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공기가 아직 차가운 오전 9시, 양구군 해안면 성황지 주변으로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오늘은 오랫동안 미뤄졌던 마을 정화 활동이 진행되는 날. 원래는 4월 ‘물의 날’에 맞춰 진행하려 했으나,
연이은 눈과 일정으로 밀리고 밀리다 결국 11월 말에서야 현실이 되었다.

현장에 설치된 엠프가 말썽을 부리며 소리가 나지 않아 모두가 당황하던 순간,
‘마을 맥가이버’ 어르신이 전선 몇 번 만지작거리더니 금세 뚝딱 소리를 살려냈다.

아침 일찍부터 모인 어르신들께 하천네트워크 관계자들이 따끈한 커피를 나눠드리며 오늘 작업의 첫 기운을 북돋았다.

“마을을 후손들에게 잘 물려주려면
지금부터 우리가 잘 관리해야 합니다.”
마을 정화 활동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에서 이장님은 농사 과정에서 버려진 폐비닐과 농업부산물을 언급하며
"보일 때마다 치울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 오늘의 구호
- 밭두렁 만들GO
- 흙탕물 줄이GO
- 하천은 살리GO
하천네트워크에서 몇 해 전부터 마을 분들께 전하는 구호. 현장에 모인 주민들은 마을을 스스로 가꾸고 정화하겠다는 의미로 작은 응원과 미소로 화답했다.
🏚️ ‘폐가’에서 나온 쓰레기들
오늘 정화활동의 핵심 구역은 돌아가신 어르신이 살던 빈집 주변. 그곳엔 세월이 쌓인 생활 쓰레기부터
농사 부자재까지 뒤엉켜 방치되어 있었다.




주민들이 힘을 합쳐 정리하는 사이
한 어르신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집에서도 청소 안 하는데, 여기서 이러고 있네 ㅎㅎ”
현장은 웃음과 땀이 동시에 묻어나는 풍경이 이어졌다.


주민들이 손으로는 도저히 옮기기 어려운 대형 폐비닐 더미와 농업 부산물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이걸 치우려면 수십 명의 인력이 동원돼도 하루가 모자랄 정도였다.


하지만 집게차가 도착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거대한 집게가 한 번 움켜쥘 때마다 방치된 폐기물 덩어리가
순식간에 트럭 위로 옮겨졌다.

영하 5도의 추운 날씨 속에서 오전 내내 정화 작업에 애쓴 어르신들은 점심시간이 되자 마을회관으로 모였다.
관계자들이 미리 준비해 둔 족발과 김밥, 따뜻한 국물이 놓였고 작업으로 얼어 있던 손과 몸이 조금씩 풀렸다.

식사 자리에서는 각자 작업 중 있었던 일들을 웃으며 이야기하고, 올해 농사 얘기와 마을 소식들이 오갔다.
도시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시골 마을 특유의 정과 온기가 깃든 시간이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서로의 수고를 인정하고 함께 한 끼를 나누는 모습 자체가 정화활동의 또 하나의 의미가 되어 주었다.



🎬 오후 – 비점오염 영상 교육 & 김은령 사무처장의 강의
식사 후에는 비점오염과 관련한
영상 교육이 진행되었고,
이어 김은령 사무처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각자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현장의 문제를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의 쓰레기 배출 문제는 현장에서 자주 목격되는 현실적 문제로 언급되었고,
내년부터 주민협의체 차원의 교육과 계고장 조치 논의까지 이어졌다.




🌱 정리하며 — 주민·관·단체가 함께 만든 하루
오늘의 정화 활동은 단순한 쓰레기 수거가 아니라, 주민과 관이 함께 마을을 정화하고 앞으로의 지속적인 마을 정화를 위한 논의를 비롯해 지속가능한 현장형 환경관리의 사례였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주민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정화의 하루’.
그 노고 위에 내년 활동 계획과 지속 가능한 마을 환경관리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발로 뛰는 꼴찌PD의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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