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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한 딸의 촌철살인 짧은 감상평! 개 빡치네~

꼴P 2023. 11. 2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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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딸과 함께 관람하고 싶었다. 

"아빠랑 영화 한 편 같이 볼래?" 

"뭐?" 

"서울의 봄" 

"응 아니야!~ 친구들이랑 보기로 했어" 

예상했던 답변이지만, 어쨌든 친구들이랑 같이 보기로 했다니까 그걸로도 다행이다 싶다. 오늘 아침에 짧게 나눈 대화 내용은 이러했다. 

"서울의 봄 봤어?"

"봤지!" 

"어땠어?"

"개 빡치던데" 

아빠 앞에서 표현이 거시기하지만, 그걸 지적하면 꼰대스럽고 다른 언쟁이 벌어질 게 뻔하다. 대화를 이어가려면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는 거다.  

"왜 빡쳐?" 

"노태우 대통령이 그렇게 나쁜 사람인 줄 몰랐어" 

의외의 답변이었다. 딸의 말을 요약하면 10,26 사태나 12.12 군사 쿠테타는 교과서나 TV프로그램을 통해 알고 있었다는 거다. 12.12 쿠테타 과정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역할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영화 마지막에 옛 사진과 함께 실제 프로필과 이력 사항이 자막으로 나오는 걸 보며 전직 대통령 노태우가 당시 12.12군사 쿠테타에서 전두환의 친구로서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는 것이다. 

문화의 힘이란 이런 것이다!  책에서 알려주지 않는 진실. 권력에 의해 역사에서 가려진 사실들이 문화 예술을 통해 진실이 전해지는 것이다. 10여년 전 국정교과서 논란이 있었을 때, 깨어있는 시민들과 정치인들이 반대하지 않았다면 수능 시험을 비롯해 자라나는 아이들의 역사 인식에 큰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최근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고려거란전쟁을 시청하면서 나 또한 느즈막히 역사에 대한 관심과 모르고 있던 사실을 배우고 있다. 당시에도 군사반란이 있었고, 탄핵의 방법이 칼로 목을 베는 무참한 시해라는 점은 씁쓸하기도 하다. 각설하고, 영화 서울의 봄,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등 문화 예술을 통해 역사를 배우는 과정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어휘력이 좋고, 역사적 사전 지식과 공부가 좀 됐더라면 딸에게 영화 서울의 봄이 단순히 쿠테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 그 상황이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고, 언론 탄압에 대한 이야기도 전하고 싶었다만, 아이가 스스로 관심이 생기고 공부를 하게 될 거라 짐작했다. 수능 시험문제의 답만 준비하고 공부했다면, 공부의 화각이 조금 넓어지고 교과서가 아닌 영화나 예술을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진실을 배우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딸에게 넷플릭스로 남산의 부장들을 관람하라고 권해야겠다는 짧은 생각이 스쳤다. 

#짧은생각 #꼴피셜

 

kkolzzip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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