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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딸바보 아빠를 놀라게 하는 아이의 말!말!말!

꼴P 2011. 5. 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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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에서는 그 동안 방송된 23편의 에피소드 그 후의 이야기를 연출자의 인터뷰와 나래이션을 맡았던 연예인의 인터뷰를 섞어 가며 당시의 감동을 다시 전해주었는데요.

죽기전에 해야 할 일 한 가지가 진한 감동의 이야기 한 편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보는 것이기에 방송을 모니터하면서 전해오는 울림이 남달랐습니다. 특히 망막 질환으로 두 눈의 시력을 잃은 개그맨 이동우씨 이야기는 전작을 감상하지 못한 채 알게 된 사실이어서 더욱 충격이었고, 딸 아이를 키우는 아빠이기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콧잔등이 시큰해졌는데요. 


딸을 위해 라면을 끓이는 장면을 볼 때는 아내와 딸 몰래 눈물을 훔치느라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지난 밤 방송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평소 주말이면 아이를 문화센터에 맡긴 채 업무를 보러 다니는데 문화센터에 가기 싫다는 딸의 의견을 받아들여 하루 종일 딸바보가 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놀아주는 일이 참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ㅠ.ㅠ)

비가 오는데 씽씽카를 타고 싶다고 졸라대는 딸을 보면서 아이의 뇌구조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인거죠.

부모님 말씀에 의하면 제가 어렸을 적에는 딸보다 더했다고 하더군요. 동네 아저씨들이 저와 총싸움 놀이를 자주 하셨다는데요. 아저씨가 손을 겨누며 총쏘는 흉내를 내면, '빵야!' 소리에 흙탕물을 뒹굴며 죽는 흉내를 내서 온 동네 아저씨들의 엔돌핀 충전을 도맡았다고 합니다. 

우산을 들고 집 앞 놀이터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씽씽카를 열심히 타던 딸이 느닷없이 이상한 말을 합니다. 

"아빠! 빨리 달리는 게 늦게 달리는 것이고, 늦게 달리는 사람이 빨리 달리는거야! 그리고, 예쁜게 안예쁜거고, 안예쁜게 예쁜거야. 꼴찌가 일등이고, 일등이 꼴찌인거야!" 

무슨 깊은 산사에서 생활하시는 노스님께서 선문답을 건네는 것도 아니고, 만 5세의 어린애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당췌... 

어느 별에서 왔니? 묻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블로그를 통해 아이의 상상력을 포스팅한 바 있듯이 이런 순수하고 답없는 제 멋대로의 상상력이 아빠의 딱딱하고 굳어진 뇌를 말랑말랑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꼭 안아주고 볼에 뽀뽀세례를 했습니다. 

비 오는 놀이터에서 그리 오래 놀지는 못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묻습니다. 

"아빠! 지금 세시인데 왜 이렇게 깜깜해?" 
"오늘 햇님이 슬픈가봐..." 

뭔가 튀는 상상력으로 아이를 재밌게 해주려고 했지만, 이렇게 밖에 대답해줄 수 없는 딱딱한 뇌를 가진 아빠는 술푸고(?) 싶었답니다. 

 
틀을 깨는 아이의 상상력은 때묻지 않은 순수함에서 생기는 것이겠죠.
그 이야기들이 모이면 생각지도 않은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하는 꼴찌 www.kkolz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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