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PD의 제작노트

광장의 기록에서 지역의 기록까지

꼴P 2025. 12. 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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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꼴찌TV의 우수한 꼴찌PD입니다.

월간 영상매거진 KKOLZZINE 12월 호는

지난 1년의 시간을 간략히 정리하는 호로 준비했습니다.



EP|광장에서 시작된 2025년

 

2025년의 시작은 광장이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명분 없는 불법 계엄 이후 12월 7일 첫 광장의 기록은 새해에도 이어졌습니다. 1월 3일 희망은 힘이 쎄다! 라는 타이틀로 한국민예총 소속 문화예술인들이 노래와 춤 연주로 시민들을 위로하고, 또한 예술가로서의 저항을 기록했습니다.

 

1월부터 4월 4일, 파면 선고가 내려지기까지

처음에는 단순한 현장 스케치였습니다.

그러나 3월, 윤석열 석방 이후부터는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야겠다고 판단했고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현장을 전하기 위해

유튜브 현장 스케치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발로 뛰는 기록자. 1인 미디어로서의 역할에

나름 충실했던 시간이었습니다.

 

2부|기록이 책이 되기 직전까지

광장 기록은 예상치 못한 제안으로 이어졌습니다.

지역의 한 출판사에서

현장 스케치 기록과 사진을

책으로 엮어보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책을 쓸 깜냥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망설였지만,

소설을 쓰고 독립출판을 해 온 친구의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말에

결국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다만, 마감을 지키지 못해

출간이 2026년으로 미뤄진 점은

2025년의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더 다듬고 준비해서 2026년 4월 경 제가 직접 기록하고 생각을 정리한 제 생애 첫 도서가 출간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3부|시의성과 한계

또 하나의 아쉬운 낙방.

시의성 있게 전달했던 현장 스케치들을

 

정치 시사 다큐로 풀어낼

역량의 한계를 느꼈고,

 

음악 예술인 인터뷰를 중심으로

서사를 구성해

제천국제음악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출품했지만

선정되지는 못했습니다.

이것 역시 올해의 분명한 한계이자

남겨진 숙제입니다.

4부|관계가 남긴 기록들

기록은 사람을 통해 확장됐습니다.

광장 기록의 과정에서 인연이 깊어진 박종면 국장님의 제안으로 시민사진학교 강사로 합류했고, 5기 수강생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인 미디어, 누구나 PD인 세상’을 주제로 한 차례 강의를 진행했고, 8월에는 시민사진학교 강사진 사진전에 영상 전시로 참여했습니다. 특히 시민사진학교 교육생들이 직접 작사한 가사로 AI 음악을 만들고,

그 노래에 현장 기록을 입힌 뮤직비디오 한 편을 완성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다시 확인했습니다.

사진으로 남긴 기록, 시민 스스로 카메라를 들고 남긴 현장 기록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기억을 이어가는 방식이라는 것을. 이 시간들은 기록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왜 기록은 결국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지를 다시 새기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5부|인제에서 배운 민주주의

 

4월부터 11월 말까지는 강원도 인제군 지역혁신리더 양성교육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인제군 각 읍면에서 모인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을 만났고, 주민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고 숙의하는 현장을 가까이에서 기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말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전 기수가 한자리에 모인 혁신포럼 현장은 깊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군수가 직접 주민들과 대토론회를 열어 지역의 문제를 듣고 응답하는 자리, 행정이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형식이 아니라 주민이 먼저 말하고, 행정이 귀 기울이는 숙의의 현장이었습니다.

그 소통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부군수가 교육 현장을 직접 찾아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고,지역의 청년들과 행정 책임자들이 서로의 언어로 소통하는 시간도 이어졌습니다. 기록자로서, 인제군의 변화가 분명히 기대되는 시간이었고 이 과정에서 쌓인 에너지들이 지방자치의 하나의 롤모델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된, 매우 귀중한 기록의 시간이었습니다.

6부|생명과 씨앗의 기록

올해 가장 감사한 일 중 하나는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의 생태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할 기회를 얻은 것이었습니다.야생화와 이름 모를 곤충들, 그리고 토종씨앗학교 교육 과정을 기록하며 씨앗 주권과 기후위기 시대에 토종씨앗이 지닌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게 됐습니다.

