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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사회부적응자의 광기 서린 영웅놀이 <심야의 FM>

꼴P 2010. 10. 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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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영웅이 될 운명을 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가?에 대해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무의식적으로 영웅이 되기를 갈망하는 욕구가 있는 걸까요?  

불특정 다수에게 공정한 소식을 전하는 방송. 그 방송을 전하는 진행자에 대한 팬덤이 어떤 한 사람에게는 삶의 목적과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사회부적응자의 광기 서린 섬뜩한 이야기가 <심야의 FM>을 통해 전해집니다.

   


커리어우먼의 대명사 아나운서.
그녀들은 스토커가 있을 정도의 스타다?

지금은 품절녀가 된  K 아나운서. 몇 년 전, 그녀의 인기가 절정일 때 그녀는 스토커에게 시달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영화의 내용과 비슷하게 라디오 DJ시절 스토커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한 팬이 유명 댄스그룹 멤버에게 본드와 이물질이 담긴 음료수를 건네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 있었습니다.  




'스토커와 팬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스타가 아니기에 이 대사의 의미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영화 <심야의 FM>은 스토커와 팬이 영화 전체의 흐름을 잡는 축이 됩니다. 
요즘 한 창 논란이 많은 미니시리즈 <대물>의 서혜림을 연상시키듯 극 중 고선영 아나운서(수애) 또한 예고없이 주관적이고 날 선 클로징멘트로 사회의 부조리에 정면으로 맞서는 여장부 캐릭터입니다.

앵커자리에서 물러나 심야의 영화음악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고선영은 다시 앵커자리를 찾기 위해 유학을 결심했고, 동료들의 환송회를 마치고 마지막 방송을 진행하게 됩니다. 더 이상의 영화 줄거리는 생략합니다.

<올드보이>의 이우진 과 <심야의 FM>의 한동수
그리고, 악역 연기 잘하는 유지태

보통 스릴러 영화는 관객들이 범인을 찾아가는 미로 속 수수께끼가 묘미인데, 이 영화는 프롤로그가 끝이 나고 영화 타이틀이 뜨고 나면 바로 범인을 공개합니다. 바로 범인이 누구냐가 포인트가 아니라, 사건의 이유가 왜 인지를 알아보는 심리 게임인 것이죠.

마치 영화 <올드보이>에서 15년 동안 감금된 이유를 알아가는 과정처럼...

범인 역의 유지태는 인터뷰에서 '<올드보이>의 이우진 역을 능가하는 악역을 연기하고 싶었다'고 했답니다.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올드보이>의 이우진과 오버랩이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의 캐릭터 몰입은 일품이었습니다.
 
글을 시작하며 사회부적응자에 관한 짧은 글로 시작한 이유.
영화를 감상하면 아시겠지만, 연쇄살인의 이유를 알아가는 과정이 어쩌면 더 섬뜩할 지도 모릅니다.


"기억해 내야 한다. 그 날 방송을..."

또 다른 버전의 영화 포스터 메인 카피입니다.

책임없이 떠도는 언론이나 쉽게 내뱉는 말,말,말들이 어느 사람들에게는 삶의 이유와 목적이 될 수 도 있고, 살인의 개연성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잠시 머리칼이 서고 오싹했습니다. 

영화 <심야의 FM>이 관객의 호흡을 조아리게 하고 동공을 확장하게 하는 것은 딸을 지키려는 엄마의 휴먼 스토리가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마다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겠지만, 여섯 살 배기 딸을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이 영화는 감정이입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연쇄살인범과 목을 다쳐 말을 할 수 없는 딸의 숨바꼭질을 하는 시퀀스에서는 식은 땀이 흘러 내릴 정도였습니다.
   
왜 시나리오 작가는 사회의 부조리에 정면으로 맞서는 말 잘하는 여장부의 딸이 목을 다쳐 말을 못하는 설정으로 시나리오를 썼을까요? 이건 꼴찌의 과제입니다. 아무 의미 없을 수도 있지만, 상상력을 펼치면 또 다른 재미난 이야기가 파생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여튼, 여러분도 기억하지 못하는 말들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적은 없으신지요?


<심야의 FM> 청취율을 높이는 명품 조연!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조연이 있습니다. 아나운서 출신의 최송현. 조금 어색한 경상도 사투리로 라디오 프로그램 작가역할을 맡았는데 앞으로 배우 최송현이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역할로 관객을 찾을 지 주목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두 배우. 마동석님과 정만식님
특히 선굵은 마초 역할을 주로 맡아오던 배우 마동석의 또 다른 캐릭터 도전은 10점 만점의 10점이었습니다. 영화 <똥파리> <원나잇스탠드> 등 독립영화에서 농도 짙은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 정만식. 곧 이어 개봉될 <부당거래>에서는 어떤 역할로 관객을 찾을 지 궁금합니다.


연쇄 살인마에 관한 이야기는 그만...

2010 한국영화의 의도적인 컨셉인가? 왜 올 한 해는 납치,살인에 관한 이야기가 많을까... 제가 그런 영화만 감상한 건가요?
딸 아이에 대한 육아일기를 블로깅했던 것이 후회스럽고 글을 삭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린 아이 유괴 납치는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입니다.

영화는 관객의 것!
생각하는 꼴찌는 영화 <심야의 FM>을 감상하면서 많이 불편했습니다.

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엄마를 통해 특종을 얻으려는 방송국 기자의 모습. 감독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걸까요?(아...삼천포로 간다)

언론의 자유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오밀조밀한 스토리 구성과 그 속에 담긴 휴먼.

생각하는 꼴찌가 감상한 불편한 휴먼스릴러 <심야의 FM>이었습니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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