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PD의 제작노트

꼴찌PD의 짧은 생각! 덕담과 겉치레 (Feat. 친하다와 친하지 않다)

꼴P 2021. 2. 1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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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상의 소소함을 전하는 꼴P라디오의 우수한 꼴P입니다.

설날 명절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코로나195인 이상의 가족 모임도 제한하는 바람에 덕담도 많이 못 나누셨을 것 같습니다. 온라인으로 영상 세배를 올리는 등, 코로나19가 명절 풍속도도 바꾼 작금의 시대에서 오늘은 덕담과 겉치레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어렸을 적엔 세뱃돈을 받는 입장이니 명절을 기다리곤 했습니댜. 어느 새 반 백 살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명절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없는 편입니다. 오히려, 부모님 용돈에 자식들 용돈에, 지난 한 해 도움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마음 준비까지 살짝 부담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받은 만큼 되갚는 게 인지상정인지라 지난 한 해 제게 일을 맡겨 주셨던 분들과, 한 해 동안 꼴찌TV를 후원해 주신 꼴찌서포터즈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온라인 사이트에서 직접 간단하게 만든 새해 인사 썸네일로 주변 지인들에게 온라인을 통해 안부와 새해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랜 인연을 유지하고 있는 친구의 문자가 진심이 느껴지는 덕담이라고 여겨져서 소개합니다.

 

2020년 쥐띠 해는 정말 아주 많이 힘든 시기였던 것 같다.

 

출장 나가서 두달 넘게 집에 들어가지 못하기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 명절에 가족들도 못 만나고.. 나라에서 주는 재난지원금이란 것도 받아보고.. 정말 이래저래 너무 이상한 한해를 보낸 것 같다.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 못했다는 말이 참 변명같다. 올해는 이런 변명 하지 않도록 더욱더 노력해야겠다.

 

꼴찌야 올해는 좋은 일 많이 생길 거다. 좋은 일 많이 만들고, 좋은 일 생기면 주변에도 많이 나눠주고~

 

꼴찌 파이팅!!

 

이 친구는 제가 블로그 꼴찌닷컴을 운영하던 10여 년 전에, 만났던 블로그 이웃이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몇 번 만나다가 동갑이기도 했고, 서로 주파수가 맞아 연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아주 가끔씩, 몇 해 만에 만나도 어제 만났던 친구마냥 거리감이 없는 친구들 있잖아요. 그런 친구입니다. 그 친구에게 새해 인사를 건넸더니, 소개한 내용의 문자가 도착한 건데. 이게 덕담이구나 싶더라고요. 진심이 담겨있다는 게 느껴졌고, 그냥 겉치레로 건네는 말 같지가 않았습니다.

 

 

겉치레.

 

이 단어는 공교롭게도 오늘 오후에 보낸 새해 인사 문자에 친구가 보낸 답변 속에 들어간 단어입니다. ‘겉치레는 생략하자~’

 

겉치레. 겉만 보기 좋게 꾸미어 드러냄 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이 단어가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명사가 아닌가라는 짧은 생각이 스쳤습니다. 어쩌면 오후에 보낸 문자는 정말 겉치레로 친구에게 보낸 문자일 수도 있었습니다. 자주 만난 친구도 아니고, 온라인으로만 안부를 전하고, 서로 필요할 때 연락하는 사이. 중요한 건 그 친구와 메시지를 나누다가 오늘의 이야기, 덕담과 겉치레의 키워드를 뽑게 된 것입니다. 오늘 촬영을 마치고 작업실로 복귀하는 지하철 안에서 문자로 주고 받은 대화의 골이 덕담과 겉치레였습니다. 조금은 냉정해보이고, 현실적이면서도 도시이미지가 강한 그 친구가

 

덕담도 하고 나도 이제 착하게 살아 볼까?”

 

라며, 제게 잘 살고 있는 거지?” 라는 안부를 물었습니다. 덕담치곤 약하다고 빈정거렸더니, 올 한 해 대박이길... 이라며, 영혼이 일도 느껴지지 않는 짧은 문자로 답했습니다. 몇 번의 티키타카가 문자로 오간 후에 친구는 덕담 좋네~! 하는 사람도 기분 좋아지네...라는 글을 전했는데요.

 

맞습니다. 덕담은 설령 겉치레일지라도 상대를 기분 좋게합니다. 그런데, 그 덕담에 진심을 담아 전하면, 전하는 본인의 기분도 정화되고 좋아지게 만드는 묘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 선조들이 명절에 덕담을 나누는 게 다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갑자기 하늘에 계신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들이 진심으로 손자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덕담이셨다는 걸 이제야 비로소 깨닫습니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 또 다른 동갑내기 친구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주제넘게 조언을 한답시고 이야기를 건네다 선을 넘어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했던 일이 있습니다. 제 노파심일 수도 있지만, 워낙 수더분한 친구라 그 자리에선 화를 내지 않았지만, 언짢았겠다는 생각이 넘 들어서 그날 저녁에 다시 불러 술을 한 잔 같이 했습니다. 또 다시 만난 자리에서혹시나 기분 상했을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서로 한 잔 두 잔, 세상 공부하면서 공부가주 한 병을 다 마셨는데요. 헤어질 때는 덕담을 건네면서 헤어졌습니다.

 

덕담과 겉치레.

 

친구에게 받은 답장 문자에 담긴 진심이 느껴져서 이 친구가 정말 나한테 덕담을 건네는구나 생각했고, 또 다른 친구에게 안부 문자 보낸 것이 겉치레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하루입니다. 그리고, 오늘 생각의 정리는 겉치레일지라도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덕담은 자주 하자는 결론, 그럼에도 영혼없이 상대의 기분을 이용하는 립서비스 거짓말은 하지 말 것.

 

꼴찌TV를 사랑해주시는 열 명 안 되는 찐 팬들, 정말 복 받으실 겁니다. 그 분들을 위해 진심을 담아 덕담 올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날마다 행복하세요. 그리고, 다 잘 될 겁니다. 알 이즈 웰~~

 

마지막으로 오늘의 꼴P라디오 끝까지 청취하신 구독자 분,

오늘도 고맙습니다!

 

오늘의 꼴P라디오 엔딩송은

진짜 역주행의 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기를 희망하며 소개하는 뮤지션.

 

P라디오의 로고송을 불러주신 라야밴드의 노래입니다.

 

 

 

글 / 녹음 : 꼴찌PD 

kkolzzip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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