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PD의 제작노트
# 인제군 지역혁신리더 양성교육 영상기록
2021년 초, 인제군 지속발전가능협의회(RCE)의 사무국장으로부터 지역의 현안을 주민 스스로 고민하고, 주민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목표로 진행되는 지역혁신리더 양성교육 과정을 기록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1기 교육이 끝난 상황이었고, 한 해 동안 진행되는 교육과정을 영상 전문가의 기록을 통해 편집된 영상이 기록되면 좋겠다는 제안이었다. DMZ평화생명동산을 인연으로 인제군을 오가며 매력을 느낄 즈음이었기에, 영상기록 제안은 내게는 좋은 기회였다. SBS 생방송투데이 코너 연출을 할 때 매주 지방을 출장 다니면서 사람 이야기를 기록했던 연출 이후, 프리랜서 PD로서는 아주 오랜만에 정겨운 시골 풍경과 사람 이야기를 기록할 수 기회였다. 2021년 2기 교육생들의 교육과정 기록 이후, 올해 4기 교육생의 교육과정 영상기록을 무탈히 마쳤다.
지난 12월 13일 오후 4시. 인제군 군청 대회의실에서 2023년 인제군 지역혁신리더 양성교육 4기 수료식이 진행됐다. 수료식 날은 내게 가장 큰 과제가 주어지는 날이다. 총 12회 차의 교육 과정을 임팩트 있게 정리해서 5~6 분 분량의 경과보고 영상을 상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록된 양도 많고, 교육 과정 및 교육의 목표와 비전 제시 등을 짧고 명료하게 구성하는 게 내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2022년 2기, 3기 수료식 영상보다 조금이라도 업그레이드된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 매 회차 교육의 OK CUT을 먼저 정리하고, 편집 구성을 한 후 가.편 작업. 그리고 최종 자막과 음악작업의 순으로 제작을 진행했다.
2023년 4월 첫 오리엔테이션
2023년 4월 28일, 다양한 직업군의 인제군민 22명이 모였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주민 간 자기소개의 시간을 가졌는데, 올해는 2인 1조로 서로 상대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상대의 이름부터 별명, 교육에 지원하게 된 동기 등 소개의 시간을 통해 주민 간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순간이었다.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생태, 경제, 기후, 관광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특강과 더불어 인제군 6개 읍면 각 마을 이장님 또는 사무장님의 마을 소개, 그리고 마을 체험을 더한 1박 2일의 과정으로 진행됐다. 교육과 더불어 지역혁신리더 양성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 스스로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정책을 고민하고 토론하는 장이 마련된다는 점이다.
교육생들은 자치회를 결성해서 회장 및 임원진을 선출하고 각 분과를 나눈다. 올해 분과는 관광분과, 복지분과, 환경개선분과 3개로 구성됐다. 각 분과원들은 매 회차 교육 때마다 분과토론을 진행했고, 논쟁과 토론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그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소통과 단합의 과정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회를 거듭한 토론 결과 지난 11월 말에 정책제안마당이라는 이름으로 군 관계자들과 심화반 선배 기수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정책제안 발표가 진행됐다.
복지분과는 <농촌형 고령자 특화 주택과 다목적 공간 조성:>을 정책 주제로 지역의 어르신들이 지역에서 잘 살 수 있는 복지 정책을 고민했고, 관광분과는 <여행 속에 인제를 담다>는 주제로 속초나 양양을 다니면서 인제에 들리는 인제가 아니라, 인제의 자연 풍경을 이모저모 느낄 수 있는 인제여행 스탬프 투어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환경개선분과는 <인제군 공공시설물의 주민편의성에 대한 분석 제안>이라는 주제로 비봉로 44번 길 보행로에 대한 주민 편의를 위해 직접 주민을 만나 설문 조사를 통해 분석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모든 분과의 정책 발표 후 현장에서 QR코드를 통해 직접 우수 분과를 선정하는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고, 환경개선분과가 최다 득표를 얻어 우수 분과상을 수상했다.
마지막 수료식 현장에서 21명의 수료생들은 수료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의미를 되새겼다. 인제군 지역혁신리더 양성교육의 특징 중 하나가 심화반 활동이다. 수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기수 별 모임이나 토론을 통해 지역의 발전을 위해 고민한다는 점이다. 각자 현업에 바쁜 생활 속에서도 주민자치회 활동으로 이어져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교육생도 있고, 일본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지명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고유지명을 찾는 심화반 교육생들도 있었다. 인제군에서는 3기 교육생이 정책발표한 인제 100경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실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역의 발전과 주민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상생하고 협력하고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역혁신리더 교육! 20여 년 전 마을리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교육에서 수료한 1기 교육생들이 20년 뒤 인제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지역혁신리더 양성교육이 아무 탈없이 지속된다면 10년 뒤 인제군 변화의 중심에 지역혁신리더 교육생들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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