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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한 상영회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짧은 생각

꼴P 2018. 3. 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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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우리는 썰매를 탄다> 개봉(3월 7일 개봉)이 이제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왔다. 선배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영화 관련 글이 자주 보인다. 영화 홍보를 직접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개봉이 다가올수록 불안하고 초조한 것 같다.

김기덕 감독이 해외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고 거장이라는 타이틀을 안았는데도, 귀국만 하면 배급시스템 탓하고 상업영화 탓하는 모습이 거장답지 못하다고 느낀 때가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해야 구조가 바뀐다는 프로듀서 친구의 말이 맞다.

선배의 다큐멘터리도 부산 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에서 상영한 후 3년 동안 극장개봉을 할 수 없었다. 배급사에서는 감동적이고 좋은 내용보다는 개봉 후 손익분기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달 언론시사회 때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처음 선배의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면서 내가 다 설렜고, 휴먼다큐멘터리의 감동을 고스란히 느꼈다. 언론시사회 후 방송과 신문 기사로도 개봉소식을 접해서 이제는 관객의 몫으로 맡길 때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선배는 여전히 불안하고 초조한 것 같다.

하긴 몇 년 전, 내가 연출한 첫 단편다큐멘터리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상영될 때, 양손이 땀으로 흠뻑 젖었던 기억이 난다. 그 설렘을 다시 느끼고 싶기도 하다. 선배 타임라인에서 선배의 작품 <우리는 썰매를 탄다> 극장개봉 현황을 보고, 영화진흥위원회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에 내 이름으로 검색을 해봤다.



단편 2 작품은 온라인 유튜브에 업로드해서 공개를 한 상태인데,
첫 장편은 여전히 외장하드 속에 있다. 공교롭게도 첫 장편다큐멘터리 <노래로 말하는 사람들> 작품이 제작상태란에 '개봉준비'라고 명시되어 있다.

극장 개봉할 가능성은 국내에서 희박하다.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메일을 받았을 때 바로 보내지 못한 것이 한이 되기도 한다.

올해는 조촐한 상영회를 정말 실천해야겠다. 내 작업실에서, 홍대 카페에서, 그리고 통영에 오픈한 후배 게스트하우스에서, 대구에서는 상영회 안하냐고 메시지를 보내준 그 친구 단 한명을 위해서라도 찾아가는 조촐한 영화제를 실천해야겠다. 출연한 뮤지션과 함께 상영회와 콘서트를 함께 열기도 하고, 그렇게 꼭 극장이 아니더라도 개봉을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썰매를 탄다> 다큐멘터리는 내 선배가 연출해서가 아니라,
누가 연출했더라도 큰 의미가 있는 다큐멘터리다. 모든 미디어가 한 쪽을 향할 때 묵묵히 오랜 시간을 기록하고 행복에 대해 물은 영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통해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공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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