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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 회 좋아하시는 부모님, 주문진 여행하자는 속셈은

꼴P 2013. 1. 1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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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야기가 있는 여행 다시 시작합니다.

 

매년 1월 1일은 가족이 모여 해돋이를 하는 것이 연중행사였다. 하지만 2012년 12월 31일 마지막 날 아주 큰 액땜을 하는 바람에 고향 방문이 힘들었다. 새해를 맞이하고 지난 1월 5일 첫 주말, 우리 가족은 당일치기로 여행을 다녀왔다.

 

 

 

 

회를 좋아하시는 부모님은 여행지를 주문진으로 택하셨다. 

고향에서 주문진까지는 고속도로로 2시간 30분 남짓한 시간이면 도착하는 거리 

 

 

 

 

주문진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조금 들어가다 보면 방파제가 나온다.

부둣가에서 갓 잡은 싱싱한 활어를 근처 식당에서 회 쳐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바다는 여유였고,

또 누군가에게는 일상이었다.

 

 

 

 

여기저기서 흥정이 시작 된다.

 

주민들은 관광객들의 눈치를 보며 가격을 매기기도 하고,

관광객은 똑같아 보이는 생선인데도 더 싱싱한 회를 찾겠다며 레이더 망을 친다. 

 

 

 

 

 

어느 관광객이 해삼을 푸짐하게 담아 자리를 옮긴다.

우리 가족도 흥정이 마무리 됐다. 

 

 

 

부둣가에서 구입한 회는 바로 근처 식당에서 초장과 상추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주방에서 회를 치는 동안 아버지는 나름의 노하우로 쌈장을 만드셨다.

 

 

 

 

푸짐한 회가 절로 군침 돋게 한다.

 

일반 횟집의 회와 가장 큰 차이는 데코레이션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흔히 말하는 스끼다시가 없다. 접시에 마늘 몇 쪽과 갓 친 회 그것이 전부다. 그리고 양이 많다는 것.

 

그런데 난 서울에서 먹든 바다에서 먹든 회는 초장맛이라 생각하는 1인. 

 

 

 

그런데, 이 녀석은 다르다. 

 

해삼은 확실히 싱싱함을 느낄 수 있었다. 딱딱하게 씹히는 맛이 별미다. 스테미너 음식이라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바다 구경에 나섰다.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는 막내 조카가 낯선 바다내음을 맘껏 맡으며 재롱 한가득이다.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당신의 삶과 존재의 연장선이 손자 손녀라고 생각하는게 우리 부모일게다. 

 

 

 

 

부모님은 사랑으로 우리 형제를 낳으셨을테고,

우리는 또 사랑으로 우리 아이를 낳았다.

 

 

 

 

 

그렇게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는다.

 

 

주문진을 또 찾은 이유는 어쩌면 부모님의 바람이 담긴 여행지이기 때문일는지도 모른다.

 

 

 

 

주문진에는 자연에 의해 깎이고 닳은 바위가 있다. 아주 오래 전부터 그 바위에 붙여진 이름이 있다고 한다. 그 이름은 바로

 

 

 

아들바위다.

 

수 세기 전 자식이 없는 부부가 백일기도로 아들을 점지 받은 후 아들을 원하는 부부가 기도를 하면 소원을 성취한다는 전설의 바위란다.

 

 

 

 

아들바위 바로 옆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돌조각이 있었다.

갓 태어난 듯한 남자 아기의 조각상이었다

 

 

 

부모님은 내색하지는 않으셔도 장남인 내가 아들을 낳길 바라시는 눈치다. 

그런데,

 

 

 

 

아내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셀카 놀이 중이시다.

 

 

 

때마침 철새가 떼를 지어 군무를 이뤄 하늘을 날고 있었다.

 

 


 

나에게는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딸이 있다.

때론, 친구같고 때론 연인같은 사랑스런 딸.

지금은 이 녀석 하나 잘 키우기에도 많이 부족한 아빠다.

 

 

 

 

아들은

바위가 점지해주는 것이 아니라,

 

변함없는 사랑이 만들어 주는 것이다.

 

여보!

나 해삼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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