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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주자들의 행복 이라는 제목으로 진땀 뺀 강의

꼴P 2010. 12.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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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경기도 안산의 한 고등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성적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학교에서 특강이 있는데, 학생들에게 PD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를 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내가 무슨 강의냐며 손사레를 쳤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색다른 경험이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전 50여 명의 학생들 앞에서 진땀빼는 첫 경험을 했습니다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습니다. 방송하며 항상 겪었던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내 생각을 영상이 아닌 말로서 전달하는 일은 많이 서툴고 낯선 일이었습니다.

후배의 도움으로 새벽까지 강의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후배가 없었다면 강의는 엉망진창이었을 것입니다. 파워포인트를 다룰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강의 시간은 2시간. 한글문서로 대략적인 강의 개요를 잡고 4페이지 분량의 원고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파워포인트를 통해 사진과 동영상을 정리했습니다. 며칠 전, 촬영했던 낯선 시선을 주제로 한 사진들을 먼저 보여주면서 사진을 통한 상상놀이에 관한 이야기를 건넸죠.

(12월 2일 NASA에서 중대 발표가 있다는데 정말 외계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학생들의 참여를 꾀하기 위해 문화상품권도 몇 장 준비해 갔습니다. 사진을 보는 아이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아무런 반응이 없더군요.ㅠㅠ 땀이 삐질삐질 나기 시작했습니다.ㅋㅋ 

엉뚱한 상상과 색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접근하자는 이야기는 지금 생각해보니  영상작업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관심사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분위기를 빨리 바꾸고자 그 동안 연출했던 프로그램과 최근 방송된 <최후의 툰드라>에 스탭으로 참여했다고 했더니 그 때부터 조금씩 아이들 눈빛에 변화가 생기는 듯 했습니다. 




촬영 열심히 다니고 열정적으로 연출했던 시절의 사진들을 보면서 이야기하다 보니 저절로 옛날 생각이 났고, 발냄새 지독할 정도로 열심히 뛰어다녔던 시절이 그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 촬영 및 조연출로 만들었던 SBS스페셜 다큐멘터리 <마지막 주자들의 행복> 의 일부 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줬습니다. 성적은 하위권의 학생들이 꿈과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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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고 다양한 매체가 개발이 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PD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더불어 아무나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무한한 상상력과 그에 따른 공부의 필요성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아이폰으로 촬영한 동영상과 DSLR로 촬영 편집한 동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것 같아 시계를 봤더니... 아직 한 시간이나 남은 것입니다. 시간이 이렇게 늦게 흐를 줄은 몰랐습니다.

늦은 시각까지 준비한 자료는 이미 끝났고, 그 때부터 옛날이야기만 하게 됩니다. 몇 몇 아이들은 엎드려 자기 시작했고, 배가 산으로 가기 시작한거죠.
다행히도 처음부터 끝까지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들어주던 여학생이 질문을 주고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주면 또 다른 질문을 해서 어느정도 시간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뭔가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점에 대해선 성취감이 있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험이었습니다. 후배와 집 근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품평 비슷하게 한 결과 많이 부족한 강의였다는 결론이 섰습니다. 떨리는 목소리와 진땀 흘린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의미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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