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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쥐로 담근 술 과연 뇌졸증에 효능이 있는걸까?

꼴P 2010. 11. 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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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PD의 다양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실 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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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고향에서 아버지와 함께 고구마캐다 발견한 선홍빛 쥐새끼들. 30년 넘게 살아오면서 난 생 처음 갓 태어난 쥐새끼를 보게 되었습니다.혐오스런 동물들도 새 생명 만큼은 귀엽고 신비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갓 태어난 쥐새끼들의 꼼지락 거림은 저를 숙연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장군이라 불리는 조카의 눈에는 징그럽게 보였는지 단박에 밟아 죽이는 게 아니겠어요.

어머니는 쥐새끼로 술을 담궈야 하는데 죽이면 어떡하냐고 안타까워했고, 저는 쥐새끼로 술을 담근다는 어머님께 깜놀하는 헤프닝이 있었습니다.

'쥐'로 술을 담근다는 사실이 너무 생소했고 불결하게만 느껴졌는데, 쥐로 담근 술이 중풍, 다시말해 뇌졸증에 효능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어머님이 걱정돼서 인터넷에 '쥐로 담근 술'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사진출처 : http://gall.dcinside.com/list.php?id=hit&no=3543

시골에서 나고 자라신 엄마가 전해 들은 민간요법은 비단 엄마만의 고집이 아니셨습니다. 쥐로 담근 술에 관한 포스팅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쥐를 발견했을 때 트위터에 쥐의 사진을 올리고, 중풍에 효능이 좋다는 말을 듣고나서 트위터에 글을 올렸더니 동갑내기 한의사 한 분이 근거없는 이야기이고 쥐로 담근 술에 대해서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그 때부터 어설픈 취재본능이 생겨 조금 알아봤습니다.


어제 왕십리에서 영화<이층의 악당> 시사회를 마치고,제기동 경동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몇 몇 한의원과 약재사를 찾아 여쭤봤습니다. 사진과 동영상을 담고 싶었지만 사전에 연락없이 갑작스럽게 찾아 온 제게 쉽게 초상권을 허락 할 일 없는게 당연합니다.

"저...민간요법에 대해서 좀 알아보고 있는데요... 쥐로 담근 술이 뇌졸증에 효능이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이 짧은 질문에 대한 답은 엇갈렸지만,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제일 처음 찾아 들어간 한의원 원장님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분이셨습니다.

"예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 쥐로 담근 술을 마시면 쓰러진 사람이 일어난다는 말이 있긴 했지만, 근거없는 이야기다"

라며 요즘 뇌졸증 관련 좋은 한약과 양약이 얼마나 많은데 요즘 쥐술을 먹는 사람이 어디있냐며 되물으셨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약 재료상 주인 어르신께 여쭤봤습니다.

"쥐로 담근 술이 있긴 있어. 요즘에는 그런 사람없지만, 예전에는 우리 가게에 쥐로 담근 술을 찾아오는 사람이 있었지. 어디 갈데 없는 사람들이 몸에 좋다면 뭐든 못 찾겠어..."

예전에 쥐로 담근 술을 찾아 온다는 분이 계셨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쥐로 담근 술을 먹으면 탈나거나 위험하지는 않나요?"

"뭐가 위험해? 내가 어렸을 때는 먹을게 없어서 쥐 많이 잡아 먹었었어. 지금이야 쥐 잡아먹을 일 없지만, 예전에는 쥐도 구워먹으면 먹을 것 없던 시절에 맛있는 음식이었어..."

지금도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서 쥐를 잡아 먹는 현실은 4~50년 전 우리나라와 비슷한 처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쥐로 담근 술이 중풍에 효능이 있다는 말은 근거가 있나요?"

"그걸 어떻게 알아? 그 당시에 사람들이 약도 없고, 돈도 없고 방법이 없으니까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로 먹었던 거지... 그걸 먹고 쓰러진 사람이 다시 일어났다면 그게 술 때문인지 쥐 때문인지 어떻게 알아?... 천당 간다고 교회다니는 거랑 극락간다고 절 다니는거랑 똑같아. 천당이 있어? 극락이 있어? 허허허..."

조금 큰 한의원에 들어갔습니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원장님은 '쥐 술이 뇌졸증에 좋냐?'는 제 질문에 제 벗겨진 앞머리와 제 차림을 훑어보셨습니다.

