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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대통령은 우리를 지켜주는 사람이야...

꼴P 2010. 11. 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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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수업시간에 장래희망을 발표하는 시간이면 제일 많은 대답이 대통령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제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다만, 반 아이들의 대답 중 제일 많이 나오는 대답이 바로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은 기억합니다. 왜 아이들은 대통령이 되고 싶어했을까요? 혹시 지금 초등학생들도 장래에 희망하는 사람으로 대통령을 손꼽을까요?


어느 날, 여섯살배기 딸이 '우리가족'이라는 제목아래 거실 벽에 포스트잇 3장을 붙여놨더군요. 그런데, 가족의 이름밑에 대통령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아이의 눈에 분명 대통령은 아주 높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을텐데, 엄마 아빠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대통령을 적은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제가 제 딸 나이 때의 어느 날에 대한 기억입니다.

갑자기 동네 아주머니들이 눈물을 흘리시고, 흑백 TV 화면에는 우리 동네 아주머니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오열하는 장면을 본 것으로 기억합니다. 무슨 일이 있길래 이렇게 동네 사람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걸까? 누군가 우리나라에서 높은 분이 돌아가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날은 박정희 前 대통령께서 돌아가신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전 눈물이 흐르지 않았습니다. 왜 울어야 하는지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어느 토요일 아침. 구로구 어느 공원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행사가 있어서 아이를 데리고 참여하기 위한 분주한 아침을 맞이한 날이었습니다. 아내는 김밥을 싸고 있었고, 전 TV를 시청하고 있었는데 TV에서 믿을 수 없는 자막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그 믿을 수 없는 자막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30여 년 전, 동네를 떠들석하게 했던 그 소식은 내게 아무런 감정을 유발하지 않았지만, 30여년이 지난 후 TV를 통해 전해들은 소식은 그 때와는 전혀 다른 감정이었습니다. 그 날 저녁, TV에서는 내가 여섯 살 때 봤던 그 광경과 오버랩되는 듯 흑백화면의 상황이 컬러화면으로 바뀌듯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내 아이의 시선에는 그 상황들이 어떻게 인식되었고,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요...

아이의 포스트 잇이 짧은 단상을 너무 멀리 가게 했네요.


몇 년전에 종로에서 대통령 세 분의 그림을 거리에서 팔고 있는 걸 봤습니다.
사진 올리면서 한 분의 대통령님은 현존하시는 대통령이시라 함부로 사진을 올릴 수 없어 크롭했습니다.
누가 그린 그림인지 모르지만, 두 분의 묘사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운의 전직 대통령 두 분은 그림에서 서로 다른 미소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 그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난 왜 단 한 번도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라는 스쳐가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도 아이들의 장래 희망이 대통령일까?라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가족 이름 뒤에 대통령을 붙인 이유에 대해 딸에게 물었습니다.

- "왜 가족이름 뒤에 대통령을 붙였어?"
- "대통령은 좋은 사람이니까..."

- "대통령이 왜 좋은 사람인데...?"
- "우리를 지켜 주는 사람이니까..."

드라마 시청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요즘 수,목요일을 기다리는 이유는 SBS미니시리즈 <대물>때문입니다. 초반에 PD가 교체되고 작가가 교체되었다는 보도가 그리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이 누구를 닮았고 특정인의 이야기인지 아닌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치에는 관심도 없고, 정치가 뭔지도 모릅니다. 단지, 볼 만한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죠. 국민을 위한 국민을 지키기 위해 소신과 원칙을 지켜가며 대통령이 되어가는 서혜림 이란 인물에 대한 관심. 사실,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어 현실성이 떨어지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지만, 영화 나 드라마가 어느 정도의 픽션이 가미됨을 감안하면 시청할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시선에 비쳐지는 대통령... 우리를 지켜주는 사람.
전 나라를 지킬 자신은 없지만, 사랑하는 내 아이를 지킬 자신은 있습니다.
내 아이에게 훌륭한 대통령이 되어야겠습니다.  


오늘 대물하는 날이네...본.방.사.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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