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PD의 제작노트

왜 2026년을 '붉은 말의 해' 라고 부를까?

꼴P 2026. 1. 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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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026년을 ‘붉은 말의 해’라고 부를까?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은 꼴찌PD의 단순한 호기심과 궁금증이다.  

2026년을 두고 사람들은 흔히 ‘붉은 말의 해’, 혹은 ‘적토마의 해’라고 부른다. 이 표현은 단순한 별명이나 운세용 수사가 아니라, 동아시아 전통 역법인 천간과 지지(60갑자)의 결합에서 나온 상징이다. 2026년은 천간과 지지를 기준으로 보면 병오년(丙午年)에 해당한다.

병오년이라는 말은 두 글자로 나뉜다. 병(丙)은 천간이고, 오(午)는 지지다. 지지 오(午)는 십이지에서 말에 해당한다. 그래서 오가 들어간 해는 기본적으로 말의 해로 불린다. 말은 전통적으로 이동, 속도, 추진, 전진을 상징해 왔다. 가만히 있기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성질을 가진 존재다. 

여기에 병(丙)이 더해진다. 병은 오행으로 보면 불(火), 그중에서도 양화(陽火)에 해당한다. 촛불처럼 은은한 불이 아니라 태양에 가까운 불이다. 숨겨진 불이 아니라 밖으로 드러나는 불, 감출 수 없는 에너지다. 오행에서 불의 색은 붉은색으로 상징된다. 그래서 병은 곧 ‘붉은 불’의 기운을 뜻한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의미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오(午)는 말이고, 병(丙)은 붉은 불이다. 그래서 병오년은 ‘붉은 말의 해’로 불린다. 여기에 사람들이 굳이 ‘적토마’라는 표현까지 쓰는 이유도 있다. 전통 서사 속에서 적토마는 평범한 말이 아니라, 빠르고 힘이 세며 전장을 가로지르는 말로 그려진다. 질주와 결단, 강한 추진력의 상징이다.

말의 인상을 가진 사람들

말의 해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특정한 얼굴과 몸짓을 떠올리게 된다. 말의 인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단순히 인상만 보고도 “말상이다”라고 표현하게 되는 얼굴들이다. 대표적으로 이문세, 유열처럼 세로로 길게 떨어지는 얼굴형의 사람들이 그렇다. 또 다른 말의 이미지는 몸에서 나온다. 말근육이라고 부르는, 군살 없이 갈라진 근육질의 사내들. 보기만 해도 달릴 준비가 되어 있는 몸이다.

군대에 있을 때도 그런 친구들이 몇 명 있었다. 후임 중에도, 선임 중에도 있었다. 유독 말이 떠오르는 친구들. 군대 축구만 하면 그 진가가 드러났다. 포지션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고, 상대가 누구든 개의치 않고 돌진했다. 기술이 뛰어나다기보다는 멈추질 않았다. 지치지 않는다는 인상이 강했다.

필자 꼴찌PD는 당시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이등병 시절, 군대 축구에서 상대편 병장을 상대로 기죽지 않고 수비하던 기억이 있다. 큰 활약이라고 할 건 없었지만, 끝까지 버텼다는 이유로 내무반장에게 칭찬을 들었다. 그때의 장면이 가끔 스친다. 공을 걷어내던 순간보다도, “쟤는 물러서지 않는다”라는 말 한마디가 더 오래 남았다.

말의 인상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로 조용해 보이지만, 막상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다. 빠르기보다 꾸준하고, 화려하기보다 직선적이다. 병오년이라는 말을 곱씹다 보니, 그런 얼굴과 몸짓, 그리고 군대 운동장 한쪽에서 숨을 고르던 기억까지 함께 떠올랐다. 붉은 말의 해라는 표현은, 나에게는 그렇게 개인적인 풍경으로 이어진다.

말의 대표적 상징은 속도! 

말의 대표적인 상징은 속도다. 멈춰 서 있는 말은 말이 아니라는 말처럼, 말은 늘 움직임으로 기억된다. 그래서인지 병오년, 붉은 말의 해라는 말을 곱씹을수록 ‘속도’라는 단어가 계속 따라붙는다.

2026년, 개인적으로 마음에 새긴 키워드는 ‘도약’이다. 오래 버티긴 했다. 그 시간들이 헛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큰 성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는 버티는 국면을 지나, 도약하고 드러낼 때라는 자각이 든다. 그동안 나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줄곧 말해왔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다만 방향이 분명해졌다면,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 중 하나가 팀 작업이다. 혼자서 가는 길은 익숙하다. 대신 속도가 나지 않는다. 반대로 팀으로 움직이는 길은 낯설고 불편하다. 시행착오도 분명 겪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혼자 무작정 달리는 것보다, 때로는 채찍질을 해주는 기수가 있고, 말발굽을 갈고 닦아주는 조련사가 함께 있다면 방향을 잃지 않은 채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붉은 말의 해를 맞으며, 나는 더 이상 천천히 가는 사람으로 남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무작정 달리고 싶지도 않다. 방향은 유지하되, 이제는 정주행을 위한 속도를 허락하는 해. 병오년은 내게 그런 해로 기억될 것 같다.

 

https://youtube.com/shorts/sPmCNGYn3uM?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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