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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상> 투바공화국 소수민족의 삶 그리고 대자연 타이가

꼴P 2010. 5. 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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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 (☞보누코바에서 아바칸 그리고 투바 공화국까지로)에서 흉물스러운 사진들을 미리 보여 드렸습니다. 우리 일행이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찾아 간 곳은 우리나라로 치면 역술인들이 살고있는 곳. 쉽게 말해 점집이었습니다. 점보러 간 것은 아니죠.  

시베리아 지역에 남아있는 샤먼의 생활상을 보고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가운데 할아버지가 이 지역 샤먼들의 대장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환갑이 넘은 나이십니다.


(위 사진은 우리 일행이 러시아에있는 동안 안전하게 촬영을 잘 마치고 돌아간다는 점괘를 본 순간입니다)


마을 곳곳에 우리나라 성황당과 비슷한 곳이 많았습니다. 샤먼과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기도를 하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도 한답니다. 
 


다음 날, 마을 사람들과 짚차를 타고 2시간 가량 이동해서 도착한 곳은, 시베리아의 산맥을 잇는 타이가 지역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타이가 숲 안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선배의 연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미리 말씀 드릴 수 없다는 점이, 무척 아쉽습니다.

대신, 방송과 상관없는 제 개인적인 느낌을 생생하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투바 공화국에서 만난 사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는 올해 25살의 샤샤라는 청년입니다.



동행한 사람들 중에 제일 막내다 보니 밥 때가 되면 직접 음식을 준비하고, 차가 고장 나면 뚝딱뚝딱 차도 수리하고, 또 타이가 정상에 오르면 매와 같은 눈빛으로 사냥감을 주시하다가 일발 명중으로 사냥에 성공하기까지 합니다. 정말 못하는 것 없는 팔방미인, 참한 청년이었습니다.


▲ 망원경으로 사냥감을 찾는 샤샤.

툰드라에서의 백야 사진을 미리 올렸지만, 사실 이곳에 와서 가장 먼저 제 마음을 사로잡은 풍경은 타이가의 하늘이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마을 사람들은 불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기다란 나무 하나를 이용해서 그 사이에 주전자를 걸쳐 물을 끓이고 차를 마셨습니다.





미리 준비해간 침낭 덕분에 숲에서도 잘만했습니다. 새벽녘에 땅에서 습기가 올라와서 깨긴 했지만, 그리고 며칠 동안 씻지 못해 몸에서는 땀 냄새가 진동했지만, 뭐 이런 것 빼고는 기억에 많이 남는 경험이었습니다.^^

마을 사람 중 한 사람이 늑대 여섯 마리의 털로 만든 옷이라며 입혀줬습니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끄떡없을 정도로 보온 효과가 대단했습니다. 오리털 점퍼하고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잘 때 좀 빌려주시지~ ㅎㅎ)

타이가 숲에서 이들의 삶을 보고 있으려니, 아무 걱정 없이 지금 그 순간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행복하고 감사할 줄 아는 그들의 삶의 방식이 참 부러웠습니다. 사냥하는 데에도 그들만의 원칙이 있다고 했습니다. 타이가에서의 못 다한 이야기는 본방송에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사실 힘든 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의식과 환경의 차이로 인해 촬영 내내 소소한 돌발 상황과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무엇보다 연출을 맡은 선배의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아무 탈 없이 촬영을 마친 것에 대해 감사할 따름입니다.

숲에 대해 평소에 많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출장으로 인해 숲에 대한 느낌과 생각이 완전히 변했습니다. 시간이 되는대로 숲을 자주 찾고 싶어졌고,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인간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했습니다. 인간은 예로부터 수렵 생활을 해왔고 자연으로 인해 은혜를 입고 살아 왔다고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전 현장에서 계속 엉뚱한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을 해야하는데 자꾸만 약육강식으로만 인식이 되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순리대로 살아가는 동물들을 식량으로 삼는 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함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곧 6월이면 닥칠 태풍과 장마로 인한 인명 피해와 부대 시설의 손실은 자연이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전하는 폭력이 아닐까하는 망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생각의 배가 몇 번이나 산으로 들로 헤맸는지 모릅니다. ^^ ㅎㅎㅎ



 

▲ 아이폰으로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입니다.

 
다음은 모스크바를 거쳐 한티 만시 스크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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