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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당신이라면 흡연 청소년을 어떻게 훈계 하시겠어요?

꼴P 2011. 6.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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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라고 합니다. 오늘(2011.06.01)부터 서울시내 광장에서 흡연시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합니다. 저를 비롯한 흡연자들은 때와 장소를 잘 가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애연자들이 설 곳이 점점 사라지는 시기에 이웃집 학생과 있었던 일상을 정리합니다.

올해 초, 제 블로그를 통해 흡연청소년과 십자가에 관한 에피소드를 정리한 적 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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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8 - [일상] 흡연 청소년때문에 생긴 옥상 십자가의 비밀
2011/02/16 - [일상] 호기심에서 시작된 아파트 옥상문에 대한 설문




간략히 내용정리하자면 이웃 학생이 복도에서 담배를 피워 아파트 창틀이 재털이가 될 정도였고, 담배연기가 집 안으로 들어와 아내의 스트레스를 돋게하는 우(愚)를 범하기에 더 큰 불상사가 생기기 전에 꼴찌가 청소년에게 한 마디 했습니다. 

" 아저씨가 일찍 피워봐서 아는데 그거 좋은 거 없다! 담배 피는 거 뭐라 안하겠지만, 담배 연기가 집으로 들어오면 여러사람한테 피해주니까 옥상가서 피워라!" 

한 동안 복도에 담배꽁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옥상에 올라갔더니 옥상이 담배꽁초로 가득한 채 무척 지저분했습니다. 이웃집 학생이 방과 후 친구들과 옥상에 모여 담배를 피고 아무데나 꽁초를 버린것입니다. 그래서 커다란 깡통을 갖다놓고 꽁초 아무데나 버리지 말라고 학생에게 전했습니다.  

그후 몇 달동안 그 학생의 흡연태도가 바뀌기를 바랬지만 고등학생이 된 후부터는 흡연 빈도가 더 잦아지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엊그제 귀가 길에 복도 계단에서 담배를 피고있던 이웃학생과 딱 마주쳤습니다.

" 야!... 너...참..." 

학생과 마주쳤을 때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녀석은 절 빤히 바라보면서 담배를 끄지 않더군요. 순간 화가 치밀어 소리를 버럭 질렀습니다. 

"담배 안 꺼!!!!!!!!!!!!!!!" 

저도 제 목소리가 그렇게 큰 줄 몰랐습니다. 복도가 쩌렁 울렸습니다. 그런데, 질풍노도의 반항시기인 열 일곱 청춘은 나의 괴성이 가소로왔나봅니다. 소리를 질렀으면 겁을 먹을만도한데 표정이 

' 이 아저씨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20년 차이나는 어린 학생을 어떻게 훈계해야할 지 모르겠더군요.

일단은 옥상으로 데리고 올라갔습니다. 깡통을 갖다 놓았는데도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 대해 지적을 하고, 앞으로 복도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 훈계를 했습니다. 복도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 다시 한 번 보이면 부모님과 정식으로 상담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는데도 표정은 아랑곳 없습니다
 





여러분이었다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셨을까요? 

그런데, 불현듯 걱정이 앞섰습니다.
갑자기 내가 없는 동안 딸과 아내에게 해코지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세상이 흉흉하다보니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 소리 지른 건 미안하다. 앞으로 복도에서 담배 피우지는 마라!~ " 

제가 먼저 자세를 낮춰서일까요. 그 학생도 죄송하다며 인사를 하더군요. 

그 학생의 흡연을 제가 무슨 권한으로 고칠 수 있겠습니까. 뭔가 개운하지는 않았습니다.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서로 이해하면서 살아가야 하지만, 복도 여기 저기에 떨어져있는 꽁초와 담뱃재.

당신이라면 열 일곱 고등학생에게 어떤 말을 전해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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