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PD의 제작노트

음산한 골목길 정적을 깨는 아주머니의 방귀 소리

꼴P 2023. 12. 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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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글의 내용에 적합한 블로그 카테고리가 없다. 오전부터 발등에 불 떨어진 영상 편집 건으로 하루 종일 편집하다가 막둥이의 닭강정 배달 요청으로 귀가했다가 다시 작업실로 나오는 길에 생긴 일이다. 그래서 꼴찌 PD의 제작노트 카테고리에 글을 올린다. 

 

턱 빠질 정도로 웃겼던 꼴P의 사사로운 기록! 

음산한 골목길에 아주머니와 나 단 둘이 걷고 있었다. 난 운동화를 신고 걷고 있었고, 빗물이 살짝 살짝 고인 지점을 빗겨 조심스럽게 걷고 있었다. OK CUT 편집을 다 정리한 후에 가편집을 어떤 구성으로 이어 갈 것인가를 고민하며 걷던 그때!! 

골목길 정적을 깨는 방귀 소리가 바로 코 앞에서 들렸다.

천둥 소리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땅 보고 걷던 내가 깜짝 놀랄 정도의 데시벨이었다. 나보다 한 두 걸음 앞에서 걷고 있던 아주머니의 방귀 소리였다. 나 또한 길 가다가 괄약근 조절이 안 돼서  방귀 뀐 적이 있던 터라 그리 짜증 나는 일은 아니었다만, 순간 웃음을 참아야 한다는 강박에 걸음을 늦춰야 할지 빨리 추월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그 고민을 하던 찰나 아주머니가 ㅎㅎㅎㅎㅎㅎㅎㅎ 뒤를 돌아보며 나를 확인한 것이다. 추월하자니 아주머니가 민망할 듯했고, 속도를 늦추자니 또 예의가 아닌 것 같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씻긴 건지 바람에 날린 건지 냄새는 하나도 나질 않았다. 소리 큰 방귀가 냄새가 없다! 는 옛말이 있지 않던가 ㅋㅋㅋㅋㅋㅋㅋ 

웃음을 참아야 할 일은 또 벌어졌다. 뒤 돌아 나를 확인한 아주머니는 민망했던 건지 그 좁은 골목길에서 도로변으로 이탈하다가 물이 고인 움푹 패인 곳에 발이 빠져 신발이 젖은 거다. 보통은 어머나! 또는 에이 씨 또는 막걸리 한 사발 하는 아주머니라면 에라 씨足~~~~ 욕이 나올 뻔 한 상황인데, 정말 찍 소리도 안 하고 45도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주머니가 골목길을 이탈한만큼 내가 속도를 내는 게 도리다. 빠른 걸음으로 추월해 아주머니와 간격을 넓혔다. 그리고 인증샷을 한 컷 남겼다 ㅋㅋㅋ. 

문득, 25여 년 전 스텦들이 이동하는 대형 버스 안에서의 방귀 사건이 떠올랐다. 

이 이야기는 편집이 급해 다음 글에서 <계속> 

#꼴찌PD의 제작노트 #꼴P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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