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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택시기사 아저씨가 알려 준 자취방 동네의 비밀 #3<완결편>

꼴P 2010. 7. 1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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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올라온 귀신에 대한 체험담을 읽고 난 후, 문득 떠오른 자취 시절 가위 체험담을 블로그에 남겼습니다. 그 후 뜨거운 반응과 더불어 가위에 눌려 무서운 체험을 한 사람들의 많은 댓글에 놀랐습니다. 그 시절의 기억을 차근 차근 정리해 오늘 그 마지막 편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우선, 이 글은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한 논픽션임을 알려드리며, 혹시라도 이 글을 먼저 읽는 분이 계시다면 전 편부터 읽어보심이 상황을 파악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가위체험담 총 완결편의 주인공은 어느 택시기사와 고향에 계신 울엄마

가위로 인해 희귀한 체험을 할 즈음, 그 당시 어머니와의 통화내용을 들려드릴까 합니다. 한 참 식은 땀 흘리고 하루하루를 고통과 두려움으로 보낸 그 시기에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안부전화였는데 저는 고민끝에 어머니께 자취방에서 가위로 인해 잠을 설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가위에 눌릴 때는 베개에 칼을 넣고 자는 게 좋다며 방법을 일러주셨지만, 베개에 칼을 넣고 자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또 다시 대립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머니께 그동안의 일들을 말씀드릴까 말까 고민했던 이유가 어머니의 무속신앙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타지에 있는 아들에 대한 걱정과 근심은 이 땅의 모든 어머니의 공통점일 것입니다. 자식이 가위에 눌려 잠을 못 자고 하루하루 보낸다는데 어머니께서 걱정하시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통화를 끊고 나면 어머니는 분명히 주변에 용하다는 역술인을 찾아 가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예전부터 무속신앙에 대한 믿음 때문에 생각의 차이가 컸습니다. 이사는 무슨 날 무슨 요일에 가야 하며, 방향은 살던 곳에서 어느 방향으로만 이사를 해야 한다고 강요하셨고, 1년에 한 번씩은 꼭 입던 속 옷을 고향으로 보내라는 연락을 하셨죠. 제가 무속신앙을 무시할 정도로 과학적인 근거와 논리를 제시하는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는 아닙니다. 다만, 초등학교 시절에 내 눈앞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한 추억 때문입니다. '굿'이라고 하죠? 제겐 한판 신명나게 노는 놀이로 밖에 비치지 않는  '굿'이 어머니의 삶에는 큰 버팀목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 알싸한 추억은 '가위'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다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예상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님께서는 다시 전화를 하셨습니다.

"야!~야...,내가 어디 가서 물어봤더니, 빨리 이사하라고 하더라. 왜 아를 귀신 터에 데려다 놓았느냐고..."

"엄마! 저 요즘 잠 잘자고 아무 일 없으니 걱정 마세요. 그리고 좀 이상한 얘기 좀 듣고 다니지 마시고...하하"


웃으면서 어머니의 권유를 슬쩍 넘기려고 했는데, 어머니는 20년 넘게 알고 지내 온 할머니(시골 산 속 사찰의 보살님)께서 일러주신 말씀이라며 집을 알아보라고 하셨습니다. 계약기간도 많이 남았고,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이사할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내 말대로 해...아버지한테 말씀 드릴테니 다른 곳으로 집 알아봐!~ 왜 애를 공동묘지터에서 살게 하냐고 하더라!~" 

내가 살고 있는 자취방이 공동묘지 터라는 보살님의 말씀에 어머니는 적지않은 충격을 받으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몇 달 후... 다음 편에 <계속>

사진은 글 내용과 상관 있을지도 모르는 영화 <월하의 공동묘지>포스터

이라고 하면 짜증내실 것 같아 이어서 정리하겠습니다.^^ 아...오싹.

최종 정리하자면, 자취방을 들어서면서 부터 한기를 느끼고, 오싹한 기분이 들면 그 날은 예외없이 가위가 눌리던 그 시기에 환청 및 희귀한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가.퇴.모>라는 인터넷 모임을 만들었는데, 익명으로 누군가 보낸 메일에 귀신을 보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런 내용때문에 앞으로 귀신을 볼 것이라고 미리 짐작하고 있었을런지도 모릅니다. 그런 마음가짐이 꿈 속에서 얼굴없는 귀신의 형상을 그려낸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게 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께서는 고향에서 누군가로 부터 아들이 공동묘지 터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셨고, 불안한 마음에 이사를 권유하셨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새벽까지 야간 작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취방 근처 언덕배기로 택시가 진입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택시기사 아저씨께서는 길 좌 우를 번갈아 보시면서...

"아!~~ 이 동네 참 오랜만에 와 보네요... 여기서 나고 자랐는데..."

30대 후반에서 40대 초 중반으로 보이는 기사님은 세월이 변하면서 주변 건물도 많이 변했다는 듯 기억을 더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자취방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 어렸을 적 실험실에서 전선을 한 손으로 잘못만져 전기가 찌릿하고 통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 몸에 난 털이란 털은 모두 쭈볏 서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과장한다면 뒤통수를 묵직한 뭔가에 맞은 듯한 느낌. 이유는 거스름돈을 받으면서 들은 기사 아저씨의 소름돋는 한 마디 때문입니다.

"여기 옛날에 공동묘지였는데 많이 변했네..."

택시에서 내려 자취방까지 20미터 되지 않는 거리를 걸으며 택시기사의 마지막 한 마디와 엄마의 전화 수화기 음성이 교차로 오버랩 되면서 내 고막을 자극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날 밤 잠을 설치긴 했지만 제가 가위에 눌리거나 귀신이라고 착각하는 형상을 보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리고,그 후로 지금까지 가위로 인해 식은 땀을 흘릴 정도로 고통스런 경험을 한 적도 없습니다. 결혼 후에는 가위에 눌린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트위터에 올라왔던 귀신 체험담을 읽고 난 후, 개인적으로 정리한 글에 대해 40000건이 넘는 조회수에 정말 깜놀했고,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댓글들을 보면서 세상에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미스터리한 일들도 많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시한 번 생각하는 꼴찌의 미디어 놀이터 꼴찌닷컴에 방문해주신 많은 분들과 개인의 경험담을 스스럼없이 댓글로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꼴찌닷컴에서 전해드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 글을 정리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제가 자취했던 동네를 검색 했더니 제가 자취했던 그 동네가 예전에 공동묘지였다는군요. 

이상 믿거나 말거나 한 생각하는 꼴찌의 실제 체험담!
<납량특집>자취방 가위사건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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