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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불량남녀>가 불량스런운 이유

꼴P 2010. 11. 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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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에서 멤버쉽 시사회라는 것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지난 10월 28일 목동CGV에서 영화<부당거래>를 감상하러 갔다가 공지사항을 확인하고 후배와 함께 구로CGV에가서  멤버쉽 시사회로 영화 <불량남녀>를 감상했습니다.

다시 프리(?)한 신세가 된 이상 시사회는 제게 더없는 보양식입니다.
그런데, 그 보양식도 잘 못 먹으면 배탈나서 소화가 안되고 불편할 때가 있죠.
영화 <불량남녀>는 제게 소화안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불량남녀
감독 신근호 (2010 / 한국)
출연 임창정,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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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를 떠나 영화의 내용은 아주 단순합니다. 대출회사 여직원(엄지원)과 강력반 형사(임창정)의 불협화음이 알콩달콩 사랑으로 변한다는 스토리. 이 영화는 영화 불량(?)이 안나오니까 억지로 이야기를 짜집어서 불량스럽게 만든 영화인가요?  



프롤로그에서 휴대폰을 받으며 뛰어가는 배우 임창정을 봤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을 때 정말 영화계에 운없는 배우라는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필요이상의 생각 말고, 부담없이 즐기기에 딱 좋은 영화.


그 동안 시나리오를 받고 캐스팅 제의를 받았던 흥행대작이 영화 <해운대>를 비롯해 한 두편이 아니었는데, 그 때마다 캐스팅을 거절하거나 배우 교체로 고배를 마셔야 했던 배우 임창정. 그래서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이번 영화에서는 어떤 역할일까 궁금했습니다.  


코믹연기나 애드리브에서 여느 배우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재치와 위트의 소유자이기에 이번 영화에서도 그의 유머러스한 역할을 기대하는 관객이 많으리라 예상됩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영화 중간 중간 박장대소는 아니더라도 여기 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와 관객을 즐겁게 하는 장면도 있습니다.역시 배우 임창정은 유머의 타이밍과 호흡을 아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하지만, 배우 임창정을 돋보이게 한 것은 성격불량의 대출회사 여직원 김무령 역의 배우 엄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원래 성격이 저럴까 싶을 정도로 영화 속 배우 엄지원의 캐릭터는 쏘아 붙일때 제대로 쏘아 붙이고, 바가지 긁을 때 제대로 긁을 줄 아는 도도한 여성입니다. 목소리도 설정이었을까요? 앙칼진 목소리로 상대를 말 못하게 하는 그녀는 투계장에 날개짓 제대로 하는 전문 쌈닭과도 같았습니다. 그래도 밉지 않았던 건 그녀의 연기력이 뒷받침 되어 주었기 때문이겠죠. (사심섞인 글인가요...?)

자! 이제 생각하는 꼴찌에게 이 영화가 불량스러웠던 이유를 감히 주제넘게 지적질을 해볼까 합니다.

1. 유머로 승부 걸거면 확실히 웃기던가!!!


제가 워낙 머리가 나뻐서 여느 관객들과 웃음 코드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감상하는 내내 시계를 만지작 거릴 정도로 푹신한 좌석이 가시방석 같았습니다. 범인 검거 순간에 울려대는 빚독촉 전화 설정. 기상 나팔소리와 유사한 전화벨 소리 설정. 뭐 하나 공감할 수 없는 영화 속 일상이었습니다.
예상을 뒤집는 뒤통수 치기 식 유머는 기대할 수도 없었고, 배우 임창정의 코믹스런 표정이나 몸짓 정도인데 그 설정을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니 싫증만 나고 짜증만나고...

2. 아무 역할도 못한 조연들, 주연 배우들을 더 곤란하게 하다.


투 톱의 공격수가 골 결정력이 약해 제대로 골을 넣지 못하면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라도 뒷받침을 제대로 해줘야 하는데, 자살골을 부추기는 형국입니다.
인상깊었던 장면 하나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감초역할을 제대로 해낼 만한 조연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3. 개연성 없는 시나리오. 영화보면서 딴 생각만 하게 한다.


극 중 방극현 형사가 대출회사 여직원으로부터 빚독촉 전화를 계속 받는데, 어떻게 빚을 졌고 그 금액이 얼마인지 영화가 끝나기 전에야 상황이 설명되는 이유는 뭘까? 반전을 꾀했다면 이건 관객을 더 약올리는 것입니다.

영화 내용상으로도 아쉬웠던 점이 형사들의 애환을 빚으로 대변하려했다면 영화 속 형사들의 잠복근무나 생활 속에서 그들의 애환과 빚지고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감정이입이 되도록 풀어줬으면 후반부에가서 더 영화에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습니다.  자신이 진 빚이 아니라 보증으로 인해 독촉받고 있는 방형사의 인간적인 면을 드러내기에는 개연성도 약하고 밀도도 약하고 정보도 내용도 재미도 없는 구조였다는 것입니다. 

제작비가 얼마였는지 모르지만, 저 예산으로 제작해 손익분기점만 넘기고 어느 정도의 흥행으로 수익을 보자는 상업영화의 셈으로 제작 된 영화일 수 있지만, 여러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함께 영화 본 후배가 관람 도중  "형님! 힘드시겠어요..."라고 하길래, 영화가 재미없어서 그런 얘기를 하는 줄 알았더니 극중 자주 등장하는 술 먹는 장면 때문이었답니다. 술을 자제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후배가 보기에 너무 자주 등장하는 술장면이 내게는 곤혹스러웠을거란 생각이었나 봅니다. 하지만, 영화보면서 술먹고 싶을 정도의 감정이입이 되야 말이죠. 


이 영화는 <불량남녀>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배우 임창정과 배우 엄지원의 대립구조에서 시작된 영화이고 그 대결의 승리는 배우 엄지원의 압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마 영화를 관람하는 모든 관객들이 '빵~!'하고 터질 장면 하나. 정말 대본대로 소화해냈는지 에드리브인지 모를 정도로 긴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해 낸 경찰서 내 사건의뢰 장면. 이 장면은 자세히 관찰하면 배우 엄지원조차도 웃음을 참는 듯한 표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이 시퀀스가 제일 유쾌했고 재미있었던 장면입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주장하듯이 영화는 관객의 것!
제가 아무리 주저리주저리 장광설을 하더라도 어떠한 영화든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관객의 몫입니다. 고로, 이 영화가 감독과 제작자의 의도대로 어떤 분들에게는 가볍게 즐기고 유쾌하고 웃을 수 있는 영화일 수 있습니다. 

꼴찌의 불량스런 리뷰는 참고만 하시고, 한국영화에 대한 애착과 관심은 절대 버리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상, 영화 한 편 만들 수도 없는 녀석이 더군다나 포인트 차감해서 공짜로 영화 관람해놓고 개념없이 불량스럽게 지적한 영화 <불량남녀>였습니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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