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닷컴 /꼴찌PD의 짧은 생각

기억에서 사라지는 음률, 우리의 소원은 통일

꼴P 2023. 9. 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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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때의 일이다. 합창부 활동을 하던 때, 관내 어린이 독창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학교 별 합창부에서 지도 선생님의 선출로 학교 당 2명씩 비공식으로 대회를 열었고, 난 그 대회에서 1등을 했다. 그 자격으로 당시 초, 중, 고등학생들이 모여 펼치는 종합예술제에 어린이 독창 부문으로 무대 위에 올랐고, 그 후로도 관내 지역 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게 내 몫이었다. 애국가와 함께 가장 많이, 그리고 자주 불렀던 노래가 <우리의 소원>이었다. 

열 두살 때 문화회관에서 독창하던 꼴P의 모습

 

며칠 전, 615시민합창단의 노래 연습현장을 스케치 한 바 있다.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오사카 한마당 공연에 초대받은 합창단은 행사장에서 부를 노래 연습에 한창이었다. 2시간 정도 연습이 끝나면 뒤풀이로 막걸리를 한 잔 하는데, 그 풍경도 훈훈하고 느낌 있다. 

그 자리에서 지목을 받으면 무반주로 노래를 부르는데, 막걸리에 약가 취했을지도 모른다. 어렸을 적 불렀던 우리의 소원을 부르고 싶었다. 그런데, 끝까지 부르질 못했다. 가사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알콜성 치매인 건지, 평소에 그 노래를 부르거나 들을 기회가 없어서였는지. 

내 유년 시절의 기억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가 금강산 소리사냥이다. 등산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백두산과 한라산, 금강산은 꼭 경험하고 싶다. 그렇게 내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바람을 가지고, 작년에 작업한 영상의 B.G.M으로 <우리의 소원>을 편곡한 음원을 활용했다. 

 

 

2022년 통일걷기 '걸어서 평화로, 생명으로, 미래로' 프로젝트에 영상 기록으로 참여했다. 3박 4일 동안 40Km 정도의 걷기 행사를 짧은 영상으로 제작하면서, <우리의 소원> 음원을 꼭 넣고 싶었다. 인디뮤지션 <라야밴드>의 촬영으로 인연이 된 작곡가 김진혁 씨에게 <우리의 소원> 음원의 편곡을 부탁했다. 음원을 받고 감동했다. 내 정서와 내 감성에 꼭 맞았다. 

그리고, 615시민합창단의 연습 장면으로 짧게 만든 오사카 통일마당  홍보 영상에 또다시 그 음원을 활용했다. 

 

점점 기억에서 사라지는 <우리의 소원>, 이 노래가 어떤 이유에서 듣기 어려워졌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검색을 통해 오늘 처음 알게 된 사실은 이 노래의 원 가사가 '우리의 소원은 독립'이었다고 한다. 왜 때문에 원 가사가 맘에 확 와닿는 것인가? 반국가 세력의 글이라 프레임 씌워질까 글쓰기도 두렵다. 

글/ 사진 꼴P

kkolzzip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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