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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아이의 상상력에 의해 말랑말랑 해지는 아빠의 뇌

꼴P 2011. 3. 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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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좌충우돌 사고뭉치 딸과의 일상에 관한 육아 관련 포스팅입니다. 엄마, 아빠가 감성적인 측면으로는 뇌의 운동이 자유롭고 활발한 것 같은데,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데는 많이 서툴답니다.
그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아이의 그림 솜씨도 심할 정도로 자유롭고 느낌이 없는데요.^^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밑그림이 그려진 그림에 색칠하는데는 독특하고 자유로운 뇌구조(?)를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얼마 전 어린이집에서 색칠한 그림을 아내가 냉장고에 붙여 놨더군요.

아이가 그린 그림은 여우입니다. 개인적으로 여우하면 떠오르는 색은 갈색이나 흰색인데요. 하지만, 아이가 그린 여우의 색은 보시는 바와 같이 무지개 색과 같은 여러색이 섞인 혼합색이더군요  

-" 여우 색이 왜 이래? 이런 여우 본 적 있어? " 

-" 아니,"

-" 여우 색이 갈색 아닐까? ... 여러 색깔의 여우는 없을텐데..."

-" 예쁘잖아..."

-" 아니,(ㅠ.ㅠ)....그래... 예쁘긴 예쁘지..."

그리고 더 이상 말을 잇지를 못했습니다.

예전에 어느 육아 프로그램에서 아이의 상상력을 기성세대들의 잣대에 두고 탓하지 말라는 내용을 시청한 적이 있는데요.

아이들에게 집을 그려 보라는 제시에 한 아이가 파도 위에 집을 그렸다고 합니다.

육아 전문가는 부모에게 그 그림에 대해 '파도위에 집이 지어질 수 없다' 라는 단정보다는 '바다 위에도 집을 지을 수 있겠구나' 라는 아이의 상상력에 동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아내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제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안경집을 건네며 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 줄 아냐고 묻더군요. 둘 다 안경을 쓰기에 둘 중 한 사람의 안경이 들어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안경 케이스를 여는 순간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안에는 아이의 사촌언니가 선물해 준 작은 인형이 들어 있었습니다. 
눈을 감은 형상의 인형이 마치 잠들어 있는 모습이었는데요.

그런데, 아이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 왜 인형을 안경집에다가 넣었어? "

-" 어...왜 냐면, 이 인형은 내가 무척 아끼는 인형이니까..." 

-" 아끼는 인형을 다른 곳도 많은 데 왜 여기다 넣어놨을까...?"

-" 여기가 아늑하게 느껴지잖아..." 

 
외람된 표현이지만, 저는 순간 눈을 감은 인형이 관에 누워있다고 연상돼서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아이에게는 안경집이 아늑한 공간처럼 느껴졌다고 합니다. 

안경집이 인형 크기와 비슷하고 꼭 맞는데다가 색상이 검정색이라 제게는 뭔가 답답하고 어둡고 탁한 공간으로 여겨진 반면에, 아이에게는 인형이 편안히 잘 수 있는 아늑한 공간으로 느껴졌나 봅니다. 

그 동안 아이의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성장과정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가끔씩 이런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고정관념에 길들여진 딱딱한 뇌가 아이의 엉뚱한 상상력에 의해 말랑말랑 해 질 때가 많다
 

앞으로도 제 생각을 아이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아이의 엉뚱한 상상력을 지켜보고 들여다보는 재미를 느끼며 때론 아이의 상상력을 배우는 자세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의 맑고 투명한 눈에서 만들어지는 상상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와 영상에 대한 참신한 소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꼴찌의 1등 아빠되기!의 도전은 쭈~욱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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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의 메인페이지에 포스팅이 배치 되었네요.^^ 고맙습니다.


                              이미지 출처 : 오마이뉴스 (www.ohm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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