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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잇&데이> - 사랑은 닳지 않는 배터리인가요?

꼴P 2010. 7. 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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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적인 만남은 없다.
다만 행운을 가져다 주는 만남이 존재할 뿐,

세상만사에는 다 이유가 있다.

닳지 않는 배터리가 되고 싶다.

이상은 영화 나잇 & 데이를 관람하고 나오면서 내 머리속에 남긴 메모입니다.


 



2010년 7월 1일. 
 
그 전 날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무색의 콧물이 뚝 뚝 떨어지는데 내 몸 컨디션과 상관없이 6시 10분에 눈이 떠지더군요. 지독한 감기는 한 여름에 이유없이 찾아오는 감기인 것 같습니다.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설레발을 친 이유는 아내의 생일을 맞아 미역국을 끓이기 위함이었죠. 로맨틱한 성격, 아내와의 금실을 떠나서 순전히 제가 편하기(?) 위해서죠. 작년에 난 생 처음 미역국을 끓여봤는데, 의외로 제가 끓인 미역국 맛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생일 전 날 12시 넘게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온 전 미역국 한 그릇으로 모든 죄를 면할 수 있었죠. 

올 해도 아내는 미역국을 기대하는 눈치였습니다. 무엇보다 아내에게 미안한 점도 많고해서 야심차게 주방으로 향했습니다. 머리도 아프고 콧물은 계속 떨어졌지만, 작년의 미역국맛을 음미하며 미역을 물에 씻고 큰 냄비에 담아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1분 30초 정도 시간이 경과되었을 듯. 주방에서 떨그럭 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 아내가 화장실가려고 나왔다가 갑자기 "오빠!!!!"합니다.
속으로 미역국 끓여 줄 거 기대해놓고 뭘 저리 놀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빠!!! 이거 다시마잖아!!! 저리가!" 

지끈지끈 아프던 머리 통증이 헤쳐모여 하듯 뒷통수에 묵직함으로, 무색의 콧물은 갑자기 멈추고 식은 땀이 주루룩~~~ 

"미역국을 끓이려면 전 날 양지고기도 준비하고, 미역도 씻고 불려놨어야지... 생일 당일 날 뭘 어떻게 끓인다고... 미역하고 다시마도 구분 못하면서..."

아내의 속사포 공격에 대책없이 멍때리고 있다가 생각한 것이 아내와의 영화관람이었습니다. 평소에 시사회나 조조할인으로 혼자 영화관람할 때가 많은데 오늘은 함께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 뇌리를 스치는 영화가 있었는데, 지난 주 <포화속으로> 감상할 때 예고편으로 본 <나잇&데이>.
예고편에서 살짝 감상한 스펙터클한 액션 씬이면 가볍게 아내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을씨년스런 아침 분위기를 서둘러 아이의 등원으로 해소하고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영화 <나잇&데이>는 닳지 않는 배터리 '재퍼'를 지키기 위한 비밀요원 탐쿠르즈와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위해 공항으로 향한 여인 카메론디아즈의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되는 로맨틱 코메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내용을 생각할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 단순히 2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생각없이 즐기면 되는 영화입니다.비밀요원 탐크루즈는  본 아이덴티티의 맷 데이먼 처럼 어찌 저리 잘 싸울까 싶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꺾이고 부러지고 맞으면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파괴력강한 액션. 미션임파서블에서 달리는 기차위에서의 액션을 얼토당토않는 상황이라고 알면서도 숨 죽여 바라보았듯이영화 <나잇&데이>에서의 액션 또한 만만치 않게 뻥이 심합니다.하지만, 그냥 즐기라는 거죠.

예고편 잠시 감상해봅시다.
 
 
탐크루즈와 카메론디아즈, 나이를 잊고 사는 배우인 양 두 배우의 열연 대단합디다. 극 중 무인도에서 두 배우의 수영복 차림은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했다는 생각. 그럼에도 인터넷 상에는 벌써 카메론디아즈가 늙었다는 악평이 달리고 있다고 하네요. 영화에서 내용이나 연기를 떠나 단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예고편에서도 드러나 듯 영화 내 컴퓨터 그래픽기술이 다른 헐리우드 영화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영화 도입부의 비행기 추락 장면은 손 발이 오그라 들 정도의 컴퓨터 그래픽이었고, 스페인에서의 오토바이 씬 투우장면은 아~ 완전 그래픽 엉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스토리 구조와 빠른 리듬감있는 편집. 그리고 두 배우의 로맨틱한 연기력이 뒷받침 되어 주기 때문이겠죠. 이 영화의 제작비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국내 관객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연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가 있습니다.

서두에 메모 내용을 공개했듯이 이 영화에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이 영화는 사람과의 만남, 운명,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겠죠.

위치타 공항에서 탐크루즈는 이런 대사를 합니다.

"세상만사에는 다 이유가 있다"

아침부터 미역을 다시마로 착각한 실수는 하루 전부터 미리 준비 못한 제 게으름 때문이었듯 세상만사 모든일에는 이유가 있고 원인과 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인과응보라는 말이 있는 것이죠.

그리고, 영화 속 이 둘의 만남이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영화속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운명적인 만남은 없다. 행운을 몰고 오는 만남은 있더라도..."

with me~ with out~

영화의 중요한 키워드죠. 이 둘은 항상 함께 있어야 했습니다. 그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기도 했고, 사랑은 그리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닌 듯 했습니다. 항상 함께 하는 것, 그것이 사랑인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소재인 닳지 않는 배터리 '재퍼'

영화를 정리하다 보니 이 영화는 정말 사랑에 관한 단상인 것 같군요.
닳지 않는 배터리를 개발한 연구자가 마지막으로 건넨 대사.

"아직은 불안정 해..."

사랑은 항상 불안전한 것이죠. 그래서 확인하려하고, 그 확인 때문에 싸우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죠. 세상에 닳지 않는 배터리가 존재하지 않듯 사랑도 마찬가지 인 것 같네요. 

사랑이라는 이름의 배터리가 완전 방전 되기 전에 충전하세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세상의 꼴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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