 당시 33일 동안의 장기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받은 학교 교직원들의 손편지.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우리는 조선사람입니다"
여덟 살 꼬마들이 또박또박 우리말을 읊조리던 기억이 생생하다.
툭하면 사퇴하세요!를 외치는 이은재 의원의 겐세이 발언이 논란이 된 것도 어쩌면 아직 한일 간 해소되지 않은 묵은 감정이 남아있고, 그것은 식민지 역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이 설혹 노예의 처지에 빠지더라도
국어만 잘 지키고 있다면
자기가 갇힌 감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알퐁스 도데 <마지막 수업>
3월 1일 자 JTBC 앵커브리핑에서 인용한 소설의 한 구절이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지만, 학교에서는 일본어가 아닌 우리말로 소통하는 재일조선학교의 아이들. 그리고 여전히 통일로 하나된 조국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여러분, 안녕히 다시 만납시다!"
큼지막한 안녕 인사를 보면서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다고 바랐지만, 맘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문득, 걱정이 됐다. 여전히 우익세력들의 해코지 소식이 끊이질 않기에 행여 3.1 절을 맞아 재일조선인들이 피해를 입는 건 아닌가 우려가 됐다. 북한 미사일 소식이나 한일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재일조선인을 향한 일본 우익들의 폭력과 관련한 기사를 종종 본 적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해서 검색을 했는데, 며칠 전에는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관련기사 ; 조총련 총격 일본 우익, "북 미사일에 참을 수 없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2281653001&code=970100#csidx77d6f246524480886f726aa0fbbf8da
일본을 흔히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평창올림픽에서 이상화 선수와 고다이라 선수의 아름다운 포옹처럼 우리 아이들이 자랐을 때는 양국의 관계가 아름답게 발전할 수 있을까? 우선은 일본에서 생활하는 재일조선인들이 차별받지 않고 마음 편하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라고, 더불어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으로부터 공식적인 사죄를 받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
99주년 삼일절을 기념하며 꼴찌PD의 짧은 생각
글/ 사진 ⓒ꼴찌닷컴
kkolzzipd@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