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해맑은 표정을 기록하고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면 허리를 꼬면서 이상한 포즈를 취하며 예쁘게 찍어 달라던 아이가 갑자기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며 초상권 침해라는 제스쳐를 합니다. 뭔가에 빠져 있거나 집중하면 아빠도 귀찮아하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성향이 있는 딸이 요즘 매일 연습하고 있는 건 어린이집 선배들의 졸업생 송사입니다. 며칠 전 어린이집에서 돌아와 졸업생 송사를 맡았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제일 먼저 떠오른 사건이 있었습니다. 3년 전, 어린이집 재롱잔치에서 처음으로 많은 사람 앞에 선 아이는 노래가 시작되자 엄마만 찾으며 울음을 터뜨린 것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나름 아이의 첫 무대를 담겠다고 Rec버튼을 누르고 구도를 잡고 있었는데, 아이가 끝날 때까지 울음을 터뜨리고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