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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중학생에 관한 암울한 뉴스

꼴P 2010. 6. 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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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수업시간에 학생의 뺨을 때린 여교사, 그리고 그 교사에게 반항한 중학생에 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선생님의 배를 걷어찼다는 뉴스는 교권의 추락 정도를 넘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도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암울한 뉴스는 며칠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들려왔습니다. 이번에는 중학생이 선생님의 가슴을 만지는 성추행에 관한 소식이었습니다.




며칠 전, 은사님과의 만남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10대를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10대에 관한 뉴스가 달라질 것이다' 라는 제 개인적인 시선이 무색할 정도로 느낌없는 뉴스만 들려 안타깝습니다.   

▲ 2009년 모교 방문 당시 촬영한 사진.


기억을 더듬어보니,제가 중학교 시절에도 실습나온 교생님이나 젊은 여선생님을 향한 야릇한 시선과 상상, 그리고 거울을 이용한 스릴만점의 첩보작전(?)은 학교마다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 여선생님들에 대한 시선과 행동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여과없이 표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에게 내재되어있는 폭력본능을 그대로 발휘(?)하는 것은 사회적 동물임을 스스로 인정하지않는 행위겠지요.  

지금 일련의 뉴스를 접하고 난 후의 생각은 사춘기 시절의 호기심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선생님의 가슴을 만지고, 또 다른 학생은 교실 안에서 학우들이 보는 가운데 선생님의 발을 배로 걷어차다니... 그 선생님들이 겪었을 수치심과 모멸감은 누구에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이런 단상을 하면서 저절로 학창시절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저도 학창시절 모범생의 부류에 속하지는 않았습니다. 중학생 때 술과 담배를 처음 접했고, 시골에 있는 문화회관이라는 곳에 친구들과 모여 카세트 틀어놓고 그 시절 유행하던 브레이크 댄스를 선배들에게 배우고, 도서실에 모여 공부는 안하고 여학생들에게 쪽지 건네기 바빴습니다. 

서울에서 영화 한 편 개봉하면 한 달이 지나야만 볼 수 있었던 시골 순박한 촌놈들에게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유행했던 노래에 맞춰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와 각기춤, 서로 손을 맞잡고 전달하는 브레이크댄스 웨이브는 그 시절 스트레스 해소이자 우리만의 문화였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어른들의 시선은 쌩 양아치 보듯 했습니다. 

"아유 저 새끼들 크면 뭔 짓하고 다닐런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모여서 뭔 짓거리들이여..." 

그 나이때는 하지 말라면 더 하는 청개구리의 뇌신경이 우리 뇌의 구조와도 같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문화활동이나 취미활동을 가질 수 있는 환경과 구조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공간도 없었습니다. 공부만을 강요했고, 그것이 아니면 삐딱하게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의 편견.

혹시 지금도 일부 학생들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편견이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요?

극히 일부분의 학생들이 마인트컨트롤을 벗어난 행동을 저질러, 그 행동으로 인해 모든 중학생들에 대한 시선이 삐딱해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겠지요. 분명, 극소수 학생들의 일탈일 뿐입니다. 하지만, 몇 마리의 미꾸라지가 일으킨 흙탕물에 앙금 가라앉기만 기다리는 것보다는 그런 지랄발광을 자체발광할 수 있는 여건과 구조, 공부가 아닌 다른 관심분야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 카세트 음악에 맞춰 브레이크 댄스 추던 그 시절의 중학생들이 사회의 허리역할을 하는 30대가 되었으니 시선이 다양해졌고, 그만큼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아직 버리지 못하는 일등만을 기억하는 성적지상주의와 조금 다른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밴드활동 하는 모습을 딴따라로 보지 않고, 무리지어 모여서 음악 틀어놓고 팝핀 추는 학생들을 양아치로 보지 않고, 축구부나 운동부에 있는 학생들을 공부 못하는 학생들로 생각하지 않고, 중학생 남,녀가 손잡고 다니는 모습에 되바라진 꼴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시선. 그런 편견이 사라진다면 10대들에 관한 밝은 소식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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