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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인보우> 39살 엄마가 꿈을 향하며 겪는 성장통

꼴P 2010. 1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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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울 엄마에게 들은 엄마의 꿈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30년 전, 골목식품이라는  몇 평 안되는 구멍가게를 하실 때 근처에서 장사를 하시는 아저씨들이 항상 자루를 의자위에 깔고 앉아 술을 드셨다고 합니다.하루는 손님들에게 그게 뭔데 그렇게 깔고 앉아서 술을 드시냐고 물었더니, 장사해서 번 돈이라고 했답니다. 그 당시 엄마의 꿈은 아버지가 돈자루를 깔고 앉아서 술 한번 드시게 하는 게 꿈이었다고 합니다.    

혹시 지금 울 엄마에게도 또 다른 꿈이 있을까요?


요즘은 일주일에 보통 영화 세 편은 보는 것 같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시사회만 쫓아 다니는데요. 리뷰 사이트 위드블로그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짧은 예고편을 보고 오랜만에 독립영화 시사회를 신청했습니다.

 시사회 신청한 이유는 단 한 가지였습니다. 영화를 꿈꾸는 아줌마가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  무엇을 통해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 그것이 나와 같다는 점이었습니다.

영화 리뷰에 앞서 항상 주장하듯이 '영화는 관객의 것' 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스포일러를 삼가하며 간단한 영화 줄거리만 요약하려고 합니다. 관객은 개인적인 성향과 환경의 차이에 따라 영화를 느끼는 감상이 다 다를테니까요.


독립영화 <레인보우>는 39살 아줌마의 꿈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사직서로 시작합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던 아줌마는 직장, 가족에서의 엄마라는 위치에서 벗어나 일탈을 꾀합니다. 그 일탈은 영화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중학생 아들을 둔 아줌마가 늦은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합니다. 

남편의 내조, 아들의 뒷바라지도 중요하지만, 더 늦기전에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은 엄마의 마음. 그런데, 엄마는 영화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걸까요?



영화에서 자주 갈등구조를 펼치는 모자! 이 둘의 공통점은 서로가 원하고자 하는 일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엄마는 영화감독, 아들은 밴드 그룹활동...
이 사이에서 모자지간의 좌충우돌이 소소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영상으로 이야기를 들려 주겠다는 영화감독과 음악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락밴드.
영화 제목 <레인보우>처럼 엄마와 아들은 무지개 꿈을 향해 전진합니다. 
 

이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라고 합니다.

영화라는 작업이 시나리오 기획하고 배우 캐스팅해서 촬영하고 후반작업해서 배급받고 상영관 확정해서 개봉하면 끝나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죠.
기획단계에서도 몇 번씩 시나리오가 수정되고, 투자자의 컨펌을 받지 못해 또 다시 기획하고 수정하고... 심지어 촬영도중에도 제작이 취소되는 것이 영화인데, 그 정글같은 밀림 안에서 젊고 패기있는 남자 감독들과 경쟁해야 하는 아줌마의 영화 감독의 꿈은 멀고도 험합니다.  마치 정글을 헤매는 개미와 같이...


심지어 아들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엄마를 빗대어 재미난 노래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우리는 이상한 가족입니다.우리 엄마는 영화도 안찍으면서 감독이래요~'

아들이 이렇게 노래하기까지 아들 또한 학교에서 수없이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그런면에서 영화 속 엄마와 아들은 비슷한 성장통을 겪는 듯 합니다.


아들역의 백소명 군은 예전에 스타킹에 출연했던 초딩 밴드 페네키의 멤버로서 감독이 한참을 설득끝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첫 영화 출연에도 불구하고 연기가 자연스러웠을뿐만 아니라, 질풍노도의 시기(?)에 관한 대사처리 또한 깔끔했습니다.


스타킹에 출연했던 초딩밴드 <페네키>의 모습


"아줌마! 어디가냐고..."
"몰라요"
(술취한 행인 아줌마의 뺨을 때린다)

이 장면은 개인적으로 영화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감정이입이 제대로 되었던 부분입니다. 스포일러를 담고 심지 않았지만, 이 장면은 스크린이 저 자신에게 묻고 때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 놓치지 말고 감상하라는 뜻으로!  

감독을 꿈꾸던 아줌마는 여행을 떠났다가 촬영현장에서 후배가 연출하는 작품에 보조 출연을 합니다. 그 곳에서 실제 배우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따귀를 맞는 장면이 수많은 NG입니다. 어디가냐고 묻는 술취한 행인과 이유없이 맞는 여인역할. 수없이 NG를 내는 감독.


자전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는 감독이 이 장면에서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이야기는 뭘까요? 저도 잘 모르겠지만...그리고,아줌마는 자신의 꿈을 쫓아 결국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영화를 통해서 직접 확인하세요!~ ^^



영화가 끝이나고 흐르는 OST의 후렴구 가사가 무척 맘에 와 닿습니다.
 
'날 알아보지 못해 주위를 맴돌지만,
 날 알아보지 못해 어디든 갈 수 있어!~'

비 온 뒤 개인 날 갑자기 나타나는 무지개.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무지개지만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꿈을 간직하고 산다는 것.

그것이 행복이고, 삶의 의미아닐까요?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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