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NIKON D5100]작심삼일 프로젝트! 포토에세이 #1. <산책>

꼴P 2011. 6. 1. 10:50
728x90
반응형

지난 월요일 경기창조학교 이시형 멘토의 세로토닌에 관한 특강을 듣다가 노트에 짧은 메모를 했다. <작심삼일 프로젝트> 인간의 뇌와 창조에 관한 특강이었는데, 왜 느닷없이 <작심삼일> 이라는 쾌쾌묵은 고사성어를 메모했을까? 

이유야 어떻든 6월 1일부터 작심삼일 프로젝트에 돌입! 작정하고 삼일 동안만 결심한 것 지켜보자! 

그 첫번째 프로젝트는 5시 30분 기상해서 한 시간동안 독서하기! 3일만 약속을 지켜보자.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매일 5시 30분이면 울리는 휴대폰 알람소리가 어느 날은 들리고, 어느 날은 듣고도 꿈에서 들리는 소리로 착각하고 무시한다. 6월을 여는 첫 날. 다행히도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간단한 세안을 마치고, 책장에서 가장 얇은 책 한 권을 꺼내서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집 근처가 시발점이자 종점인 6648 버스를 타기로 했다. 버스 안에서, 사람 사이에서 책을 읽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사람 사이에 내가 있고, 내 옆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Nikon D5100 카메라의 액정은 상하 좌우로 움직여 셀프카메라가 가능하다.



  
정각 여섯시다.
여섯시 1분 이면 느낌이 좋았으련만... 정각은 왠지 딱딱하고 느낌이 없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봄의 끝을 알리는 비,
비가 내린다.

다행히 아침을 적시는 이 비는 느낌 있다.




버스다.
6648 마을버스다.




분주한 아침이다.
2호선 신도림 역에서 내리는 사람들.
오늘 하루 행복하세요!



책장에서 꺼낸 가장 얇은 책은 [게으른 백만장자]
부자가 되고 싶어서 읽으려는 책이 아니다. 이유는 단지 얇기 때문이다.
언제 구입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데 초판이 2007년이란다.

5년 동안 이 책을 묵혀두었다.



어쨋든 나는 지금 움직이고 있다.
버스도 움직이고 있고,
빗 방울도 창에 맺혀 함께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칠순이 넘어보이는 할아버지도 이른 아침부터 어딜 향하시는 지 움직이고 계신다.



어느새

몇 달 전까지 버스에서 내리던 오목교 정류장이다.

지금은 스쳐 지나간다.
아마도 머지않아 다시 이곳에서 하차 할 것이라 믿는다.



 어? 할아버지가 여기서 내리신다.



오목교 대학학원 앞에서...
내가 항상 내리던 그 정차역에서...
버스는 텅 비었다.

삶은 우연이다.

내가 태어난 것도 우연이고, 
6648버스를 타고 그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도 우연이다.
 
그러나,

삶은 필연이다.




.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두 내리고 나만 남은 그 버스 안에서 읽은 글귀다.

"지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당신의 시간을 쓰는 것' 이다. 이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고 끝이다. 먼저 당신의 인생에서 최소한 한 시간 정도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데 쓰라. 시간의 문제가 결국 당신의 삶과 건강, 그리고 행복을 결정한다." 



목동 14단지다.
많은 차들과 경적소리.

복잡하다.

누군가는 분주한 아침을 맞이하며 시간을 쓰고 있고,
누군가는 꿈을 꾸는데 쓰고 있을 것이다.



1초만 지나도 과거가 되는 시간.

사진기에 다양한 기능이 있어 특정한 색을 골라 찍을 수 있듯이
조금씩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쓰는 시간도 다르다.

당신은 곧 과거가 될 1초를 잘 쓰고 계시는가?



채워지면 비워지고, 비워지면 채워지는 게 인생이라고 했다.

목동 14단지를 지나자 갑자기 텅빈 버스는 만원 버스가 됐다.




그 많은 사람들을 싣고 버스는 달린다.
시간도 달린다.

나는 책 한 페이지를 넘긴다.



신도림 역.

종점에 다다른 버스는
또 다시

비었다.



나도 마음을 비우고 내린다.




책의 글귀처럼 내게 지금 소중한 것은 내 시간을 쓰고 비우는 것이다.
내가 버스를 타고 책을 읽으며 쓴 시간은 51분이다. 
정각은 느낌이 없는데, 뭔가 채워질 시간이 있는 듯한 51분은 느낌이 있다. 


 
내일 또 보자.
6648.



내 안엔 내가 너무나 많다.

게으른 나, 부지런한 나,
사람 좋아하는 나, 사람 싫어하는 나
이성적인 나, 동물적인 나.
착한 나, 나쁜 나

그럼에도 나는

감정에 충실하고,
융통성 없이 솔직하고,
어리석지만 사람되려고 노력하는,

그렇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철부지.

생각하는 꼴찌다!


생각하는 꼴찌의 작심삼일 프로젝트 #1. <산책> 에 담긴 사진은 Nikon D5100 체험단으로 활동하며,
Nikon에서 한 달간 무상으로 제공된 동 기종으로 촬영한 사진임을 밝힙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