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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문신에 대한 선입견

꼴P 2010. 11. 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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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만화에서 조직폭력배들을 대변하는 이미지 중 하나가 문신입니다. 
등에 호랑이 한 마리 그려있고, 가슴에는 용 한마리 승천하고 있는 사람이 목욕탕 안에 앉아 있으면 괜히 냉탕으로 향하곤 하죠.
 
하지만, 이제 문신은 조직폭력배들만의 전유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연예인을 비롯해 가까이서 문신을 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문신을 한 사람들을 보면 제일 먼저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얼마 전, 화선지에 그려진 수묵화처럼 온몸에 문신이 새겨진 아저씨를 봤습니다. 허락도 맡지 않고 뒤통수를 바라보며 촬영을 했습니다. 문신이 멋있기도 했고, 그 고통을 참아내느라 고생했을 아저씨가 장한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온 몸에 문신을 새겨 표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뭔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는 걸까요?

2007년 '마지막 주자들의 행복'이라는 다큐멘터리 제작 당시에 한 청년을 만났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불량스럽게 하루를 살던 청년이 맘 단디 붙잡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몇 년 지나 대리라는 직함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팀원들을 관리하는 역할까지 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그의 어깨에 새겨져있는 사대천황 문신이 팀원들에게 주는 위압감때문에 그는 문신을 지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새겼던 문신은 그 시절 또래 친구들에게 권력의 상징이었고, 또한 자신보다 덩치 크고 힘센 친구들에게 지지 않으려는 자존심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는 그런 식의 자존심은 필요없고 후회만 된다고 했습니다. 문신의 정도가 심해 쉽게 지울 수도 없고, 병원비도 만만치 않아 고민하던 그. 그에게 문신은 지금 어떤 의미일까요?

반면, 지난 3월. 내가 참 좋아라 하는 그룹  YB밴드의 윤도현님의 팔뚝에는 '대동단결'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문신인지 매직 글씨인지 확인은 못했지만)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힙합 청년 마루치의 팔에도 '진짜 남자'라는 뜻의 문신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제 문신은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의 하나가 되어 버린 듯 합니다. 이런 표현에 선입견을 갖는 건 문화와 예술의 자유로운 접근에 뒷걸음 치는 행위 아닐까요?

가끔은 저도 문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몸에 근육이 없어서 멋진 문신이 되지는 않겠지만, 새장에 문이 열려있고 그 옆에 날개짓 하는 새 한 마리. 
내 등에 그런 문신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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