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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방자전.고전에 대한 색다른 시각과 신선한 육체의 향연

꼴P 2010. 6. 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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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지우사이트(www.gioo.co.kr) 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무료로 영화 예매권을 받습니다. 몇 달 전,트위터에서 시사단 이벤트에 당첨이되어 영화감상평을 트위터에 남기는 조건으로 예매권을 받는 것이지요. 최근에 영화를 자주 못 본 관계로 예매권이 나오자마자 바로 예매를 했습니다.

 예매권 사용은 주저없이 방자전으로 결정했습니다. 아, 혼자 보는 영화로 방자전이 조큼(?) 끈적거리긴 했지만, '영화는 관객의 것' 이고 혼자 관람하는 것에 대해 조금도 창피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평일 오후 2시에 아주머니 다섯 분이 옆좌석에 앉아 귓속말하고 수근거리는 바람에 조큼 곤란하기도 했지요.) 


트위터에서 알게 된 한 방송작가는 영화가 아니라 조여정을 보러 가는 것 아니냐며 미리 짐작했는데...사실 남성 관객 중 70%이상은 배우 조여정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만 그런가? 

남자들의 막연한 로망 춘향이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춘향이를 접한 건 마당놀이나 소설 그리고 창을 통해 들은 것이 전부였습니다. 전라도 남원지역에서 열리는 춘향아가씨 선발전이라는 선발대회는 '춘향이는 예쁜 여자' 라는 공식을 성립하게 했습니다.

동시에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했다는 내용은 춘향이가 헤픈 여자가 아닌 절개까지 지킬 줄 아는 성격의 여자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이 방정식이 조선상
열지사 <스캔들>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음란서생>의 김대우 감독님에게 어떤 모티브가 된 것일까요?



고전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해석, 상상과 해학의 재미

예고편을 통해 미리 알 수 있듯이 '춘향이가 두 남자에게 덫을 놓다' 라는 카피는 기존 소설에서 전해내려오는 이몽령과 춘향이의 남녀 구조가 아닌 삼각관계를 암시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그 삼각관계라는 것이 통상적으로 상상했을 때에는 이몽령, 춘향이, 그리고 변학도가 되어야 할텐데 느닷없이 방자가 끼어듭니다. 이름부터 친근한 방자.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영화 <방자전>은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적인 고전을 다른 시각으로 비틀어 바라보며 재해석하고, 고정관념적인 인물들의  캐릭터 DNA변형, 그리고 글로만 전해오고 머리 속으로만 그려오던 수채화를 농염하고 질퍽거리는 몸의 대화를 통해 하얀 사절지에 거침없이 물감을 뿌리듯 말초신경을 자극합니다.




방자가 춘향이에게 첫 눈에 반하고, 춘향이도 방자의 남자다움에 끌리는 설정은 미리 짐작할 수 있었던 설정이었습니다. 마케팅과 영화 카피에서도 눈치 챌 수 있었던 요인이니까요. 그런데, 단순히 신선한 육체의 향연으로만 인식할 법했던 영화에서 차근차근 조미료의 맛까지 음미하며 맛을 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변학도의 캐릭터 설정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서두에 거론했던 내 옆 좌석의 아주머니 다섯 분이 영화관을 나가시면서 변학도에 대한 이야기를 수다스럽게 하시는 것만으로도 변학도 역의 배우 송새벽은 이 영화 한 편으로 확실하게 각인이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어눌한 말투와 전형적인 샌님 스타일, 그 안에 내재되어있는 변태스러움(?)을 일상처럼 선보였으니 아주머니들의 수근거림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묘하게 시기가 맞아 사회적인 이슈와 연상해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논리와 근거가 부족해 캐릭터에만 반한 것으로 감상 정리합니다.



과감한 살신! 전라연기, 영화에 대한 열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배우 조여정과 류현경이 영화 <방자전>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사실 마케팅의 일환이 되었던 조여정의 노출 수위에 대한 기사는 영화 개봉전 부터 식상할 정도로 접했던 소식입니다. 하지만, 청순가련, 상큼발랄의 배우 류현경의 전라연기는 동공확장과 호흡곤란의 원인이 되었습니다.깜놀^^

두 배우 모두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리라 믿습니다. 그 살신이 영화를 더 빛나게 했고 농도와 밀도를 짙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입견을 가질 것 같아 춘향역의 배우 조여정에 대한 묘사는 생략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왜 손가락에 이리 땀이 맺힐까...스크린을 통해 꽃내음을 연상한 적은 처음입니다. 마치 영화<금홍아!금홍아!>에서 '레몬향기를 맡고 싶다'는 대사가 이해갈 정도로...

향단이가 이몽령과 합방을 하는 설정도 재미있었지만, 배우 류현경의 전라연기는 춘향역의 조여정 만큼이나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두 배우의 열연에 감사의 박수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방자전>의 중심축이 된 방자역의 배우 김주혁과 이몽룡 역의 류승범. 두 배우는 역시 연기력으로 승부했고, 그 연기력이 뒷받침 되어 영화가 중심을 잡고 산으로 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 중에 제일 좋아하는 오달수님의 마노인 역할과 소설 집필가 역의 공형진님이배역을 바꿨더라면 어떤 연출이 되었을까 상상해 봤습니다. 더 재미있고 더 유쾌한 설정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은 저만의 생각일까요?ㅋㅋ  



영화 <방자전>을 통해 이런 교훈을 얻었습니다. 뭐든 똑바로만 바라보고 해석하면 재미가 없다. 비틀어 보고 고정관념을 깨는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재미난 이야기와 사람들에 대한 또 다른 접근을 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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