그리고는 단박에 무슨 이상한 소리 하고 있냐며 '쥐로 담근 술'은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라고 하셨습니다.

그 때, 그 한의원에서 일하시는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께서

"태어나서 눈뜨기 전 쥐새끼를 술에 담궈서 마시면 쓰러진 사람이 일어난다는 얘기가 있었죠"

"그런 얘기가 있어? 난 처음 들어보네..."

한의원 원장님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는 말에 놀라시는 듯 했지만 그 효능에 대한 근거는 없다고 단박에 잘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동의보감 본초강목에는 쥐의 효능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
어있다고 합니다.


모서육(牡鼠肉):숫쥐의 고기

 

수쥐고기性微溫(一云凉)味甘無毒療浧折續筋骨搗付)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일전에는 서늘하다고도 함) 맛이 달며 독이 없는 약재로, 영절(浧折뼈마디가 어긋남)과 근골(筋骨)을 이어주는 데, 짓찧어 환부에 붙인다.

 

主小兒疳疾腹大貪食灸食之牡鼠父鼠也又主骨蒸勞極四肢羸瘦殺盤去骨酒熬入藥(本草)

 

소아(小兒)가 감질(疳疾 어린이가 위장이 나빠 배가 부르고 몸이 야위는 병)로 음식을 탐하여 먹으려고만 하는 데, 숫쥐나 나이먹은 쥐고기를 구워서 먹이고, 또는 골증(骨蒸), 노극(勞極)으로 사지리수(四肢羸瘦 팔다리가 파리하게 마름)를 치료하며, 몸속의 충을 죽이는 데 쓰는 데, 뼈를 제거하고 술에 졸여서 약으로 쓴다(본초).

 

모서담(牡鼠膽):숫쥐의 쓸개

 

主目暗及耳聾但死膽便消故不可得(本草)

 

눈이 어둡고 귀가 먹은 것을 치료한다. 숫쥐는 죽으면 쓸개가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담(膽)을 얻을 수 없다(본초).

 

鼠膽隨人神所在一云每月初生有之初三日前則可得(入門)

 

쥐 쓸개는 (구하기가 어려워) 사람에 따라 다른 데, 매달 초순에 있다고도 하고 초 3일 전에 얻을 수 있다고도 한다(입문).

 

모서목(牡鼠目):숫쥐의 눈

 

主明目夜見書(本草)

 

눈을 밝게하고 어두운 밤에도 글을 볼 수 있게 한다(본초).

 

모서지(牡鼠脂) :숫쥐의 기름

 

主湯火瘡(本草)

 

끓는 물이나 불에 데인 상처를 치료한다(본초).

 

사족급미(四足及尾):숫쥐의 네발과 꼬리

 

主婦人墮胎易出(本草)

 

부인의 유산이나 아이를 쉽게 낳게하는 데 쓴다(본초).

 

모서골(牡鼠骨):쥐의 골

 

甚瘦人不可食(本草)

 

사람을 몹시 여위게 하므로 먹어선 안된다(본초).

 

모서분(牡鼠糞):쥐의 똥

 

性微寒專主傷寒勞復又主小兒癎疾兩頭尖者是牡鼠糞也(本草)

 

성질은 약간 차고 오로지 상한노복(傷寒勞復)과 또는, 소아 간질에 쓰이는 데, 양끝이 뾰족한 숫쥐의 똥을 쓴다(본초)


출처 : http://ask.nate.com/popup/print_qna.html?n=8721478
(인터넷 지식사이트에 올라 온 글이라 출처가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동의보감을 찾아보고 글을 올려야 하나 천자문도 제대로 모르는 판이라.ㅠㅠ)
 


한의원에서도 쥐의 효능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있으나, 동의보감에 수록된 글들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구전인 내용도 많고, 또한 그런 민간요법으로 인해 득이 될 수도 있지만, 해가 될 우려도 있기에 '쥐로 담근 술'에 대한 효능을 인정하거나 권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습니다.

2주 전, 발견한 쥐새끼에 관한 포스팅을 벌써부터 정리하려고 했으나, 쥐를 보고 독특한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정국의 혼란스러움에 얌전히 있어야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해서 어설픈 취재로 정리해 본 '쥐로 담근 술의 효능'에 관한 꼴찌들을 위한 상식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kkolzzip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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