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휴먼] 어느 PD의 대한민국 1년을 위한 남대문 답사 ②

꼴P 2011. 1. 11. 06:00
728x90
반응형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은 우리 이웃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기로 공지한 바 있습니다. 공지한대로 지난 주 목요일 포스팅을 통해 김PD를 알게 된 계기와 아프리카 출장을 통해 두터운 사이가 되었다는 내용을 전했습니다. 김PD의 소개에 이어 오늘은 김PD와 스탭들이 남대문 촬영을 위해 사전답사하는 과정과 남대문 이야기를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이 글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지난 포스팅을 참조하시길...

 

지난 2010년 12월 29일 김PD와 그의 스텝들은 칼바람을 맞으며 남대문으로 향했습니다. 현재 기획하고 있는 2011년 '대한민국 1년' 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사전답사를 가는 길입니다.


언젠가 다시 소개할 기회가 있겠지만, 김PD의 미녀 후배 이OO PD도 동행합니다.
얼마 전까지 KBS 아침방송 코너를 연출하다가 이번에 '대한민국 1년' 프로젝트 팀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김PD와는 처음 일하는 작가님들도 사전답사에 동행합니다.


방송이 되려면 아직 1년 이란 시간이 남았는데, 그의 머리 속 하얀 도화지 위에 벌써 그림을 그리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PD가 방송을 만드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할까요?


방송 전까지 맨날 합니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ㅠㅠ)



회현역에 도착하자, 김PD는 카메라를 듭니다.


카메라를 드는 순간 그는 또 다시 게릴라 전투 부대원이 됩니다.

훗날 방송에 어떻게 쓰일지 모르지만, 다큐멘터리는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스토리보드가 있는 게 아니기에 일단 남대문 시장의 분위기 먼저 스케치를 합니다.



어느 선배가 방송이든 인생이든 부감(높은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샷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물을 넓게 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뜻인데, 김PD도 건물 옥상에 올라가 기본적으로 남대문 정경을 촬영합니다. 옆에서 청소하시는 아저씨의 이야기도 귀를 열고 카메라에 담습니다.


심지어 쓰레기도 카메라에 담습니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있습니까?
'대한민국 1년' 에는 쓰레기에도 이야기가 있습니다.

촬영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 남대문시장 관계자를 만나러 갑니다.

지금부터는 영업사원보다도 더 말 잘하고 명확한 기획의도를 전해야 하는 마케터가 되어야 합니다. 
 


작가분들은 기획의도를 설명하고 촬영섭외 및 협조를 구하는데는 달인입니다. PD 보다는 훨씬 사람을 대하는 방법도 잘 알구요. 방 안에서 10분을 시청하는 프로그램도 그 10분을 위해 PD와 작가는 손과 발 입이 무척 바쁘다는 사실을 아시겠죠?^^

 
PD는 촬영 섭외나 협조를 구하는 순간에도 이야기를 캐는 광부가 됩니다. 무엇을 담고 무엇을 버려야 할 지, 어디서 곡괭이질을 해야 다이아몬드 원석이 나올 지 이야기를 하고 듣는 동안 두뇌 회전을 합니다. 

  
후배PD는 이 순간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그래서 카메라는 광산을 캐는 곡괭이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무시무시한 무기가 되는 곡괭이.

그런면에서 PD들은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메라에 담긴 수많은 영상들이 폭력이 되고 욕이 될 수 있음을... 어느 순간 무기를 든 폭력자가 될 수 있음을...

2시간 남짓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면서 남대문 시장 상인들의 애환, 그럼에도 하루를 바쁘게 생활하기에 매일 '하루가 주말부부와 같다'고 합니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상인들의 호객행위도 없어졌고, 서비스 교육 및 관광객들을 위한 외국어 공부도 한창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는데요.시장 환경이 도매중심에서 소매중심으로 바뀌었고, 활발한 시장 조성을 위한 서울시에서의 투자와 지원도 모자란 상태며 그로 인해 상인들끼리의 보이지 않는 경쟁도 심화되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경제와 맞물린다는 남대문 시장! 지방 중소기업이 죽으니 남대문까지 죽는다는 관계자의 말처럼 어렸을 적 시골에서 서울구경 왔다가 들렀던 남대문 시장의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세월이 변했어도 남대문 시장에서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갈치조림의 맛? 저녁을 먹기에 조금 이른 시각이긴 했지만, 분위기도 볼 겸 이야기도 들을 겸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방송이 뭔지... 좁은 골목길 안으로 진열된 갈치 조림집 간판에는 방송사 음식 프로그램에 출연한 집이라는 광고 문구가 없는 집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50년 전통의 집이라고 내세우지만 50년 세월의 느낌이 묻어나는 간판 하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것도 방송장이가 촬영하고픈 욕심인가...ㅠㅠ)


갈치를 다듬는 손이 바쁘신 한 어머님이 운영하시는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투박한 뚝배기에 담긴 갈치조림의 맛은 입을 황홀하게 하는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매콤 달콤한 맛에 푸짐한 인심까지 남대문 시장에서 갈치조림 식당은 참새가 그냥 지나가지 못할 방앗간과도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대문 시장의 사전답사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시장 입구로 나왔습니다.
화재로 인해 손실된 숭례문 복구 작업이 진행중이었습니다. 
 

숭례문 복구 공사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제일 눈에 띄는 문구가 숭례문 공개 관람 이더군요? 뭘 관람하라는 문구인지 모르겠지만, 하루 빨리 완공되어 늠름한 자태 드러내 남대문 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 명이라도 더 늘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에필로그

어느 시장에 가든 재래시장에 가면 사람의 냄새와 사람의 이야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점 점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제대로 설 곳없어 사라지는 재래시장들. 그 재래시장 만큼이나 사람의 향기와 이야기도 사라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사라지는 이야기를 담기 위해 여의도의 한 프로덕션에서는 지금 이 시각에도 PD와 작가들은 아이디어를 만들고 찬바람 맞으며 영상을 담고 있을 것입니다.

이 영상은 DSLR로 촬영한 1분 20초 분량의 사전답사 과정 모습입니다.   

 
                                                           
                                                                   글 /사진 /영상  생각하는 꼴찌 
                                                     제보 및 취재 문의 (kkolzzi74@gmail.com

 

728x90
반응형