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닷컴 /별을 품은 달팽이의 문화산책

영화 <서울의 봄>, 엔딩 크레딧이 끝나기 전까지 일어나지 못 한 이유

꼴P 2023. 11. 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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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닷컴의 캐릭터 별을 품은 달팽이와 함께 문화산책 하는 시간!^^ 

영화 <서울의 봄>을 조조로 관람했다. 할인을 즐기기도 했지만, 평일 개봉 조조관람 때는 한적한 잡음 없이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개봉일 조조관람의 매력이다. 조조관람을 즐기다가 나름 영화 흥행을 가늠하는 법칙이 생겼는데, 개봉일 조조 때 영화 관객수에 따라 흥행을 점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별을 품은 달팽이가 예언한다! 

영화 <서울의 봄> 12월 말까지 1,000만 관객 달성!!!

 

 

영화의 내용을 짧게 요약하자면, 1979년 10월 26일, 당시 중앙정보부 부장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한 후, 그 해 12월 12일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의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다. 사실, 내용은 MBC의 대표적인 드라마 시리즈 공화국 시리즈 중 제5 공화국에서 소개된 내용이다.  2005년 방영 됐던 MBC드라마 <제 5 공화국>은 50부작 예정이었으나, 41부작으로 종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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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도중 신군부 핵심 인물들의 거센 항의와 소송 전에 부담을 느낀 MBC와 제작진이 조기 종영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방송 분량이 줄어들었다. - 출처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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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배우 황정민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드라마로 시사 프로그램으로 몇 번씩 다뤘던 아이템인데, 왜 영화로 만들었을까?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다. 9시 45분에 입장해서 12시 20 분 경 극장 밖으로 나왔으니 2시간 30여 분 정도 시간이 흐른 거다. 솔직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한 영화다. 전두광 역의 배우 황정민과 이태신 역의 배우 정우성을 축으로 쿠데타 과정의 긴장감이 시종일관 몰입하게 만들었다. 늘 그렇듯 영화는 관객의 몫이라는 생각에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한 감상문이나 평은 생략한다.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하고 스친 짧은 생각을 정리한다. 앞서 말한대로 2시간 30분가량의 시간이 흘렀는데, 영화가 끝나고 난 후, 군 시절 자주 불렀던 군가 '전선을 간다'가 웅장하게 흐른다. 그 군가가 끝날 때까지,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기 전까지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그동안 또 모르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12.12 군사 반란에 대한 과거사는 알고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있었는지, 누가 어떻게 죽었는지 대한민국은 희생자들에게 제대로 보상하고 위로했는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무명인들의 죽음에 우리는 애도했는가? 

난 감히, 바란다. 영화 <서울의 봄> 천만 관객은 장담하고, 그 관객들이 영화가 끝난 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평소와 다른 밈이 발생하길 바란다. 잠시 묵도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이름도 모를 장병들의 죽음,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무명인들을 위한 애도의 시간 1분.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자리를 지키는 일은 영화를 제작한 제작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영화 <서울의 봄>은 희생자를 애도하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p.s 사족 한 줄. 

12.12 쿠테타가 대한민국의 쓰린 과거사에서 끝난 게 아니라, 불과 몇 년 전 비상계엄 선포령  문건이 발견됐던 걸 떠올리면 위험한 사고를 가진 몇몇 장성들에 의해 국가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게 불쾌할 뿐이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은 집회와 시위가 기본이겠지만, 문화 예술을 통해서도 국가 권력에 두려움을 전할 수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이 문화 신드롬을 일으켜 애도의 밈이 확산됨으로써, 힘없는 약자들이 가진 분노의 힘을 전달하길 바라며. 

 

 제보 및 문의 : kkolzzip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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