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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떠오른 죽은 물고기,죽은 물고기 위에 앉은 파리

꼴P 2010. 6. 1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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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트위터에 이웃(맞팔로잉이 되어있는)분께서 '선유도를 지나는데 물고기 시체들이 떠올랐다'는 글을 남기셨습니다.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차를 몰고 나가봤습니다.

오전 11시 경, 선유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강가로 갔더니 떼로 죽은 물고기들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트위터에서 글을 처음 본 시각이 오전 9시~9시 30분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때를 놓쳤나 싶었는데 바로 앞에 한 마리의 시체가 떠 있더군요.



그리고, 5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 쓰레기인지 물고기 시체인지 모를 무언가가 떠 다니고 있었습니다.

20여 분 정도를 앉아서 강을 바라보고 있다보니 조금씩 조금씩 강가로 다가와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었습니다. 





물고기 한 두마리는 생태계 안에서 어쩔 수 없이 죽을 수 있죠. 사람도 때가 되면 세상을 떠나 듯이.
그런데, 그리 많지 않은 수였지만 그렇다고 그리 적은 수도 아니었습니다. 10마리 가량의 물고기가 죽어서 수면위로 올라왔다면 자연(自然)스러운 죽음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물론, 자연스러운 죽음이 아니라고 해서 제가 세금을 더 무는 것도 아니고, 생선먹고 배탈 날 일도 아닙니다만... 

설마, 저 멀리 양화대교 밑에서 시민들의 편리(?)를 위한 공사가 물고기의 죽음을 불러 일으켰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일이지요. 




공교롭게도 사진촬영을 하다가 수면 위로 껑충(표현이 맞나?ㅋㅋㅋ) 하고 뛰어오르는 잉어를

순간포착했습니다.




왠지 동화에서 말하는 잉어가 말을 건네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이!~ 나 잘 살고 있다구!~ 아직은 살만하다구!~ 어떻게? 여기서 계속 살 수 있을까나?"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 물고기의 등에는 파리가 벌써 기생을 하더군요. 이런걸 몸보시라고 하는 건가요?

오전 느닷없는 짧은 트위터 한 줄 문장에 아무 생각없이 즐겨 찾지 않던 한강을 나섰는데, 뭐 아무 생각없이 돌아올 수 는 없을 것 같아서 이유나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강에 자주 나오셨을 법한 아저씨 두 분께 물어봤죠.

"저 제가 한강에 자주 안나와서 몰라서 여쭤보는건데요. 여기 물고기가 자주 죽나요?"
"이 물고기가 눈치라고 합니다"

아!~ 낮술 한 잔 자셨는지 아저씨 엉뚱하게 물고기 이름을 말씀하셔서 하마터면 웃을 뻔 했습니다.

"아...네. 아저씨 물고기가 죽어있는데 물고기 죽는 거 자주 보셨어요?"
"아니요. 저도 한강 자주 안나와서 잘 모르겠는데 오늘 보니 물고기가 죽었네."


그런데, 옆에 금목걸이를 하고 계신 등치 좋은 아저씨가 한 말씀 하신다.
"물이 따뜻해서 죽었을 수 도 있어..."

아저씨의 한 마디가 웃기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해서 트위터에 글을 남겼더니,

'물이 따뜻해서 고기가 죽으면 한 겨울에는 추워서 물고기 다 죽겠네'
라며 이웃분이 멘션을 주셨습니다.




얼마 전, 시베리아 지역의 유목민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돌아왔습니다. 그들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자연의 동물들을 사냥하고, 사냥 후에는 꼭 자연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태어나라는 의식을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제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강에서 사는 물고기가 죽었는데 그 죽음앞에서 묵념하고 애도할 정도로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강한 녀석은 아닙니다. 다만, 강 위에 이유도 모르게 죽은 물고기 시체가 떠 있고 그 시체 위에 앉은 파리의 모습이 써~억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주차장 옆에 이런 구조물이 있더군요. 그리고 이런 문구가 써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심장,서울이 뜁니다. 

이 짧은 문구와 수면위로 뛰어 올랐던 잉어의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

서울의 심장이 뛸 때, 물고기의 부레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잠시 후 생각하는 꼴찌가 간다! - <한강 편>- 을 통해 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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