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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가위에 눌려 살던 자취 시절. 얼굴없는 귀신을 보았다_#1

꼴P 2010. 7. 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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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올라와서 자취방을 구할 형편이 어려워 고향 친구 월세방에서 신세를 지다가 2000년 봄... 처음으로 전세방을 얻게 되었습니다. 여의도에 출퇴근이 쉬운 지역을 고민하다가 OO동에서 방을 알아보기로 했죠. 친구처럼 지내는 군 후임이 서울에 살고 있었고, 촌놈 도와준다며 집 구하는데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OO동에 도착해서 전봇대에 붙은 광고를 보고 찾아간 집.
(오해를 살 수도 있어서 동네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이 글은 거짓없이 제가 직접 겪은 실화임을 밝힙니다. 

전봇대에 붙어있는 광고에는 반지하 / 입식 부엌 / 전세 1700만원 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당시 전세 1700만원이 제게는 큰 돈이었지만 전세 시세로 봐서는 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로변에서 골목길로 한 참을 걸어 언덕배기 길로 올라가서 적혀있던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받고 나온 세입자는 동년배이거나 한 두살 많아 보였고,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아보이는 갓난 아이가 있는 신혼부부였습니다. 신혼부부니 방이 얼마나 깔끔했겠어요? 방에 들어서는 순간 아늑한 공간에 신혼의 냄새가 느껴지듯 화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친구 월세방에서 생활할 때 가장 불편했던 점이 주인집과 함께 사용했던 재래식 화장실과 겨울에도 찬 물에 세수를 했어야 했던건데, 방 안에 샤워시설이 갖춰진 좌변식 화장실이 있었으니 제겐 천국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결혼하고 신혼집을 얻었는데 사정이 생겨 6개월 만에 이사를 간다는 부부는 동네도 조용하고 혼자서 생활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함께 간 친구도 이 정도 가격에 혼자 살기에는 딱 좋다며 생각이 같았고, 다른 집 돌아 볼 필요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날 바로 집주인을 만나 계약금을 건네고 그 해 3월 이사를 했죠. 이삿짐도 없어서 함께했던 친구 차에 옷가방 하나 싣고 옮긴 것이 이삿짐의 전부였습니다. 대학 때 잠깐 하숙을 하고, 자취를 한 적 있지만 그 때의 공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먼저 10만원 조금 넘는 가격대의 침대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책상, 중고 세탁기 이사한 첫 날 구입했던 살림이었죠. 그리고 혼자 잠을 청하는데 설렘과 긴장, 이삿짐 정리로 인한 피곤함 때문이었는지 단잠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피곤함이 싹 사라질 정도로 숙면을 취했는데 눈을 뜨고 나니 시간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내 방은 어두컴컴 했습니다. 반지하인 관계로 빛이 들어오질 않았고, 창문 밖으로 주택이 있었기때문이었죠. 그것마저도 제겐 장점으로 받아 들여졌습니다. 이렇게 숙면을 취할 수있는게 어디냐며 자위했죠. 알람시계만 구입하면 늦잠 잘 이유도 없을거라며 합리화 시키기도 했죠. 

서론이 조금 길었지만, 이제 저의 황당한 경험담이 시작됩니다.


이사짐이 하나 둘 늘어나고, 혼자 자취하면서 불규칙한 생활을 하다보니 정리 정돈이 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그 때부터 서서히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처음에 시작된 가위는 아주 경미한 정도였습니다. 몸이 움직이지 않고 입이 생각처럼 떨어지지 않는 정도. 이런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입니다. 손가락, 발가락을 세우라는 둥 가위에 눌렸을 때 대처법이 있긴 하지만, 막상 가위가 시작되고 나면 뭔가 조여오고 어찌 할 바 모르는 상태가 되죠. 분명 잠들어 있는 것 같지 않고, 다 보이는 것 같은데 몸만 제맘대로 움직이지 않고 그 때의 묘한 공포감. 

그런데, 그 가위가 한 달에 서너번 정도였는데 일주일에 2~3번으로 횟수가 늘더니 심지어는 가위에 눌리기 전에 환청까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절대 술에 취해 잠을 청했거나 환각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술에 취해 자면 절대 가위에 눌리지 않는다는 설도 있더군요. 여튼 그 묘한 공포체험을 자주 겪던 어느 날... 

이젠 가위가 눌리기 전 환청까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렸을 적 산사에서 듣던 범종소리가 왼쪽 귓가에서 은은하게 들리더니, 음향실에서 볼륨을 높이 듯 서서히 종소리가 커지더니 고막을 자극할 듯 큰 소리로 커져 귓가에 울리기도 했고(아마도 그 당시 가면상태였겠지만....), 누군가 나에게 속삭이는 듯한 소리, 어떤 날은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 사람의 소리까지 귀에 들렸습니다.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전 방에 불을 켜고 잠을 청하기 시작했고, 이사 온 첫 날의 그 아늑함은 이미 잊은지 오래였습니다. 불 뿐만 아니라 TV까지 켜고 잠을 청할 정도로 가위에 대한 극심한 반응을 보였고, 심지어 자취방으로 들어설 때 그 어두컴컴한 입구를 들어서면서 가위에 눌릴 것인지 아닌지 직감할때도 많았습니다. 

그 때부터 인터넷을 뒤지며 가위대처법을 검색했고 심지어 가퇴모(가위를 퇴치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동호회까지 개설했습니다. 알아보니 의외로 가위에 시달린 사람들이 많더군요. 제게 직접 메일을 보내주며 나름의 대처법을 알려 준 사람이 많았습니다. '베게에 칼을 집어 넣고 자면 가위에 눌리지 않는다' '수맥이 흐르는 것 때문에 가위에 눌리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술을 먹고 자면 가위에 눌리지 않는다' 등 많은 방법을 알려주는 메일이 있었는데 가장 큰 효과를 얻는 방법은 술에 취해 잠들었을 경우입니다만, 매일 술에 취해 살 수도 없는 일이고...

그러던 어느 날, 한 통의 메일이 왔습니다. 

자신도 몇 달간 가위에 눌려 신음하고 고통받다 남 일 같지 않아 메일을 보낸다며 자신의 경험을 적어보내줬는데, 그 사람말로는 경미한 가위에서 시작해서 환청까지 들린 경우가 자신의 경험과 비슷하다며 그 상태가 계속 되다보면 머지않아 귀신을 보게 될 것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귀신을 보게 된다고?... 

내용이 길어 2편에서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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