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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약속 잘 지키고 계세요?

꼴P 2011. 3. 2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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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시작에 앞서 이 글은 반성문입니다.


월요일부터 <나는 가수다>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으로 시끌벅적하더니, 결국 MBC 김영희PD의 사퇴의사가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면서 세상 참 무섭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큰 논란의 이유가 7명의 가수 중 꼴찌를 하는 가수를 탈락시키겠다는 원칙을 어겼다는 것일텐데요.  시청자와의 약속을 어겼다는 내용과 500명 평가단과의 약속도 어겼다는 내용의 글이 트위터와 블로그를 도배하는 것 같더군요.



<나는 가수다>에 대한 생각을 제 블로그에도 포스팅 할 계획이었기에 내일 웹툰과 함께 정리하기로 하고 오늘은 약속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을 정리합니다. 

글을 시작하려다보니 제 자신도 많은 약속을 어겼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번째 아직 많지는 않지만 제겐 무척 소중한 제 블로그 구독자 분들과의 약속을 어겼습니다. 매일 오전 6시 30분에 발행한다는 계획은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세운 계획이자 원칙이고 방문자들과의 약속인데 그 약속을 어겼습니다.

며칠 전 새내기 블로그 아카데미에서 입질의 추억님께서 강조한 내용 중 하나가 성실함과 발행시간의 약속을 짚어주셨는데, 그 중요한 사항을 어겼으니 아직 진정한 블로거가 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핑계밖에 안되겠지만 오늘 발행시간을 지키지 못한 이유는 어제 오랜만에 방송쟁이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게 된 것이 원인이었는데요. 많은 블로거분들이 다음날 글 발행을 위해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나고, 심지어 술자리까지 피하는 걸 보면 술때문에 글을 발행하지 못했다는 건 아마추어적인 제 살 깎아먹는 내용밖에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말대로 그래서 꼴찌인가봅니다.

어제의 술자리는 의미도 느낌도 나쁘지 않은 자리였습니다. 방송생활을 하다가 만난 동갑내기 친구와 그 친구의 AD와 작가, 그리고 홈쇼핑 경력직으로 이직한 후배PD가 마련한 술자리였는데요. 친구들은 블로그만 운영하고 있는 저를 무척 걱정하더군요. 방송이라는 매체의 파워에 대해 논하며 블로그를 취미로 해야지 몇 달 동안 일도 하지 않고 블로그에만 매달려 있으면 어떻게 하냐는 지적이었습니다. 블로그 운영을 일로 생각하며 여기저기 취재도 다니고 나름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사실 저도 친구들이 우려하는 경제적인 부분이 걱정입니다. 하지만, 나름 목표한 바가 있어 아직은 뜻을 굽히고 싶지 않습니다. 사족이 길었네요. 각설하고,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 이라는 화두로 꼴찌에게 감동을 선물한 홈쇼핑 남자 쇼호스트와 달인돈까스라는 대박상품까지 런칭한 후배까지 동석하면서 느낌 있어! 위하여! 를 외치며 주마(酒馬)는 거침없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절주 절연을 하겠다는 새해 다짐도 잊은 채로 말이죠.

제 자신과의 약속이기도했던 절주를 각인시키기라도 하듯 전화벨이 울립니다. 오후 9시 30부터 아내의 명령(?)에 의해 딸이 비상 통신을 시작한거죠. 10시 30분까지 들어가겠다고 딸과 약속을 했습니다. 사랑스런 딸은 아빠가 들어올 때까지 잠들지 않겠다는 부담스런(?) 약속을 하더군요. 하지만, 주마는 나를 놓지않고 함께 달리자며 유혹합니다. 전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채 또 발바닥 땀나도록 달렸습니다. 


10시 30분이 되자 국방부 시계보다 정확하게 제 아이폰이 울립니다. 사랑스러운 딸은 이제 작전수령관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또 한 시간을 미뤘습니다. 11시 30분까지 들어가겠다는 약속은 결국 악마같은 주마때문에 12시 30분에 귀가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게 되었죠. 

주당들이 이글을 보면 12시 30분이면 양호하다 할 시간이지만, 12시는 제가 나름대로 정해놓은 마지노선이었습니다. 그런데, 귀가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가장 큰 문제는 아내와 약속한 소주 한 병의 주량을 어겼다는 점이었는데요. "(ㅠ.ㅠ)"  

술 때문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많이 발생했었기에 작년 가을부터 5개월 가까이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신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어제는 분위기에 취하고 사람에 취해 약속한 주량 이상으로 마셨습니다. 하지만, 내무부 장관(아내)의 불호령이 무서워 술에 취하지는 않더군요. 

약속불이행으로 생긴 문제는 오늘 아침에 발생했습니다. 어젯밤 문자로 늦게 귀가하는 대신 다음날 아침 운동은 빠지지 않겠다고 또 다른 약속을 했는데 오늘 아침 30분 늦게 기상하면서 아침 수영을 못하게 된거죠. 아내는 그 때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6개월 간 하고 싶은 거 제대로 해보라고 시간을 허락했는데 술 때문에 아침운동까지 빼먹고 블로그 글 발행도 안하는 모습이 얼마나 거슬렸을까요. 

매일 6시 30분에 글을 발행하겠다는 방문자들과의 약속과 아이에게 몇 시까지 귀가하겠다고 정했던 시간의 약속,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시지 않겠다던 아내와의 약속. 무엇하나 제대로 지킨것이 없음에 깊이 반성합니다. 

세상에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수많은 약속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 약속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약속을 잘 지키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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