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의 일이다. 목포에서 배를 타고 10시간이 넘게 걸려 제주도에 도착했다. 그렇게 오래 배를 탄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지만 제주도 땅을 밟는다는 것조차도 처음이어서 뱃멀미도 없어고 설렘만 있었다. 수학여행 첫날 저녁, 사고 치지 말고 얌전히 자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아랑곳하지 않고 친구들은 무리를 지어 제주도 밤거리를 구경 나갔다. 교복을 벗고 거리를 누비고 다니는데, 우리 무리 반대편에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무리가 시비를 걸었다. "비키라~ 육지껏들이" 육지껏... 육지것? 표기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분명 비아냥 조였고 시비조였다. 큰 사고는 없었지만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도 그날 들은 '육지껏' 이라는 표현은 기억에 오래 남았다. 지난 화요일(3월 26일)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