 

‘청촌맛공감’ 프로그램에서는 딸 또래의 청년들이 이른 시간부터 농촌 체험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지역 농민과의 만남을 통해 농업을 직업으로 고민하는 진솔한 인터뷰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천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이 자리는 외부에서 기획된 초청 행사가 아니라, 마을의 안녕과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주민이 직접 준비하고, 주민이 직접 주체가 된 마을대동제였습니다.

제관도, 진행도, 참여도 모두 마을 사람들의 손으로 이루어졌고,  그 안에는 형식보다 오래 이어져 온 마음의 결이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이 천제에는 일본의 평화주의 시민단체도 함께 참여해 국가와 국경을 넘어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뜻을 나눴습니다. 누군가를 향한 외침이 아니라, 하늘을 향한 조용한 기원. 그 장면은 평화가 거창한 선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일상과 공동체의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습니다.

기록자로서 바라본 이 천제는 전통 의례를 재현한 행사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도 공동체가 스스로 평화를 말할 수 있다는 살아 있는 증거였습니다.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의 기록들은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 갈등을 넘어 평화를 선택하려는 마음, 그리고 분단의 시간을 넘어 공존과 통일을 상상하는 시선.

우리가 어떤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조용히 묻는 시간이었습니다.

기록자로서 이 공간에서 느낀 확신은 분명합니다.

생명은 곧 평화이고, 평화는 통일로 이어지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는 것.

이 영상을 빌어 기록의 기회를 내어주신 한국DMZ평화생명동산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7부|서울에서 인제로

기록의 무게중심은 점점 서울에서 인제로 옮겨갔습니다.

어느새 7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온 인제군. 어려운 시기,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받았던 이 지역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오늘도 인제입니다> 채널을 통해 합강문화제와 지역혁신리더 교육, 한국DMZ평화생명동산 기록뿐 아니라 인제어드벤처를 비롯한 체험형 프로그램의 현장도 함께 기록하며 인제를 ‘머무는 지역’으로 바라보게 됐습니다.

이제는 스스로를 인제군의 ‘관계인구’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8부|AI와 기록의 확장

10월, 추석 연휴 3일 동안은 AI에 집중했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꽤 늦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공부를 시작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점은 분명 하나의 특이점에 가까웠습니다. 이미지 생성의 단계를 넘어, AI 영상 제작의 판도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변화가 어디까지 가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학습을 시작했고, SORA2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연습했습니다.

머릿속에만 있던 장면이 텍스트를 거쳐 영상으로 구현되는 경험은 분명 신기했고, 동시에 기록자의 언어를확장해 주는 도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0월 중순에는 AI 콘텐츠만으로 구성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구독자 증가는 빠르지 않지만 꾸준히 상승 중입니다.

이 속도는 오히려 AI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작은 증거처럼 느껴졌습니다.

늦게 시작했지만, 뒤처졌다고 느끼기보다는 변화의 한가운데에 발을 디뎠다는 감각이 더 분명했던 시간입니다.

 

9부|12월, 다시 현장으로

 

12월은 다시 기록과 정리의 시간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현장을 마주했습니다.12월에는 한국소년보호협회 행사 촬영도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우 조진웅 사건을 계기로다시 생각하게 된 질문이 있었습니다.

사회는 아이들에게 과연 얼마나 많은 기회를 주고 있는가. 우리는 너무 쉽게 설명보다 낙인을 먼저 붙이고 있지는 않은가.

이 질문은 2025년을 정리하며 가장 무겁게 남은 질문 중 하나였습니다

 

 

2025년은 기록을 멈추지 않았던 해였습니다.

그리고 2026년은 그 기록이 머무를 자리를 스스로 선택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서울을 지나 인제로, 개인의 기록을 넘어 지역의 서사로.

인제군 ‘관계인구’로서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까지 책임지는 기록. 2026년,지역과 함께 도약하는 한 해를 시작합니다.

 

블로그 꼴찌닷컴 또한 더욱 성실히 기록할 것입니다. 

글 / 꼴찌닷컴 

제휴 문의 : hnhmedia@naver.com 

https://youtu.be/xtbrdHyYU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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