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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5시 30분이면 울리는 휴대폰 알람소리가 어느 날은 들리고, 어느 날은 듣고도 꿈에서 들리는 소리로 착각하고 무시한다. 6월을 여는 첫 날. 다행히도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간단한 세안을 마치고, 책장에서 가장 얇은 책 한 권을 꺼내서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집 근처가 시발점이자 종점인 6648 버스를 타기로 했다. 버스 안에서, 사람 사이에서 책을 읽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사람 사이에 내가 있고, 내 옆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Nikon D5100 카메라의 액정은 상하 좌우로 움직여 셀프카메라가 가능하다.
어느새 몇 달 전까지 버스에서 내리던 오목교 정류장이다. 지금은 스쳐 지나간다. 아마도 머지않아 다시 이곳에서 하차 할 것이라 믿는다.
어? 할아버지가 여기서 내리신다.
오목교 대학학원 앞에서... 내가 항상 내리던 그 정차역에서... 버스는 텅 비었다. 삶은 우연이다. 내가 태어난 것도 우연이고, 6648버스를 타고 그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도 우연이다. 그러나, 삶은 필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