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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본 대지진 취재에 관한 불편한 진실

꼴P 2011. 3. 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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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11일) 발생한 일본 대지진 이후 어느 포털 인터넷 게시판에는 악성댓글과 함께 그 댓글에 대한 추천으로 일본에 대한 반감을 여실히 드러내는 단적인 예가 되었고, 반면 트위터에서는 지진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일본을 돕자는 내용의 트윗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굿네이버스 등 국내 NGO단체들은 일본 현지로 파견되어 피해민들의 안전과 복구에 힘을 쓰고 있다는 내용도 보이는데요. 

반면, 어느 목사의 정신 넋 빠진 발언은(다 알고 계시리라 믿어 내용은 생략) 그 종교의 신자들에게까지도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트위터와 블로그 사이에서는 '반일감정은 이해하지만 좀 심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주를 이뤘고, 이제는 일본에 대한 반감보다는 여기저기서 일본을 돕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신문 및 방송에서는 지진피해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일본 현지로 급파견되고 있는데, 취재과정에서 소소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 지진피해지역의 신문,방송 취재에 대해
피해지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어제,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는 후배PD가 트위터에 긴급하게 현지 취재상황이 열악해 촬영을 도와줄 수 있는 코디네이터를 구한다는 내용을 올렸습니다. 혹시라도 도움이 됐으면하는 바람으로 그 내용을 RT (다시 내용을 전한다는) 했는데 잠시 후 일본에서 살고 있는 교민에게서 멘션(답장)이 왔습니다. 


 내용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라 민감하고 조심스럽습니다만, 한국 기자들 취재와서 밥얻어먹는다는 표현이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습니다. 극도로 불안하고 신경이 예민해진 교민의 시선에는 피해 상황을 알리려고 온 취재진 마저도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배의 트윗내용은 센다이에 살고있는 가족이 연락이 안돼서 실종가족을 찾으러 가겠다는 분과 함께 동행 취재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지 사정이 열악하다보니 현지에서 촬영을 도와줄 코디네이터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나봅니다. 후배와 저에게 동시에 돌아온 답변에 후배는 제작진도 고민끝에 혼자서라도 찾아가겠다는 분을 위해 함께 동행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다시 정리해서 교민에게 보냈습니다.
 

  
지금도 일본으로 향하고 있을 기자나 방송국 제작팀들 모든 분들이 피해지역에서의 취재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키거나 지역민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미꾸라지 몇 마리가 흙탕물을 만들 듯 개념없는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극소수의 취재진이 문제일텐데요. 자극적인 내용의 보도를 위한 취재 욕심에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며 취재 열정을 불사르는 행동도 지금의 시점에서는 신중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위험한 지역으로 향하는
그들의 프로의식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끝나지 않은 여진에 관한 속보가 알려지는 현재, 자신을 걱정하는 본인의 가족을 뒤로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현장으로 향하는 일선의 취재진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일부 언론 매체에서는 과도한 헤드라인으로 국민들을 더 불편하게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일부가 전부라는 편견은 버려야 할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안방에서 편하게 시청하는 드라마나 쇼프로그램도 그 몇 십분을 만들기위해 피마르고 더럽게 일주일을 고생하는 제작진들이 많고, 심지어 일본 지진피해와 같은 안타까운 상황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현지로 향하는 취재진들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을 것입니다.   

방송을 했던 사람으로서 취재진들의 입장을 이해하자는 호소문은 아닙니다.

단지, 그들과 함께 굶어가며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땀흘리고 있을 개념있는 취재진들이 미꾸라지 몇 마리 때문에 오해와 편견으로 함께 비난 받아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정리한 글입니다.  

혹시, 지금 일본을 돕자는 운동이 확산되는 시점에서 이번 원조가 제대로 잘 이뤄져 일본 우익세력들이 정신차리고 독도는 알고보니 재네 땅이래 하고, 알고보니 우리 조상들의 욕정이 도를 지나쳤네 하며 지금까지도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께 정식으로 사과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오랜 시간 얽키고 설킨 실타래 매듭이 한 올 한 올 풀려 나가길 조심스럽게 기원해봅니다. 

누군가의 지원만 있다면 블로거로서 피해지역의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아 이웃분들과 많은 네티즌들에게 직접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일본의 지진 피해는 감히 꼴찌가 강조하지만, 절대 남 일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이 우리나라 또한 매년 여름 폭우와 태풍으로 실종자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피해자가 우리의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일본의 피해를 국운이다, 믿음이 부족해 죄를 받고 있다는 정신 넋 빠진 발언을 하는 일부에게 부탁드립니다. 몇 달 남지 않은 여름, 자연이 부리는 심술이 우리 가족에게도 위기가 될 수 있음을 알고 그 때를 위해서 지금부터 두손 모아 믿음으로 기도해 주시기를...
(특정 종교를 폄하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국운이라는 말에 이건 아니다 싶을 뿐이니 오해없으시길)

       
                      

(오늘 수요일은 영화에 관한 글을 발행하는 날입니다. 어제 와레와레 영화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일본 영화 <엄마 시집보내기>에 관한 글을 쓰려다가 글이 방향을 틀어버렸네요. 일본 와레와레영화제 오늘 마지막 행사입니다. 일본 영화에 관심 많으신 분들은 이화여대 내 아트모모에서 무료로 영화를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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