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네 작업실 근처엔 이 동네에서 40년 동안 이발소를 운영하신 할아버지가 계신다. 머릿속이 뒤숭숭해 이발을 하기로 맘 먹었는데, 지난주에도 문이 잠겼고, 엊그제도 문이 잠겨서 무슨 일이 생기신 건가 했는데, 어제는 영업을 하고 계셨다. 알고보니 매주 화요일은 휴무였던 것이다. 항상 화요일마다 쉬셨단다. 20여 분 정도 머리를 자르면서 어르신은 쉴 틈 없이 옛날 동네 이야기를 건네셨다. 어느 공업사 사장은 돈을 많이 벌었고, 기계를 새 걸로 장만하지 못해서 망한 사장도 있다면서. "부지런한 사장치고 망하는 사장없더라고요..." 일흔이 넘으셨는데도 항상 존대를 하시는 어르신은 머리 깎는 내내 입과 손놀림이 바쁘셨다. 지난해 이 이발소에서 민머리로 삭발을 한 번 했었는데, 나의 두상이 꽤나 비호감임을 깨닫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