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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가 바라본 <나는 가수다!>에 경쟁은 없었다

꼴P 2011. 3. 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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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앞서 오늘의 글은 평소 존칭으로 글을 정리했던 것과 달리 개인적인 생각을 독백형식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평소 찾아주시던 이웃분들과 방문자께 미리 양해의 글을 올립니다.
 
<나는 가수다!> 이제 프롤로그가 끝났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서바이벌 예능프로  <나는가수다>가 논란 끝에 4회분의 방송을 마쳤다. 그런데 방송이 끝나고 재조정 기간을 갖는다는 자막 고지가 있었다.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이 방송 4주만에 재조정의 기간을 갖는 예가 있었을까?
 



                                          이제 <나는가수다>의 프롤로그가 끝났다. 


글을 작성하기 위해 나는가수다 1회 방송을 다시 봤다. 

<나는가수다>의 기획의도는 음악프로그램들이 황금시간대에 밀려나 있는 현실에서 프라임시간대에 진정한 가수에게 감동적인 음악무대를 마련해주고 시청자들에게는 감동을 선물하자는 것이었다.

분명 제작진들과 자문위원들은 어느 정도의 논란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남태정 라디오 PD는 프로그램 기획회의에서
가수와 시청자들이 탈락자 교체라는 부분을 납득할 수 있겠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고 작곡가 조영수 씨는 잔인하다고는 하지만 대중들이 좋아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이미 대중들이 꼴찌를 탈락하고 교체하는 시스템을 좋아할 것이라는 것을 제작진은 예상하고 있었다. 실제로 일등이 누가 될 것인가는 궁금한 것이 아니었다. 왜냐면 이미 그들은 일등이었으니까...
또한 <나는가수다>를 이렇게 정의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명곡의 변신이라는 즐거움을 선물하는 프로,
음악적인 무한도전!
 
출연자들은 첫방송에서 자신의 노래를 불렀고, 그 이후에는 자신의 노래가 아닌 다른 가수의 노래로 승부를 했다. 그런데, 7명의 가수가 제각각 부르는 노래의 스타일이 모두 달랐고, 원곡과도 느낌이 모두 달랐다. 그 순간에 오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어렸을 적 시청했던 젊음의 행진부터 가요톱10을 거쳐 현재의 인기가요 프로그램까지, <나는가수다>만큼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는 음악방송은 없었던 것 같다. 어느 자문위원의 말처럼 나는가수다 는 좋은 가수에 대한 재발견의 무대이다 

이런 재발견의 무대에서 꼴찌가 된다는 것은 이미 꼴찌 자체에 의미가 없음에도 자연스럽게 꼴찌라는 허구의 단어에 집착하게 하는데,  가수 김건모가 그 콤플렉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는 처음 "내가 꼴찌가 되기를 잘 된것 같다" 라는 말에 역시 선배답고 국민가수 답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후배들 앞에서 재도전을 결심했고, 후배들은 그를 반겼다. 나도 처음 제작진의 협의와 그의 재도전에는 여느 사람들과 똑같이 실망했다. 하지만, 그 실망은 잠시 뿐이었다.

사실 오늘 글의 시작은 가수 김건모님에 대한 악플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려고 시작한 글이었는데 방향이 이상하게 흘렀다.    

 20년 경력의 가수가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손이 떨릴 정도의 긴장감은 느낌 자체였고 도전이라는 교훈이었다. 내가 예능프로 하나를 확대해석하는 것일까? 가수 김건모는 인터뷰에서 나는가수다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준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가수 김건모의 이야기는 만약 그가 자진사퇴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다시 장문의 글을 써야 할 것 같아 이쯤에서 생략한다.

'경쟁'과 '꼴찌'라는 장치?
하지만 장치일뿐,  <나는 가수다> 방송에는 열정만 있을 뿐 경쟁이 없었다. 

자신의 노래를 선택하여 다른 가수가 부르게 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경쟁자의 스타일에 맞는 곡을 선정했고, 경연 준비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팁을 알려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무대에서는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타인의 노래를 자신의 곡으로 소화해 진한 감동을 선물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보다 자신의 노래를 듣는 이들의 표정이 더 긴장돼 보였고, 그 순간 경쟁이 아닌 응원을 하고 있었다. 노래를 마치고 오는 선후배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격려하는 모습은 진정으로 이 사회에서 배우고 느껴야 할 동료애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나는가수다에 아쉬운 점은 재미와 시청률을 위한 꼴찌 탈락제도다.
나는가수다에서 꼴찌 탈락제도가 필요조건이라면 재도전은 충분조건이다.

인터넷에는 일등을 명예롭게 탈락시키는 제도를 마련하자는 글이 많은데,
그렇게 되면 가요톱7이라는 가요톱텐의 아류작 밖에 되질 않는다.
그래서 나는 재도전이 애초에 준비되어 있어야 할 제도라고 생각했다. 2주 나 한 달 정도 후에 다시 무대에 서고 탈락했던 꼴찌는 그 무대에서 또 다시 도전을 해야하는 것이 꼴찌들에게 건네는 희망이 아닐까?

이 또한 가식적인 양심을 포장하는 개인적인 콤플렉스에 의한 합리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엽이 꼴찌로 확정되는 순간 안도하는 모습에서 희망에 대한 갈구는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1시간 30여분동안 느꼈던 감동이 사그러드는 순간이었다. 

선후배들 사이에서 얼마나 부담을 느꼈기에 재도전에 대한 고민을 할 겨를도 없이 안도의 한숨부터 내쉴까... 이 부분이 아쉽고 아렸다. 새로운 가수에게 좋은 무대에 서게 할 기회를 부여하는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는가수다에서의 마지막 등수는 꼴찌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래 그렇기에 미련없이 재도전을 포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엽은 이번 꼴찌가 그의 가수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어야 한다. 박카스 한 병 마신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두서없는 정리였다.  몇 시간 생각을 정리해도 뭔가 석연치 않은 걸 보면 난 여전히 ... 



이웃 대빵님 블로그를 통해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습니다.
다음아고라에서 서명중인데 500명의 서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donation/view.html?id=10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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