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눈과 인간의 눈 사이 – 돌봄이 만든 죄
치매를 앓던 부친을 2년간 돌보다가, 술에 취해 살해한 아들에게 법원은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형법상 ‘존속살해죄’의 최소 형량입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무방비 상태의 노인이었고, 피고인은 술에 취하면 폭력적 성향이 드러난다”고 밝혔습니다.
법의 눈으로 보면 이 판단은 명확합니다. 생명을 빼앗은 행위의 결과가 존재하고, 고의가 있었다면 책임은 피할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인간의 눈으로 보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그는 단순한 가해자가 아니라, 지쳐버린 돌봄자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년 동안 홀로 치매 부친을 돌보는 동안, 그는 수없이 무너지고 다시 일어섰을 겁니다.
사랑과 피로, 책임과 분노가 교차하는 그 고립의 시간 속에서, 어느 순간 감정의 통제는 무너졌던 것은 아닐까?
그의 폭력은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감당 불가능한 인간의 한계에서 터져 나온 비극이었다는 생각도 경우의 수를 둬야 한다는 생각이 스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술에 의해 습관적인 폭력 성향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면 7년도 짧은 형량이겠죠.
법의 눈은 질서를 지키기 위해 개인의 책임을 묻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눈은, 그 책임이 만들어진 맥락을 봅니다.
그 사이에는 ‘공동 돌봄’의 부재라는 커다란 틈이 존재합니다.
치매 환자를 가족이 떠맡는 구조, 사회적 지원의 한계,
그리고 “자식이 돌보는 게 도리”라는 오래된 관념.
이 모든 것이 보이지 않게 쌓여서 결국 구조적 폭력을 만듭니다.
돌봄이 개인의 의무로 남아 있는 한, 이런 비극은 계속 반복될 겁니다.
국가는 치매 어르신들을 위한 어떤 제도와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꼴찌PD의 짧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