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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설을 통한 카타르시스 '악마를 보았다'

꼴P 2010. 8. 1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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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배에 이상 신호가 오고, 화장실까지 100m 거리. 뿡뿡~가랑이 사이로 터보 엔진 가동되고, 시동 잘 못 걸었다가는 괄약근 조절 이상으로 큰 일 치를 것 같고... 종종 걸음치다 50미터 지점에서 결국 전력질주해서 화장실 문 열자마자 빛의 속도로 혁대와 바지 팬티 3종세트 단박에 내리고 앉아 쏴 자세 취하자마자
빵~!!! 

그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영화리뷰를 쓰려고 블로그를 열었는데, 뚱딴지같은 얘기로 시작을 했습니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간단한 줄거리를 정리하자면,
약혼녀를 잃은 국정원 특수요원과 개 또라이 싸이코 패스의 광기의 대결! 

백미러에 하얀 악마의 눈동자는 오늘도 먹이를 찾는 승냥이처럼 길을 나섭니다.
때마침 차량고장으로 레카차를 기다리는 여인을 발견한 싸이코 무시무시한 작업에 들어가고, 그 여인은 국정원 요원의 약혼녀.
보름의 휴가동안 복수를 결심한 국정원 요원은 범인과의 끔찍한 게임을 즐기는데...

뭐 요정도 까지만,
아 되새김질 하니까 또 불편해지네요.


여느 영화와 달리 대결구도가 참 빠릅니다. 보통은 한 번쯤 비틀고 꼬아서 놓치기도 하고, 추격자처럼 달리고 달리고 쫓고 쫓기고, 추격씬이 있을 법한데 이 영화는 범인 참 쉽게 찾습니다. 그런데, 범인을 찾고 나니 그 때서야 영화가 다시 시작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그 다음은 영화에서 확인하시길...


이 영화의 히어로는 단연 배우 최민식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망치 휘두르고 칼로 난도질하는 모습이 썩 보기 좋지는 않고 불편했지만 대본에 충실한 죄밖에 더있겠습니까? 
광기어린 그 눈빛은 소름돋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왜? 배우 이병헌님과의 조화였을까?...

  
달콤한 인생의 조폭이미지와 영화에서의 국정원 이미지가 계속 오버랩 되기도 했고, 사이코패스보다 더 악마스러움을 표현해야 했음에도 별 느낌을 못받은 이유는 뭘까요?

뭔가 모를 부자연스러움과 삐걱거림. 그것은 불협화음이었습니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보고 난 느낌을 단도직입적으로 표현하자면, 바로 '배설'이었습니다. 그로테스크한 미장센에 피범벅으로 물든 스크린은 관객들을 불편하게 하기에 충분했지만 사실, '배설'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이고 욕구이며 카타르시스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입니다만, 영화 속에는 배설의 이미지가 많았습니다. 
용의자로 지목했던 현상수배범 남자1(?)의 자취방 자위장면, 택시 강도들을 사정없이 난도질한 장면, 친구의 아내를 뒤에서 사정없이 공격(?)했던 섹스 장면 등... 이 모든 시퀀스들이 제겐 '배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배설들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영화를 함께 관람한 아내는 시종일관 손으로 눈을 가리며 감상하고 나서는 싸이코패스 같은 악마같은 존재들에게 끔찍한 처형을 내리고, 시원하게 복수했다며 김지운 감독님과 이병헌을 이해한다고 했습니다. 

"만약, 우리 딸이 잘못됐다면 오빠는 어떻게 될 것 같아?"

상상도 하기 싫은 시츄에이션이지만, 아주 가끔 듣던 연쇄살인뉴스와 납치,유괴,성폭행에 관한 소식은 이제 사회면에서 자주 듣는 뉴스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일이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일어난다면 악마보다 더한 지옥신이 될 런지도 모를일이죠.
그런면에서 보면 영화를 통해 사회악인 존재들에게 지독한 일침을 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예전에 김지운감독님 특강을 들은 적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백수로 지내다가 영화감독이 되셨다는 말씀에 얼마나 부러웠는지... 그렇다고 아무생각없이 지내다 영화감독이 되신 건 아닐테지요. 새로운 것에 대한 고민은 항상 그에게 부담이 될런지도 모릅니다.

감독님! 영화 잘 봤습니다. 그리고, 시원하시냐고 여쭙고 싶습니다. 시원하게 소화시키셨으면 다음 작품으로는 내 년 가을 선선한 바람 맞으며 아내의 눈물 닦아 줄 수 있는 감성풍만한 사랑이야기 한 번 전해주시길...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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