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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행복해 보이질 않아서요

꼴P 2012. 7. 1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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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로그 꼴찌닷컴의 생각하는 꼴찌입니다.

 

7월 11일부로 블로그 꼴찌닷컴에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합니다. 이름하여 방랑에세이!

원래는 <꼴찌! 방랑하다>라는 제목으로 여행 에세이를 기록하려고 했는데요. 지난 5월 부터 맡은 업무로 지방 출장이 생겨서 출장때마다 사진기록과 함께 그 때 당시 느꼈던 일들을 블로그에 기록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인 일기 형식의 에세이라 독백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존칭 생략 이해해주세요^^)

 

오늘 이야기는 1박 2일 동안 부산, 김해, 울산을 다니면서 느꼈던 단상들인데요. 1박 2일 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또한 성공한 기업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교훈적인 내용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블로그 방문자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오전 7시.

 

딸이 눈 뜨면 볼 수 있는 위치에 생일을 축하하는 편지를 적어 놓고 집을 나섰다. 생일 하루 전 날 남산 나들이를 했기때문에 그나마 덜 미안했지만 완전 딸바보인 내가 생일 날 아침 미역국을 같이 못먹고 출장길에 나서는 발걸음이 가벼울 수 있겠나?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10년 이상의 전문기능인 중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한 기업인들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대한민국을 빛낸 기능한국인 이라는 영상 제작을 맡았는데, 본 촬영 전 사전 인터뷰를 하면서 촬영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한 미팅과 인터뷰를 하기 위한 출장이다. 그런데, 4,5,6월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대표들이 일하는 곳이 부산, 김해, 울산이다.

 

 

외주 제작환경은 제작비 면에서 인하우스와 비교하여 무척 열악하다. 따라서 렌트카 배차를 하게 되면 제작비가 오버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제작진이 직접 운전을 한다. 꼴찌에게 연출을 의뢰한 선배가 후배 한 명을 촬영에 동행하게 했는데 녀석의 운전면허가 아직 장롱속에 있단다. 

 

운전석에 앉아 후배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졸음운전을 할 수도 있으니까 옆에서 계속 재잘거려줘!^^"

 

10분 후,

 

 

 

 

후배의 머리는 중심을 잃었다.

신기하게도 리듬을 타며 왼쪽 오른쪽으로 튕기며 갸우뚱 갸우뚱.

 

자도 자도 잠이 모자란 AD생활. 나도 이런 시기가 있었다. 운전 조수석에만 앉으면 눈꺼풀 무게 백만근, 촬영하면서도 졸고 서서 졸고 자도 자도 모자라는게 잠이다. 그래서 그냥 계속 머리 튕기게 가만히 두었다.  

 

5시간 정도 운행끝에 부산 다대포에 도착! 

첫 번째 만날 기업인은 선박 부품을 모듈로 생산하는 업체 대표님이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사장실로 향하는 길에 재밌는 걸 발견했다. 

 

 

 

 

계단에 새겨진 문구들, 마치 꼴찌에게 전하는 문장 같았다

블로그 중도에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듯^^  

 

포기하지 않는 열정! 

 

 

1 시간 30분 정도 사장님을 기다리고 나서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저녁 약속이 있으셨던 대표님 일정때문에 인터뷰를 오래 진행하지는 못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회를 좋아한다는 후배와 함께 횟집으로 향했다. 저녁을 먹고 다대포의 유명한 볼거리! 낙조대 음악 분수를 구경도 하고 사진도 촬영해서 블로그에 소개하고자 했다. 하지만, 월요일에는 낙조대 음악 분수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후배와 부산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아침 김해로 이동하려 했으나,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이 있을 것 같아 부산에서의 1박을 포기하고 김해로 출발했다. 5월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대표님이 일하는 곳이 김해였기 때문이다. 오후 8시 경에 김해로 출발해서 숙소에 짐을 풀고 후배와 술을 한 잔 하기로 했다.  

김해 방문은 처음이다. 김해의 유명한 먹거리가 무엇일까 찾다가 뚜렷하게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후배가 곱창을 좋아한다고 하길래 숙소 근처에 보이는 왕영양곱창 이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곱창집 형태가 여느 집과는 달랐다. 마치 Bar 식으로 테이블이 1호에서 6호까지 나뉘어 있었기때문이다. 부산이나 김해에서는 곱창집이 일명 Bar 식으로 된 곳이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점은 소주 메이커. 좋은 데이라는 소주를 처음 마셨는데 목 넘김이 좋던데이~ 

 

후배와 소주잔을 비우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술자리를 마련한 이유가 있었다. 후배가 7월 말까지만 일을 하겠다고 선배한테 통보했다는 것이다. 선배는 술을 마시면서 후배와 이야기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이야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후배의 한 마디가 내 말문을 막았기 때문이다.

 

나    : 일 그만 두기로 했다면서?

후배 : 네... 다른 일 좀 해보려고요.

나    : 1년 6개월 동안이나 잘 해놓고 프로그램 맡아 연출해야지!? 왜 이 시점에서 그만 둬?

 

후배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리고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후배 : 선배들이 그다지 행복해 보이질 않아서요......

 

일에 대한 보람과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이 이렇다 저렇다 애써 잔소리를 하고 싶지 않았다.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고 아무도 개인의 행복에 대한 기준에 왈가왈부 할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 잔 두 잔, 세 병을 비웠다.

좋은 데이~

 

후배의 말이 가슴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맘 속으로 생각했다.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고 있는

 

'나는 지금 행복한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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